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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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리치 작가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어찌나 다작을 하시는지 눈 한번 깜박했다하면 뚝딱 책을 들고 나타나신다. 그런 작가가 참으로 반갑고도 반가운 건 필시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사회파 소설을 쓰는 작가는 생각할 거리를 독자들에게 던져주면서, 또 재미까지 보장하니 일석이조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이 책을 읽기 전 <은수의 레퀴엠>을 복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건이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은수의 레퀴엠>의 사건을 알면 과거의 사건이 튀어 나올 때 정신이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고, 미코시바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남을 이해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한 소녀를 토막살인해서 우편함에 넣어두는 기이하고 섬뜩한 행동을 한 미코시바를 어찌 제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시체 배달부'로 악명을 떨친 그가 변호사로 재탄생됐지만, 그의 과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족쇄처럼!

 

그런 그가 사건을 맡았다. 재혼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사람, 바로 미코시바의 생모!

절대적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친어머니의 변호를 맡게 된 미코시바. 30년 만에 만난 어머니와 여동생.

그들을 피고인과 의뢰인, 변호사로 해후하게 된다. 냉혈한이라고 정평이 나 있는 그가 친어머니의 살인혐의를 벗길 수 있을 것인가!

 

## 각각의 사람들의 악덕

 

사람들은 자신을 꽤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좀 덜, 또는 좀 더 많이라는 수식어는 붙겠지만 어느 순간만 되면 정의를 외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쳅터 4개를 구분해 놓았다. 변호인의 악덕, 방청인의 악덕, 피고인의 악덕, 사망자의 악덕!

사건을 통해 보는 악덕이지만, 인간의 마음은 이 모든 악덕에 속하지 않을까?

우린 보고 싶은대로, 보이는 대로, 자신의 선입견을 가지고 사건과 대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물질이 되어 버린다.

마음은 볼 수 없으니 보이는 것에 더 치중하며 나만 아니면 된다라는 생각 속에 정의를 가장한 가면을 쓰고 있다.

 

##가족으로 묶였던 그들, 법정에서 만나다.

 

피고인(친어머니)의 과거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 예전에 살았던 곳으로 향하는 미코시바.

그가 흉악한 범죄를 지르고 난 후, 남아있는 가족들의 삶에 대해 알게 된다. 하지만 깊이 공감할 수 없는 미코시바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밉기도 하다. 가족이 해체되는 원인을 제공한 그는 정작 힘들어했던 가족들의 감정을 이해 못한다고 한다.

 

가족으로 묶였던 그들이 만난 건 운명인지도 모른다. 벗어날 수 없는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그들이 하필이면 법정에서 만나게 된다.

피로 섞인 사람들이 피로써 헤어지고, 또 피로써 만나게 되는 참으로 기이한 인연이다.

 

## 결론

 

독자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는 <악덕의 윤무곡>.

관점 포인트는 사건 속을 통해 법의 허점 안에 되풀이되는 사회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 과거와 조우한 미코시바의 감정 상태가 어떻게 조금씩 변하는지도 꽤 쏠쏠한 재미이다. 그리고 반전도 준비했으니 그냥 즐기시기를,,,,,

절대 가볍지 않은 스토리이지만 가독성과 재미까지 함께 잡은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악덕‘의 관을 고매한 변호사에게 씌우면 교활이 되고, 범죄자에게 씌우면 흉악이 된다.(p109)


"세상에서 인간이 입에 담는 ‘정의‘라는 단어만큼 의심스러운 건 없다는걸요."


-악덕의 윤무곡- 본문 중에서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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