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를 접한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나 책으로 만나는 나라의 모습은 낯선 나라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지도 않으니 안전지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눈으로 여행하는 것과 같다.
작가는 일본에서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마감에 허덕이고, 야근은 필수인 전쟁터 속에 살았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로 인해 점점 메말라가는 감정에 힘들었다고 한다. 그 때 아버지의 일로 1년 동안 독일에 살았던 기억이 좋았기에 독일 베를린로 가게 됐고, 현재까지그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녀가 10년 동안 독일에 살면서 체험하고 느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일에서 10년 째 살고 있는 작가는 어떤 눈으로 그 나라를 바라보는가.>
일본에서 태어난 작가는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독일로 떠나 왔다. 하지만 행복은 꼭 어디로 떠남에 있는 건 아니다.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겠지만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 거기다 제도까지 뒷받침 해주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작가는 독일에 대해서 굉장히 호의적이다. 삶을 살아내는 방식이 크게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기에 10년을 살아오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독일의 제도 중에 인상 깊었던 건 "근로시간 계좌" 라는 제도다. 근무시간 외에 추가로 일한 시간을 차고차곡 계좌에 넣어 놨다가, 필요한 시점에 휴가로 전환한다거나, 근무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제도다. 그리고 독일은 큰일이 아닌 이상 칼퇴를 한다고 한다. 제 시간에 퇴근하지 않고 야근이 잦은 사람들에게 내리는 평가는 무능력함이라니 우리나라와는 다른 부분이다. 주어진 시간에 집중과 성과를 본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독일인들은 대개 30일의 유급휴가가 있다고 한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한다). 휴가를 중시하는 그들의 특징답게 저렴한 패키지 여행이 구비되어 있어서 한 해의 1년이 시작되면 휴가부터 잡는다는 말도 있단다. 좀 더 여유롭게 사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제한된 시간에 일을 하고, 그 나머지는 좀 더 유연하게 움직이는 그들. 일과 가정에 대해서 확실히 강약을 둔다.
인상 깊었던 제도 중에 "상점 페점법" 이 있다. 음식점, 벼룩 시장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일요일과 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슈퍼마켓도 열지 않기 때문에 토요일에 미리 장을 본다. 신기한 건 독일엔 편의점이 없다. 한국은 여기저기 곳곳에 보이는 곳이 편의점인데 말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한데 그 부분은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주말엔 친구들을 불러서 파티를 한다거나, 조금은 특별한 음식을 해서 가족들과 함께 즐긴다. 집을 중요시하는 독일인의 여유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느긋하게 쉬는 모습을 선호하고 미니멀라이프가 생활화 되어 있다고 하니 본받을 점이 많은 나라다.
결론
독일에서의 삶이 꽤 즐거운 작가의 나들이를 보는 듯 하다. 직접 살아보지 않아도 전해지는 여유있는 모습은 한번쯤 살아보고 싶게 만든다. 어떤 나라든 장점과 단점은 공존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마음가짐이 어떠하냐에 따라서 자신에게 좋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연과 호수, 숲이 많은 나라 독일의 문화를 알아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음을 의미하니 영역을 확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작가는 중간중간 하루를 좀 더 의미있게 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이야기한다. 인간에게 똑같이 흐르는 시간이 나에게 불행하다면 그야말로 지옥 아니겠는가! 나에게 온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나 자신에게 달렸다. 작가가 독일로 떠난 이유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