빨강 파랑 강아지 공 - 2012년 칼데콧메달 수상 그림책
크리스 라쉬카 글.그림 / 지양어린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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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학생 시절에는 개미책방에서 순정만화를 20권 이상 빌려와서 밤새 읽고 나면 고민했던 것이 별게 아닌 게 되더라구요. 피곤해서일까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문구를 몇 만원씩 구입하거나 서점에 직접 가서 책을 서너권씩 사게 되면 답답했던 마음이 풀어집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제 현실을 알아버린 탓인지 순정만화는 더 이상 스트레스 해결법이 아닙니다. 문구도 필요한 게 아니면 안 사게 되구요.

하지만 아직 저에겐 생활이 되어버린 책이 있지요.

날씨가 더워서인지 짜증도 슬슬 밀려오고 책이 안읽히니까 괜히 멍하니 있던 그 떄, 빨강 공을 보며 환하게 웃는 강아지를 보았습니다.

분명 빨강 공을 보고 웃었겠지만 강아지가 저를 보고 짜증내지 말라고, 같이 웃자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요. 애완견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구요.

이 책은 2012년 칼데콧메달을 수상한 작가의 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옆 집 강아지의 모습이라서 친근하죠?

글밥이 없이 오로지 그림으로만 보여주는 강아지의 일상을 한번 따라가보실래요?

 

빨강 공을 엄청 사랑하는 강아지....빨강 공만 있으면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이건 내꺼야! 절대 만지면 안돼~알았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떨어질 줄 모르고 착~~붙어 있습니다. 누가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한시도 자신의 품에서 내려놓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데 뺏을 수도 없는 이유가 빨강 공을 가지고 놀 떄의 강아지의 모습은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어서 제가 다 행복해졌답니다.

강아지의 빨강 공의 사랑은 잠자리에 들떄까지도 계속 됩니다. 잠드는 시간조차 빨강 공과 함께 하려고 하는 마음...사랑의 힘은 대단합니다. 무슨 좋은 꿈을 꾸는 걸까요? 자면서도 미소 짓는 강아지의 모습이 참 편안해 보입니다.

 

자신의 주인과 자신이 애정하는 빨강 공과 산책을 나갑니다. 이토록 즐거울 수 있을까요? 강아지의 의기양양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온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이 시간은 강아지에게는 그 무엇하고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죠.

빨강 공을 굴리면서 산책하고 있는데 자신의 공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주인님이 무사히 자신의 품에 공을 주려고 하는 순간......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갈색 강아지가 자신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공을 뺏어서 놀다가 그만 터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그 마음이 강아지의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차마 보지도 못하겠다는 듯이 좌절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쓸쓸히 뒤돌아서는 뒷 모습이 참 안쓰럽네요.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소중한 무엇이 있을 겁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그 심정이 어떤지는 저 또한 너무도 잘 알기에 지금은 어떤 위로도 소용 없을 겁니다. 빨강 공이 다시 돌아오지 않은 이상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거죠.

하지만 이별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빨강 공의 잔해를 가지고 실의에 빠진 강아지의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주인은 쓰레기 통에 넣어버립니다.

주인님이 너무 하신 거 아닌가요? 이별의 시간도 주지 않은 건 말이죠...

 

갈색 강아지의 주인이 미안해서 빨강 공 대신 파랑 공을 사왔네요. 파랑 공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귀가 쫑긋하는 강아지가 파랑 공이 마음에 드나 봅니다.

소중한 공을 잃어버린 공허한 마음을 이제 파랑 공이 대신 하려나 봅니다. 만져보고 싶어서 발 하나는 이미 들고 있는 강아지의 모습이 귀엽네요.

이제부터 파랑 공이 자신의 일상과 함께 하겠죠? 공허한 마음을 다시 행복으로 가득 채워질 시간들이 벌써 기대가 되네요.

글이 없이 그림만 있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엄마와 같이 읽어가면서 아이의 감성과 무한한 상상력을 끌어 내는 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그림 색감이나 터치가 수묵화를 보는 듯 하여서인지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았던 점은 강아지의 상황에 따른 표정 변화가 참 재밌었습니다. 저도 그림을 보면서 따라 해봤는데 아이와 함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표정 따라하기 놀이도 병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빨강 공,파랑 공에 대한 이야기이기 떄문에 색깔을 익히는 공부까지 겸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재미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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