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 인간의 멍청함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강아지
데니스 프라이드 지음, 김옥수 옮김 / 뜰book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애지중지 길렀던 개에게 물린 뒤로는 개에 대한 왠지 모를 두려움이 제 안에 자리잡아서 작은 강아지만 봐도 흠칫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지요. 이뻐라 했던 개가 저를 배신한 결과로 인해 어른이 되서도 개를 무서워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제 모습이 조금은 창피하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그렇게 됨을 어찌할수가 없답니다. 하지만 막 태어난 새끼 강아지는 어찌 그리 이쁜지요. 이리 만져보고 저리 만져보고는 좋아서 어쩔줄 모른답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의 영향 떄문인지 개를 무서워합니다만 새끼 강아지는 키우고 싶다고 성화랍니다. 끝까지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지만요.

 

이제 애완동물은 그냥 이뻐하는 동물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족의 개념을 뛰어넘어서 강아지가 짖는 말을 영어로 번역해서 책을 써 놓은 작가가 있습니다. 좀 황당한 설정이긴 하지만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지요. 이 책에서 주인공은 사람이 아닙니다. 도도하게 인간의 멍청함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강아지로 소개되고 있는 파피용이 주인공입니다. 확실히 이전까지 출간됐던 책과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1인칭 시점이 사람이 아닌 파피용이라는 강아지가 1인칭 시점이 되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인간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강아지가 어떤 말을 하는지 들어보실래요?

 

 

뾰족한 귀가 나비 날개와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진 파피용종인 주느비에브를 소개합니다. 도도하고 우아한 자태가 참 이쁘네요. 잘난체 해도 밉지 않을 것 같지요? 인간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기 전에 자신을 키우게 될 주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될 데니는 예전에 유기견을 키운 전적이 있다네요. 마음을 주었던 강아지가 아파서 하늘나라로 간 뒤로는 애견동물을 키우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엄마인 카트리나는 농촌에서 태어나서 개와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아지들과 친구처럼 지냈답니다. 그런데 데니아빠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카트리나 엄마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했죠. 하지만 마음을 주었던 애완견과 이별을 경험했던 데니 아빠는 애완견을 키우는 걸 반대했지만 결국 주느비에브(파피용)와 가족이 되는 걸 허락해서 그들이 가족이 되었답니다.

 

가족이 됐지만 서로 적응할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죠? 주느비에브는 엄마와 아빠를 길들이기 시작합니다. 주도권싸움이 시작된거죠... 두 사람이 쓰다듬을 떄 손가락 물기, 아무런 이유없이 거실에서 돌기,등등 누가 이길까요?..ㅎㅎ 이긴다는 표현이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주느비에브는 이 책이 끝날떄까지 인간을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일려고 하지요. 참 개성있고 독립적인 강아지입니다.

주느비에브는 개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면 인간들은 '이유'를 찾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하면서요. 사실 개들은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행동들을 인간들은 과민반응으로 한다고 지적하고 있네요. 사실 주느비에브는 개성있는 강아지라 말 듣는 걸 싫어하지요. 주도권 싸움에서 우선은 이긴것 같네요.

 

 

엄마,아빠의 말에 반대행동만 하는 주느비에브 떄문에 고심히 많아서 결국은 개를 훈육하는 사람으로 인해 행동을 교정케 할려고 합니다. 인간이 애완견들을 마음대로 다루는 방법을 가르친다면 이제부터 똑똑한 주느비에브는 인간을 마음대로 다루는 방법을  많은 개들에게 전파한다고 합니다.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거죠.  그동안에 갈고 닦았던 인간 다루기 노하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자동차를 즐길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애견 공원 에티켓은 무엇인지, 같이 살게 될 인간을 제대로 고르는 법...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건지를 장소에 따라 행동 방침을 조언해 주고 있습니다. 전생에 분명 여우였지 아니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을 성격이 명랑하고 느긋한 아가씨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장난끼가 하늘을 치솟을 정도로 심하답니다. 엄마가 장난감을 던져서 물어오라고 하면 "내가 무슨 할 일 없는 강아지이기라도 한 것처럼" 라고 생각하는 주느비에브....!! 반려인간의 지적능력을 시험하는 문항까지 적어놓은 그 세심함에 혀를 내두릅니다.

"인간도 생각을 해?"고 주제넘을 수 있는 발언도 하지만 사실 인간만큼 사랑을 받아들이고 능력이 뛰어난 존재라고 생각하는 주느비에브.

 

읽다 보면 조금은 화도 나고 어처구니 없다가도 또 귀엽기도 하는 참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임을 느낍니다. 아마 어떤 이들은 불편한 감정이 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 책은 인간들의 멍청함을 이야기한 게 아니라 인간과 애완견들의 긴밀한 가족 개념에 대해 말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웃음을 유도하는 유머스런 문구들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게 될 겁니다. 요즘 애완견을 키우다 병들었다고 싫증나서 버리는 유기견들이 엄청 많다고 합니다. 끝까지 책임지지 않고 키우다 버리는 인간들을 위해 우화적으로 일침을 놓는 책일 수도 있겠네요. 만물의 영장을 인간이라고 말로만 외칠 게 아니라 그만한 행동도 뒷받침 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조금은 독특한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애완견인 파피용종인 주느비에브가 1인칭 시점으로 인간을 향해 외치는 소리에 당황스럽기도 했고 또한 웃기도 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주느비에브가 이끌어갑니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인간이 아닌 개라는 사실을 인지시키려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들의 친구이기도 하고 또 가족이기도 한 반려동물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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