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사는 외계인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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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의 《우리집에 사는 외계인들》은 ‘외계인’이라는 신비로운 설정을 통해 다름, 정체성, 가족, 성장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깊고 섬세하게 비추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쌍둥이 남매 초율과 선율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 아이의 감각과 감정, 그리고 그들이 마주하는 ‘이상함’은 성장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던 마음의 틈과 닮아 있다. 처음엔 어딘가 기묘하고 낯설게 보이지만, 읽을수록 그것이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의 핵심은 큰 사건보다 감정의 미세한 결을 포착하는 힘에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정상’의 기준에 맞지 않을 때 인간은 얼마나 쉽게 오해받고, 상처받고, 스스로를 숨기게 되는가. 작가는 외계인의 이미지를 빌려 세상에서 조금 비껴 선 존재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소속감의 문제를 다정하면서도 날카롭게 드러낸다. 외계인은 사실 우주의 존재가 아니라 세상과 약간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자기 자신을 잘 설명하지 못해 고립감을 느끼는 모든 이들의 은유다.⠀


이야기 속 가족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이해받기 어렵고, 사랑이란 이름 아래 얼마나 복잡한 감정들이 얽히는지, 작가는 조급하지 않은 속도로 차분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흔들림 끝에는 늘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미는 순간이 있다. 초율이와 선율, 파란별, 엄마 정우 씨와 소영 이모처럼. ⠀

이상권의 문장은 그 작은 손짓을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그 덕분에 청소년 성장소설을 넘어 모든 세대가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관계의 온도를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초율과 선율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독자의 마음에도 스며든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공명하며, 각자 마음속에 오래 묵혀둔 ‘진짜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결국 《우리집에 사는 외계인들》은 외계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을 이해받기 원하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다. ‘다름’이 문제가 아니라, 다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세계가 문제라는 메시지를 잔잔하고 따뜻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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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특히 추천하고 싶은 독자들⠀

-자신의 정체성, 다름, 소속감을 고민해 본 청소년·청년⠀
-잔잔한 성장소설, 감정의 미세한 결을 따라가는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
-가족·우정·학교·사회 안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모든 이⠀
-이상권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관찰력 있는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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