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때문에 일기 쓰는 여자 - 내 인생 최악의 날들의 기록
로빈 하딩 지음, 서현정 옮김 / 민음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잡고 싶다고 해서 잡아지는 것이 아닌 그래서 더욱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 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게 사랑이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순간순간 힘겨운 사랑때문에 고민하는 여자가 이 책에서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는데 당신은 무엇이라 위로해주겠는가? 어쩌면 처절하기까지 한 케리의 사랑 이야기가 나에게 감동을 주는 건 사랑 때문에 눈물 콧물 다 쏟아놓으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다른 누구가 아닌 자신에게 당당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보이기 때문이리라.

 

남자 때문에 일기쓰는 여자는 다름아닌 이 책의 주인공인 케리이다...그저 그런 얼굴에 엉덩이도 펑퍼짐한 서른한 살의 노처녀라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그녀는 기가 막히게 잘 생기고 능력있는 섹시한 남자(순전히 케리 생각이다)인 연인 샘과 잠시 헤어져 있으면서 뚱뚱하고 매력없는 자신을 탓하며 심리 치료를 받는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케리에게 부정적이고 자기 혐오적인 감정의 밑바닥을 파헤치기 위해선 남자 때문에 겪은  최악의 순간들을 고백하는 일기를 쓰면 좋겠다는 심리 치료사의 아이디어로 남자라는 족속(?)들을 만나서 겪은 가슴 아프고 기막힌 사연들을 글로적기 시작한다. 쳅터가 시작하는 첫 글에 등장하는 그녀의 옛 기억들....잠시 배꼽을 잡고 한바탕 웃을 준비가 됐다면 맘껏 웃어라! 케리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웃지 않고는 못배길테니 체면 불구하고 호탕하게 하하하 웃어도 아마 그녀가 이해하리라~! 

 

케리의 자격지심은 외모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엄마의 무한한 아들 사랑의 치여 외면받은 영향이 한 몫했다. 한 학기 만에 낙제해서 대학을 그만두고 일 년 반동안 소파에서 뒹굴다가 빌린 돈으로 호주로 날아가 술집에서 일하는 남동생만 최고라고 생각하는 엄마...(여기에서도 남존 여비사상이 존재하는걸까?). 연애도 직장생활도 순조롭지 않은 케리를  엄마는  타로 카드 점쟁이에게 데리고 가게 되고 자신을 이해해 줄 진실한 남자라 나타날거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게 진실이든 거짓이든간에 얼마나 그녀에겐 희망적인 말이란 말인가? 그녀의 진실한 사랑찾기의 당첨자는 누가 될까? 그녀의 외면적인 모습이 아닌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할 사람은 도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케리의 최악의 순간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전날 달콤한 키스를 한 데이트 남자가 알고보니 사촌이라는 사실에 입술을 박박 닦고 싶었던 순간...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데이트 상대가 하필이면 도둑이었다는 사실은 정말 여자로서 가슴이 아파온다. 그 외에도 참으로 많은 에피소드들이 읽는 내내 나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게 한다.

 

나또한 20세를 갓 넘었을 때 일을 고백하자면  빨간 스웨터에 쌍커풀이 유난히도 이뻤었던 남자에게 홀딱 빠져서 헤매었던 적이 있더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백수에 겉만 번지르르한 남자였는데 그때는 너무 순진해서 모든게 다 멋있었다. 근데 어느 날 촌스런 파란 츄리닝을 입은 그 남자의 바지를 먹은 모습에 참 그떄의 심경은....!!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정말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많은 사람들은 외적인 모습들을 보고 상대방을 자기 식대로 판단한다. 그렇다고 외적인 모습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케리는 어느 순간에서나 열정적이고 진실한 케릭터의 인물이다. 일과 사랑을 모두 열정적으로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살려고 하지만 외모나 자신감에 있어서의 컴플렉스가 자꾸 그녀의 앞길을 막아선다.

누구에게나 나를 사로잡고 있는 컴플렉스가 있지 않은가?

 

이 책을 보면서 영화 <브릿짓 존슨의 일기>가 생각이 났다. 어쩌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비슷하여서 읽는 내내 영화장면과 오버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찾아가고 자신도 알지 못했던 참 모습을 찾아가는 그녀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여정이 즐거웠다. 지금의 나는 얼마나 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아가고 있는지~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지 말이다.

맘에 상처가 있어서 위로를 받고 싶은가? 아니면 자신을 컴플렉스 덩어리로 생각하고 의기소침해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케리의 인생을 들여다보자~그러면 살 맛이 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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