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은 밀항중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작가를 처음 접한 건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심심할 수도 있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때론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전개하는 스토리에 흠뻑 반했기에 이번에 새로 나온 신간은 나에게 반가운 단비같은 책이 아닐 수 없다. 많은 미스테리한 추리소설들의 특징을 보면 사건을 긴박하게 몰아가면서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을 늦출 수 없게끔 한다. 반면에 이 책을 쓴 작가는 미스테리한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으면서 코미디를 섞은 듯한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그러기에 마음 한자락 바닥에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표지에서 미리 예측되듯이 앞으로의 여행이 순탄하지 않을것같은 인상을 주며 나도 호화 여객선 하코네 호에 오른다.

 

동생의 뒷치닥거리에 지친 형의 제안으로 호화 여객선 하코네 호에 오르는 스즈키 류자부로의 이야기로 막이 오른다. 요코하마를 출항해서 런던에 도착하기까지 51일동안 하코네 호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책이라 말할 수 있겠다. 롤라스케이트장에서 일하는 나쁜남자의 표본인 야마시로 신키치가 살해당하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용의자가 하코네 호에 탔을 거라고 생각한 취재기자의 승선으로 하코네 호의 항해가 펼쳐진다.

 

하코네 호에 탑승한 사람들은 모두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모두 사건의 중심에 있어서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만들고 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에 각기 다른 주인공들과 다양한 소재들을 한꺼번에 넣어 놓아서 뭔가 부산스럽고 집중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긴 했지만  하코네 호에 탑승하고 있는 성격이 각각 다른 사람들의 사연을 경험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읽는 내내 지루하지는 않았다.

 

역시 이 책에서도 작가만의 유머러스한 면과 독특한 필체가 잘 묻어나 있다. 읽는 독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살인사건으로 긴장하게 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실소를 터트리게 하는 걸 보면 작가의 저력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하쿠네 호에 탑승한 51일동안 어찌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는지 읽고 난 후에도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많은 볼거리로 나의 마음을 꽉 채운것만은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