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또 다른 세계

 

사람은 원래 사랑하며 또한 사랑받는 존재인지라 "사랑"이란 단어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지며 뜨거워짐을 느낀다. 내가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이기에 앞서 펄떡거리는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더욱 그러하리라...

 제목을 딱 보자마자 이게 무슨 뜻일까? "사랑아이??..사랑받아야 할 아이??...."잘 모르겠다. 하지만 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여자아이가 어떤 미지의 세계를 쓸쓸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막의 냄새가 나면서 가슴 한구석이 텅 빈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라는 의문을 던지면서 한줄 한줄 읽어나간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진과 수이다. 그들은 엄마의 자궁에서 바깥세상을 보지 못하고 의사들의 기구에 의해 몸이 난도질당한 아이들..즉 세상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붙여준 이름 "의료 페기물"이다. 엄마의 따뜻한 품 속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은 그렇게 페기물로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하지만 엄연히 존재한 또 다른 세계의 삶을 살아간다.

추상에 불과한 일개 인간이 구체적인 한 개인이 되는 것을 지도층은 허락치 않은 세계.........

그 세계는 인간을 쓰레기로 간주하여  소각하고 매립하여 비누로 만들고 비료로 만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그런 세계이다.

이 경악하고 충격적인 서두를 읽었을때 계속 읽어나가야 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설사 쓰레기 취급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지도자 계층에 속하지 않으면 60세가 되면 "재활용심사"를 받아서 생사의 갈림길로 나뉜다.
 처음부터 마지막 장을 읽는 그 순간까지 나의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많은 책을 읽어 왔지만 소재부터 나의 심장을 옥죄는 책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우울하고 무거운 돌을 가슴에 올려논 것 처럼 마음이 무거워서 서평을 얼른 쓰기가 겁이 났다.  또 다른 세계에 대한 룰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얼른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만약에 미래가 그런 암울한 모습이라면... 우리네 깊은 곳의 더럽고 추악한 현실을 보여주고자 하는 게 작가의 의도라면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희망을 찾을 수는 없었다. 아니 희망을 찾기를 포기했다.

이 세상에 이름을 부여받지 못하고 떠난 태아령을 소재로 했다는 것, 미래에서부터 과거로의 여행이라는 점은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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