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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ㅣ 생각하는 숲 25
고미 타로 지음, 황진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0년 2월
평점 :
시공 주니어에서 나온 책 한 권이 내 머릿속을 자꾸 헤집어놓습니다. 글 밥도 거의 없는,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 이 책이 이렇게 심오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물음도 물음이지만 답변이 꽤 신선하더라구요. 난 왜 이런 답변을 생각지 못했을까? 어쩌면 살아온 시간 속에 뿌옇게 자리 잡은 선입견 때문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잠깐 고미 타로 작가의 전력을 보면 산업 디자이너로 시작했다가 1973년도부터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더군요. 정형화된 그림이 아니라 잠시 어리둥절했어요. 이게 코끼리라고? 첫 번째 그림을 보면서 전혀 다른 것을 상상했더랬죠. 자세히 보니 코끼리 맞구나. 모든 그림이 다 그렇진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그림책입니다.
볼수록 중독되는 그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선과 색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각기 비슷한 색깔들로 모아 놓은 듯한 그림들. 물감이 약간 번진 듯한 기법에 맘이 편해지는 건 뭘까요?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건 그림이 가져다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색이 가져다 주는 마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그림책
"코끼리,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코끼리는 이미 큰데 또 크고 싶다니,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이렇게 마음만 힐링이 되는 책이 아닌 상상력과 창의력이 함께 발달할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책상은 어떤 걸 좋아할 것 같아?" 라고 아이들한테 물어보세요. 그 대답들이 궁금해집니다. 아이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겁니다. 꼭 책에 나와 물음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어떤 물건이나 과일, 애완견 등등 응용하기 나름이겠죠? "지금 눈에 보이는 딸기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것도 물어봐도 좋겠죠?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세요.
현재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살다 보면 많은 걸 바라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에 따라 건강을 바라기도 하고, 물질적인 것, 아니면 내면적인 풍요를 바라기도 하지요. 읽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는 그림책입니다. 자녀가 어리다면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부분을 서로 나눌 수도 있겠네요. 지금 내가 바라는 것, 혹시 놓치고 가는 게 있지 않나 다시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책은 3세 유아부터 어른까지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어린 친구들은 글 밥이 적기 때문에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해주면 좋구요. 글을 배우고 있는 아이들과 아는 글자를 익히면서 상상력을 마구 일으켜 주면 좋겠습니다. 꽤 철학적인 물음이 많기 때문에 성인들은 물음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