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 소설을 처음 읽던 시절,
오쿠다 히데오를 만났다.
그의 유머는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무거운 이야기도 가볍게 풀어내던 그 작가.
그래서 한때 푹 빠져 있었다.
이번 책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웃음기보다 긴장감이 먼저다.
그렇다고 손에서 놓을 수 있는 책도 아니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인데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만큼 강력한 흡입력.

나오미와 가나코.
대학 동창, 절친, 평생 친구.
그런데 가나코의 집에 찾아간 날,
모든 게 달라졌다.

친구의 얼굴에 남은 멍자국.
아무 말 못하는 가나코.
범인은 남편이었다.

젠틀해 보였던 그 남자,
보름마다 괴물이 되었다.
가나코는 두려움에 이혼도 못 한다.

나오미의 분노는 폭발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던 기억이 겹쳐진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심한다.
이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 결심은 너무 멀리 갔다.

그건 범죄다.
그런데도 나는 그녀들을 응원했다.
손에 땀을 쥐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달렸다.

시누이 요코는 얄미웠다.
그녀가 현실적이라는 건 알지만,
뒷통수를 한 대 치고 싶을 만큼.

이 책은 폭력에 맞서는 극단의 선택을 보여준다.
현실에선 쉽지 않지만,
폭력에 굴하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

마지막 탈출 장면에서
본 조비의 <Runaway>가 떠올랐다.
그녀들의 도주를 응원하고 싶었다.

폭력에 맞서는 용기.
인간으로서의 품위.
그것이 사람을 꽃보다 아름답게 만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