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 한번의 시선 1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할런코벤의 작품 중 <아들의 방>을 읽고 작가의 매력에 빠졌더랬다. 지인들이 작가의 <결백>을 읽고 어찌나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던지 도대체 이 작가의 매력이 뭐길래 이리도 열광을 하나 했었다. 하지만 <결백>보다는 <아들의 방>을 먼저 읽었고 현재엔 <단 한번의 시선>을 먼저 읽는다.
전에 읽었던 <아들의 방>도 사람 애간장을 태우더니 <단 한번의 시선>도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 작가 정말 짱인듯하다.
오렌지색 죄수복 차림의 킬러와 스콧 덩컨 검사가 교도소에서 만났다. 스콧 덩컨은 자신과 개인 미팅을 잡아 달라는 킬러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나왔지만 도대체 알지도 못하는 킬러가 왜 자신과의 만남을 신청했는지 궁금하다. 조직의 암살자인 킬러가 내뱉은 한마디 " 내가 당신에게 들려주려는 말이 당신의 인생을 바꿔놓을 겁니다"(P10)...점점 알 수 없는 말만 하는 킬러에게 15년전에 죽은 스콧의 여동생이 실은 사고로 위장된 고의적 살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앞으로의 스콧 검사의 행보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살다보면 갑작스러운 격랑이 있게 마련이다.여기저기 너덜거림도 생기고 칼에 깊게 베인 듯 상처가 남기도 한다.
온전하던 인생도 어는 순간 갈가리 찢길 수도 있다. 와르르 무너져내리는 것도 한순간이다. 마치 뱃속 내장이 긁어내지듯.
하지만 인생 자체가 그냥 스르르 풀릴 떄도 있다.느슨해진 끈이 알아서 조여지고 솔기가 툭 뜯어지기도 한다.
변화는 아주 느리게 시작된다. 쉽게 알아챌 수 없을 만큼." (P23)
3개월 후...장면은 교도소에서 그레이스 로슨이라는 여성에게로 촛점이 전환된다. 현상된 사진을 찾아서 집으로 돌아온 그레이스는 자신이 찍지 않은 낯선 사진을 발견한다. 햇빛에 바랜 듯한 오래된 사진 속에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다섯명의 남녀가 찍혀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금발머리를 한 여자의 얼굴에 엑스 표시가 그려져 있고 그 옆에 남편과 닮은 얼굴이 보인다. 자신이 찍지 않은 사진이 어떻게 이 봉투에 들어있을까?...점점 흥미로워진다.
저녁에 제약회사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편 잭이 퇴근하고 사진을 발견한다. 그 후 남편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집을 나가 핸드폰도 받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의 사진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그 사진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그레이스는 20대 초반에 유명한 밴드 콘서트에 갔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누군가가 쏜 총성에 콘서트장은 광란의 장이 되었고 그 사고로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레이스는 다리를 절게 되었다. 사건의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도대체 남편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리고 문제의 사진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책을 한번 펼치면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스토리의 전개가 압권이다. 어느 곳으로도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는 작가의 저력에 또 한번 감탄한다. 이야기의 소재를 여기저기 흩어놓고 하나하나씩 구슬을 꿰듯 연결해가는 그 과정이 참으로 흥미롭다. 전혀 상관이 없을 듯한 캐릭터가 모여서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는 스토리가 꽤나 재미있다.
나무에 매달려 어머니가 죽임을 당한 북한 사람 에릭 우...옆 집 남자가 자신을 몰래 바라보는 것을 은근 즐기는 샬레인, 조폭 두목 칼 베스타, 그리고 처음에 등장했던 스콧 검사 등등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읽는 재미를 더 풍부하게 살려준다.
사건을 파헤쳐가는 적극적인 그레이스의 모습 속에서 남편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신뢰가 느껴진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생각지 못한 반전은 독자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안겨주는 것 같다.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안타까움이 지난 후에는 따뜻함이 바통을 이어 받는다. 책을 펼치는 당신에게 섬뜩함과 아픔,안쓰러움. 그리고 놀라움을 선물할 특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