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작가의 책을 몇 권을 빼고는 모두 소장할 정도로 팬임을 자처하는 일인이다. 1971년에 발표한 <자칼의 날>로 서스펜스 스릴러 거장에 반열에 당당히 오른 작가의 신간은 팬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38년생이신 작가를 위해 블로초를 구해줄 수만 있다면 사비라도 털 각오가 되어 있다는 열혈팬까지 있으니 그의 인기는 말로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지긋한 할아버지가 됐을 연세에도 힘이 넘치는 문체는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열정이 묻어난다.

작가는 마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전 세계 마약 중독자가 2700만 명에 이르고 20만 명 가량이 매년 숨지는 걸로 조사된 걸로 보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다. 마약에 한 번 손을 됐다하면 자신의 힘으로 빠져나오기 힘들어 그 인생의 말로가 비참해지는 것을 여러 매체를 통해 보아왔지만 그 수렁에서 허우적대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음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다 자신의 윗 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놓아서 경찰이 마약상을 잡았다 해도 마약 심부름을 하는 조무래기만 잡을 뿐이지, 거대한 조직은 또 그렇게 흘러가기에 더욱 뿌리 뽑기가 힘들다.

 

 

 

<로스터 제공>

이 때 "코브라"라는 작전명으로 거대한 마약조직과 한바탕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한다. 비공식적으로는 나라와 코카인 조직과의 싸움이다.

마약으로 망가져 버린 몸으로 외로이 죽은 소년이 이야기의 서막을 알린다. 대통령은 백악관의 여종업원이 자신의 외손자가 마약으로 인해 죽었음을 알고 동변상련의 마음으로 마약과의 싸움을 선포한다. 즉 콜롬비아 코카인의 90퍼센트를 장악하고 있는 무자비한 카르텔이라는 조직과의 싸움은 적들에게 무자비하기로 소문난 전 CIA첩보원 팀장인 별명이 '코브라'에게 모든 작전을 위임함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두 나라는 이미 마약전쟁에 엄청난 돈을 소비했습니다. 그 분야 전문가들은 완전한 파괴란 불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화물들을 압수하고 밀수꾼과 갱들을 체포해서 감옥에 보내도 달라지는 것이 없어요. 마약은 계속 쏟아져 들어옵니다.

감옥을 들락거리는 놈들을 대신해서 새로운 지원자들이 계속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이죠. 마약 상용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요."(P46)

화려한 경력을 가진 '코브라'의 별명을 가진 사내의 이름은 데부르....그의 나이는 이미 예순이 넘은 할아버지지만 명석한 두뇌와 다년간 쌓아온 연륜은 젊은이보다 더욱 앞서간다. 어쩌면 작가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여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데부르는 작전을 세우고 자신과 같이 일한 사람들을 한 명씩 찾아내 요원들을 구성한다. 행동대장인 칼 덱스터, 은퇴한 컴퓨터 천재이자 통신 최고 전문가인 예레미 비숍, 은행의 비밀 계좌들을 관리하는 일을 할 베네딕트 포브스....."코브라"라는 작전명을 가지고 얼마나 멋진 작전을 보여줄지 기대되지 않는가!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을 쓸 수 있는 권한을 물려받은 데부르는 상상력을 뛰어넘는 작전들을 펼쳐간다.

작가는 기자였던 시절의 경험과 국제 정치, 용병에 관한 지식을 토대로 쓴 <마지막 에이스><제 4의 핵> <베테랑> 등의 작품에서 보여줬던 세세한 현장 지식과 묘사를 <코브라>에서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작은 세계가 아닌 상상하지 못한 크기의 세계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이 책에 들어있다. 코카인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이익을 어떻게 창출하고 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돈이라면 자신의 영혼까지 팔고자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가난한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리사욕에 눈 먼 관리들의 권력남용까지 우리 사회의 실태까지 엿볼 수 있다.

부드러운 미사여구 없는 간략한 문체 덕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어쩌면 참 건조하다 라는 말을 쓰기도 할 것 같다. 하지만 소설 한 권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준비과정을 겪었을지 냉철함과 절제가 묻어나는 스토리가 대신 답을 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 군더더기가 없다는 애기일 것이다.

또한 독자가 방심하고 있을 때 치고 빠지는 반전 포인트도 잊지 않았다. 역시 노장은 죽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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