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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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이라는 배우를  관심있게 본 것은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낫질로 다져진 튼튼한 어깨와 통짜 허리라는 타고난 신체조건의 영자역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웃게 하고 울게 했기 때문이다. 여자 연예인이라고 하면 카메라에 좀 더 예쁘게 나올려고 하고 좀 더 꾸밀려고 하는게 일반적인 상식일진대 꼬불꼬불 아줌마 파마에 다부진 허벅지를 자랑하며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은 뚝심을 보인 역할에 나도 모르게 그 동안의 이쁜 척하는 연예인들 무리에서 조안이라는 배우를 정말 연기하는 배우로 생각을 고쳐 먹었으니 얼마나 연기를 잘 했는지 알만하지 않겠는가!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정말 깊이 들어가보면 외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은 남을 특별히 의식 하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것을 자율적으로 하는가 반면에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특정직업의 연예인들은 어떤 일을 하던지 스포라이트를 받기에 행동 하나에 조심할 수 밖에 없어서 더욱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일이든 얻는게 있다면 잃은 게 있듯이 연예인들은 화려한 조명을 받는 대신에 자신의 사생활을 잃은 듯하다.

 
연예인들이 종종 책을 내는 걸 볼 수 있다. 자신이 여행하고 온 곳의 사진집이나  자신들의 경험담과 직업에 대한 노하우을 담은 에세이집을 출판하는 게 대부분인 반면에 조안은 16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판타지 픽션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거기다 일러스트도 직접 그렸다고 하니 참으로 능력있는 연기자가 아닐 수 없다. 글을 쓰는 것 하나만으로도 어려운데 그림까지...! 이런 사람을 두고 팔방미인이라고 하던가! 그러기에  <단 한마디> 라는 단편안에서 조안이라는 배우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는지 궁금해지고 기대가 되는가보다. 4차원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 엉뚱한 그녀의 상상력의 세계로 떠나가보자.

 
이 책은 16개의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편의 대부분이 심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심장을 달고 다니는 소년,심장을 잃어버린 소년,열쇠로 가득 찬 심장,심장과 눈물...처럼 말이다. 심장이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될 제일 중요한 기관으로 혈액을 온 몸에 공급하는 펌프역할을 한다. 그렇게 사람에게 중요한 심장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읽는 내내 마음을 닫고 삭막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글이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어쩌면 나한테도 포함되는 것처럼....!! 그렇게 살지 말라고~
 

<심장을 잃어버린 소년>에서는 갑자기 뻥 뚫려버린 심장 때문에 두려워하는 소년에게 부모 자신들 역시 심장이 없다고 애기하면서 소년에게 내뱉는 말이 나의 가슴을 헤집어 놓는다.

"심장이란 어릴 때는 있지만 어른이 돼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거란다. 심장 따위 없어도 우린 아주 잘 살고 있지

 나이 들어서도 심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른이라고 할 수 없어,

 심장 따위 있어 봤자 툭 하면 감상에나 짜지기 쉬우니까, 돈 벌고 성공하는 데 방해만 된다니까.! (p28)

얼마나 두려운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지나 않은지 어쩌면 나 또한 이러지 않은지 다시금 나를 돌아본다.

 

<세 개의 혀>에서는 진실만을 말하는 "진실의 혀",자신이 하는 말은 모두 믿게 만드는 "마법의 혀"그리고 "독설의 혀"를 통해 우리가 내뱉는 말이 사람을 웃게도 울게도 상처를 입힌다는 것을 우화적으로 표현해놓았다. 난 그럼 어떤 혀를 가지고 있는가? 혹시 독설의 혀로 다른 사람의 상처를 헤집고 있진 않은가? 많은 물음을 나에게 던져준다. 그리고 16가지 단편중에 제일 인상적으로 읽었던 건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단 한마디>이다. 어렵게 아이가 생겼지만  아이가 말을 하지 못하고 대신 평생 단한마디만 할수 있어서 그 한 마디가 아이를 행복하게도 아니면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여러분이 부모라면 아이에게 어떤 말을 들려주시겠습니까?라고 물음으로 끝나는 단편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기에 더욱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정말 나는 어떤 말을 해줄 것인가?

 

단편들이 픽션으로만 끝나지 않고 읽는 독자들에게 각각의 물음을 던지고 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신은 파닥파닥 뛰는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자신을 사랑하고 있습니까?...이건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던진 물음들이다. 어쩌면 앞으로 내 안에 머무를 물음들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픽션이긴 했지만 어둡기에 밝은 곳을 동경하게 되는 게 아닐까? 이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를 바라며....

 

 "내 글과 그림이 하나의 책으로 엮어져 나온다는 것은 나에겐 무척이나 의미 있는 일이다.

 놀라울 만큼 매력적인 일이다. -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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