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성향이 지극히 강해서이기도 하지만 선천적으로 단체행동을 극히 싫어하기 때문에 맘 속으론 응원하지만 촛불집회에 나가는 일은 내 생활엔 없는 일이었다. 지난 주말까진 그랬다고...토요일에 광화문에 있었다. 정확히는 집에 가는 길이었지만... 버스가 가는 길이 막혀 있어서 원래 노선이 아니라 돌아가기에 광화문에서 내려야 했지만 교통이 막혀서 짜증나는 건 없었다. 짜증 낼 수 없었다가 맞겠지 그들의 행동은 옮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광화문거리 한복판이 전경들로 온통 둘러쌓여 있었고 경찰 장갑차(명칭이 맞는 지는 모르겠지만)에서 여경의 시위해산 경고가 계속 울려 퍼졌다. 시위대는 전경들에 둘러 쌓여 보이지도 않았는데 많은 수 같지는 않았다. 경찰 장갑차가 계속 움직이는 모양으로 봐선 시위대를 한쪽으로 몰아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선 나처럼 시민들이 계속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사복 차림의 경찰들도 무전기를 하나씩들고 그 주위에 포진해 있었다. 종로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니 한무리의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도로에 앉아 있었다. 그쪽은 아직 전경들이 둘러싸고 있진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그들을 보다가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 창문으로 보니 광화문 일대로 온통 전경들 차로 도배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 막혀 있던 도로도 그 사이에 통제가 풀린듯 차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시위대가 해산 한 줄 알았다.
토요일 일요일 69명이 연행되었단다.(고등학생 1명은 석방됐지만) 어청수 경찰청장께서 친히 말씀도 하셨지 몇백명이든 잡아 넣을 거라고 그러면서 끝까지 주동자를 엄벌에 처 하시게 하시겠단다(갠적으로 지 동생이나 어떻게 하라고 말하고 싶다) 뭐랄까? 이 사태를 어이없다고 해야하나? 주동자들이 있을 까닭이 없잖아 정부가 촛불들고 거리에서 외쳐되는 그들의 말에 조금의 관심만 가져졌어도 그들이 거리로 나가진 않았을 거 아니냐구, 앉아있는 나도 정부의 태도에 분통이 터지는데 매번 계속되는 촛불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그들은 오죽했겠냐고 그들이 거리에 나선 것도 그런 답답함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연행 (오늘 아침에 보니 첨 연행된 36명은 불구속 입건으로 석방됐다.)
그래서 앉아있질 못했다. 무슨 집회에 나가는 건 첨이었고 이런 일 없었으면 앞으로도 없었을...뭐~거리를 나갈 생각은 아니고 소고기 걱정도 아니었다. 정부가 정확히 이 사태를 벌이고도 태연히 중국으로 관광가신 어느분이 청계광장에 촛불들고 모이신 순수한 (조중동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들의 말에 관심을 가져주고 연행자들을 모두 석방해주길 바라는 맘에서 정부에 항의의 표현으로 나간 것이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기 전에 '너희들이 돈을 벌어야지 이런 쓸데없는데 나오지 말고'라고 촛불집회 장소를 지나가면서 말하던 어느 아저씨(그렇게 소리치다 다른 아저씨랑 싸움날뻔했다.)의 말처럼 대한민국 경제에 일조 하기위해(정확히는 먹고 살아야하니...)집으로 향했지만...
집에와서 뉴스를 보니(뉴스는 이런얘기 않한다.인터넷을 보니) 거리행진이 한창이라고 나오더라 맘속으론 경찰진압전에 다들 해산해 줬으면 했으면도 했고 힘냈으면도 했다. 다만 아무도 다치진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에 확인하니 27명 연행 됐다고 나오더라 여전히 경찰의 과잉진압도 있었던 거 같다. 과잉진압으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경찰은 알진 못하는 것 같지만 좀 깨달아 줬으면 좋겠는데...그 사실을 아는게 참 힘든 모양이다.
인터넷에서 거리시위에 대해 여러 말이 있다. '여지껏처럼 촛불집회로 목소릴 내야한다.''정부가 무시하니 거리로 나서야 한다.' 다들 자신들의 생각이 있고 지금 상태에서 어느 한쪽만이 옮다고 말 할 수 없는 일이다. 단지 거리로 나서는 사람 중 아무도 다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경찰들은 폭력진압과 시위자 연행따위 그만두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서는 걸 보게 될 것이다. 뭐~자국민 거리시위 연행 백명,천명,만명 신기록이라도 세워보던지...아 이건 이미 예전에 했던 건가? 요즘 노래도 리메이크 붐이라던데 이런 것도 리메이크 하려고...-.-;;
ps.청계광장 근처엔 조중동의 높은 빌딩들이 서 있는데 거리도 가까워 취재하기도 쉬울텐데 진실을 못쓰면 사실이라도 적어야지 어찌...그따위 기사 밖에 못 쓰는 건지...거리시위가 현재 법으론 불법인진 몰라도 폭력시위는 무슨 말이냐고 시위대 누가 무기라도 들었단 말이냐? 촛불 불면 화염방사기처럼 불 나간데? 아~그래서 살수차도 있어구만 불 끄려고...아주 어이상실뿐 아니라 이젠 부끄럽다 어디가서 기자증 내밀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