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눈물 - 슬프도록 아름다운 삶이 춤추는 땅
장형원.한학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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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을까요? <10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저자의 부모님이 아프리카라는 나라에 여행을 가라고 했다는 말에 참 멋진 부모님이라고 생각을 했었지요. 과연 저라면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프리카를 한달도 아니고 거의 3개월 반을 종횡무진했다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여정을 같이 따라가면서 그리 쉬운 여행은 아님에도 아프리카라는 나라에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제 딸이 대학생이 되면 아프리카로 여행을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을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아프리카라는 나라는 드넓게 초원이 펼쳐져 있지만, 물과 먹을 게 부족해서 많은 아이들이 죽음과 공존해 있다는 것을 여러 매체에서 보도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죽음이 혀를 낼름낼름 내밀고 있을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면서 한 번쯤 가고 싶은 나라 중의 한 곳이니 참 아이러니 하네요.

그런 척박한 땅인 아프리카를 영상으로 찍어 온다는 것이 참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을 뿐 더러 돌발 상황이 언제 닥칠지 모르니 항상 긴장의 연속일 수 밖에요. 이 책은 두 프로듀서가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다니며 '눈물'의 흔적을 찾아 헤맨 기록의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눈물이 책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그들의 삶에 눈물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부터 뜨거운 열기가 촬영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눈물' 을 촬영할 때 특히나 많은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가시나무 잎이 대바늘처럼 크기 때문에 티아어가 하루에 몇 번씩 펑크가 나기도 했고, 별로 깊지 않은 모래 구덩이에 차가 빠지기도 하구요. 차가 전복해서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조연출님의 얼굴에 흉터도 남기고 말이죠.

그리고 촬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의식주 문제입니다. 먹는 것이야 한국에서 가져간 것들을 먹으면 된다지만 역시 문제는 싸는 문제였답니다. 도마뱀이 수시로 스르륵 지나가는 화장실....상상해 보면 오싹해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막의 저녁은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싼마오의 <사하라 이야기>에서도 사막의 저녁의 하늘은 별이 쏟아질 것처럼 아름다워서 그 아름다운 경관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을 합니다. 사막의 저녁 하늘을 보고 싶어 집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역시 사막에서의 생존은 물입니다. '물이 곧 생명'이라는 말이 실감할 정도로 물이 엄청 귀합니다. 수십 키로가 됨에도 아녀자들이 물을 얻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을 TV에서 보셨을 겁니다. 어린 아이들까지 물동이를 지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었지요. 하지만 살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음을요....!!

 

사하라 유목민들을 만나러 온 촬영팀을 반겨주는 소녀의 밝은 미소가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소의 머리를 아낙네가 자르고, 또 이고 가는 모습은 참 충격적이지요. 그런 건 남자들이 할 일이 아닐까요?라고 반문해 보고 싶지만 그 부족의 문화가 그렇다고 하니 어쩔 수가 없는 거겠죠?

역시 제가 우리나라 대한민국, 조선시대가 아닌 21세기에 살고 있다는 자체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남의 힘듬과 고생을 저의 작은 안위로 삼고 있는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럽지만 저의 모습이네요.

사막에서는 모든 대지와 동물들, 그리고 사람들이 단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른 호수 근처에 동물들의 주검들이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가문지 알만 합니다. 촬영하다 보면 유달리 새끼 코끼리들이 많이 죽어 있는 볼 수 있다는데 물이 부족한데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사막화가 되어 가는 곳에서 낙오되어 죽어 간다고 합니다. 자신의 새끼가 낙오되지 않게 할려고 어미 코끼리가 얼마나 전전긍긍했을까! 그리고 새끼를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새끼를 두고 발걸음을 떼어야 하는 어미는 얼마나 아팠을까요? 사람 뿐만 아니라 동물들까지 죽음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저희가 알지 못하는 문화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검은 색으로 입술에 문신을 하는 부족 여성들, 입술에 넓은 원반을 아랫 입술에 끼우고 사는 수리 족. 니제르라는 나라에서의 꽃미남 선발 대회 <게르올 축제>....화장을 새빨갛게 얼굴에 칠하고 화려한 장신구들을 몸에 걸치고 최대한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적응은 안되지만 그들만의 문화라고 합니다. 살짝 무섭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면서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름을 느낍니다.

특정 가문을 나타내기 위해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아이의 얼굴에 문신을 하기도 하고 성인식의 일환으로 어깨의 생살에 문신을 새기는 장면들, 소 피를 먹는 부족은 내가 살고 있는 문화와는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 우리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에도 반드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사하라이기에 고통스럽지만, 사하라이기에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지금 아프리카는 가뭄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최대의 피해자는 역시 아이들일 겁니다. 아직 면역력이 없는 아이들에게 나무의 잎을 데쳐서 먹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은 결국 아이들이 병에 걸리는 지경에 이르게 합니다. 지금 아프리카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먹을 게 없어서 가장들은 도심으로 모두 떠나 돈을 벌러 나갑니다. 하지만 그것도 경쟁률이 쎄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습니다.

위 그림에 보면 아이를 안고 있는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보입니다. 남편은 도심으로 돈을 벌러 간 사이에 아이를 낳을 거지요.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이라는 끈을 찾아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생명이 붙어 있으니 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이를 낳았지만 산후조리는 꿈도 못 꾸고 바로 일을 합니다. 그게 지금의 아프리카의 현실이고 눈물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촬영하면서 힘든 일도 감수했겠지만 그 만큼 많은 것을 얻어온 여정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 예전에 이 프로그램을 TV로 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는 사실이 많았지만 아마 보지 않은 분들은 아프리카의 현실에 대해 또한 그들의 문화에 대해 많은 걸 보게 될 것입니다.

가슴 아프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받아 들여야만 하는 일들 속에 그들은 하루하루 힘든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어쩌면 아프리카의 눈물이 머지않아 우리들의 눈물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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