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 지음 / 싱긋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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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출간되는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서적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이 책은 여타 트렌드 관련 책자들과는 달리 덜어진 무게감으로, 사진과 도표 등을 통해 각각 제시된 주제에 접근하기 용이하게 한다. 그리고 현재 유행하고 있는 동향들을 해당 주체가 직접 사용하는 언어(약어, 속어 등)와 함께 보여준다.  

 놀이, 일상, 세상, 마케팅 각 4개의 파트 속에 이를 대표하는 4개의 챕터들이 있다. 피드나 뉴스에 새로운 트렌드 경향이나 언어를 볼 때마다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터라 책 속에 제시된 단어들이 생소하게 다가왔다. 예를 들어, 파트1 놀이 부분의 첫 챕터인 뉴리티지는 헤리티지(heritage, 유산)가 새로운 놀이화된 것을 보여주는데 단어자체만으로는 이해가 되질 않았으나 과거 기성세대의 유물과 같은 특정 간식(약과, 개성주악 등), 장소(광장시장, 고궁 등), 브랜드 등으로 예시가 잘 정리되어 해석하는데 용이했다. 특히 올초 핫했던 영화 <더퍼스트슬램덩크 The First Slamdunk>를 통해 경제력을 갖춘 기성세대의 팬덤이 트랜드의 주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소개하였다.  하지만 헤리티지가 무조건 뉴리티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헤리티지가 젊은 세대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새롭되 익숙한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35쪽)라는 책 속 정리와 같이 세대 모두를 아우르고 공감받는 컨텐츠여야 한다는 것이다.

 책 속 모든 내용이 공감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트랜드와는 거리를 두고 살기 때문일지 모르겠으나 "언프리티 인스타"로 대표되는 꾸안꾸(꾸민듯 안 꾸민듯) - 자연스러운 포스팅에 대한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직 SNS속 사람들은 필터를 통해 기계적인 외모와 분위기를 통해 인위적이면서도 '내세울만한' 컨텐츠를 보여주지 않는가? 어쩌면 올해는 덜 네추럴했지만 내년은 더 자연스러워질지 모르겠다. - 이 책은 2024년의 동향을 제시하므로!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흐르는 시대의 동향을 파악하기에 참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 광고, 홍보 등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되었다.


*본 서평은 교유당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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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퓨테이션: 명예 1~2 세트 - 전2권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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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엠마 웹스터’는 포츠머스 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하원의원이자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는 정치인이다. 리벤지 포르노에 대한 법안까지 통과시키며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딸 플로라가 왕따를 주모한 친구 레아에 대한 앙갚음으로 그녀의 나체 사진을 찍어 다른 아이에게 유포하는 사건으로 인해 큰 딜레마에 빠진다. ... 

 

“시체는 계단 가장 아래에 있었다. (프롤로그 중)”


 이 책의 장르는 범죄 소설이다. 긴장감이 한껏 고조되어 “그래서? 그래서?”하고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갈구할 무렵 책이 끝나버렸다. 이 회색표지의 가제본에는 누가 죽었는지 설명도 없다. 그래서 왜 하필 가제본 서평단인가 하는 건방진 탄식을 해버렸다. 사건의 클라이막스와 해결에 이르는 전 과정은 2권으로 이뤄진 본 책 안에 그려져 있다.

 

 넷플릭스 영상화까지 확정되었고 주요 7개국 판권계약에, 유명 잡지의 강력 추천과 올해의 범죄소설상 노미네이트되었다고 하니 영상화하는데 무리 없는 표현력과 흡입력이 이로서 증명되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과연 작가를 “페이지 터너Page turner"라고 부를만하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과 문제점, 무분별한 혐오와 이중 잣대에 놓인 공인의 삶, 그리고 명예 앞에 추락하지 않으려는 개인의 노력과 내면의 공포감이 생생하다. 매력적인 소설이다.


*가제본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삶에서 다른 실수들을 바로잡는 것도 이 정도로만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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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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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한 국가는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지 않으며, 국가는 윤리적, 문화적 주체로서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근대의 국가는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바뀌어버렸을 뿐이라는 니체의 개탄에서도 그를 봤던 것이다. (307쪽 “만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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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유럽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주신 교수님으로 기억된 조한욱 교수님의 세계사 책을 첫 서포터 활동을 계기로 읽게 되었다. 이번 책이 교수님의 책을 처음 접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앞서 #잃어버린밤에대하여 를 통해 번역본을 읽은 경험이 있었다. 역사책을 좋아하다보니 이런 일도 있다.

📍“이들은 감옥에서의 고초를 변절을 위한 구실로 삼지 않는 사람들이다. (중략) 이 의로운 사람들의 육체에 가해진 구속은 영혼이 더욱 단련되어 한결 자유롭게 비상하고, 그리하여 이들에게 배움이 되고 도움이 될 계기로 작용했을 뿐이다.” (51쪽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신영복 선생의 작고를 기리며)

소소한 세계사는 제목처럼 소소하지만 절대 스낵같이 가벼운 책은 아니다. 서문 “10년에 걸쳐 써오던 칼럼을 마쳤다. 무척이나 정성을 들인 칼럼이었다.”라는 문장처럼 역사 속 사건과 중요인물을 2페이지를 넘기지 않도록 압축하여 정리하였고, 쓰인 당시 상황, 또는 우리의 역사, 사회 등 환경에 맞게 연결하여 작성되었다. 이런 글의 흐름이 유려하여 읽기 참 좋았다.

📍“미군정은 경찰력을 동원한 진압에서 군대를 동원한 토벌로 방향을 바꾸어 좌익을 척결한다는 명목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했다.” (141쪽 “냉전과 4.3” 중)

전쟁으로 말미암아 민족, 국가 간의 갈등이 고조에 다다른 요즘, 비록 문화컨텐츠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하더라도 국가간 관계에서 이웃 국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갈등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2차대전은 끝났어도 세계를 여전히 전쟁중이었다.”라는 140쪽 문장의 시작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리고 냉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이 보여진 곳이 그 어느곳도 아닌 우리의 땅, 제주도라는 것에서 더욱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글 하나에도 감정이 몰입된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인데 흐름이 있는 책이 아닌 칼럼형임이도 불구하고 한 편 한 편이 읽기 편하면서도 의미가 컸다.

📍“사람들은 보이는 대로 보지 않고 보려는 대로 본다.” (407쪽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중)

그림을 모르더라도 어디선가 봤을 법한 베르메르(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라는 작품을 모티브로 한 동명의 소설과 그 작가 이야기는 사실 그리 무거운 주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는 작가 분의 한 마디로 글에 방점을 찍는데 사실 이 책에서 가장 좋은 점은 이 부분이었다. 읽으면서도 개인적인 기대감으로 그 마무리를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칼럼으로 보았다면 10년을 봐야했던 것을 5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통해 함축적으로 보게 된 건 독자로서의 축복이 아닐까. 역사책이 지루하게 느껴질 뭇 초심자들에게도 색다른 접근이 될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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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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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송골매 - 교유서가 소설
이경란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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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즐겁게 웃음 짓지만
먼곳에 친구는 무얼 생각 할까
우리는 이렇게 즐겁게 노래하지만
산넘어 친구는 무얼 하고 있을까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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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위해 할 줄 아는 일 - 식당일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마루엄마 홍희,
👩🏻나가기 싫은 남편 현호의 모임에 꾸역꾸역 나가야 하는 무기력한 싸모님 미호,
👩🏻명문대를 나와 승승장구 할 줄 알았으나 생의 끝이 머지않은 췌장암 환자 은수,
👩🏻10살 연상 (자신의 수학선생이었던) 남편 상욱을 손에 쥐락펴락하는 밀당의 고수 기민,
👦🏻그리고 잘 될 싹수가 보이지 않음에도 그냥저냥 밴드를 이끄는 포포밴드의 리더 마루,

📍“우리는 그런 친구들이 아니었잖아. 죽을 때까지 친구 하자는 말은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런 말이 필요 없는 사이었으니까. 언제까지고 변하지 않을 거리고 믿었고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으니까. (39쪽)

그룹 #송골매 이 38년 만에 재결합 콘서트를 한다!

홍희는 그 시절 친구들과 함께 사랑했던 송골매의 콘서트를 계기로 친구들과의 재결합을 열망하며 그들을 찾아나선다.

✨열.망.재.결.합. (23쪽)✨

📍“이 나이에 맛보는 설렘은 축복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지막 D-day 속 문장처럼 송골매 재결합 콘서트와 친구들과의 만남은 축복 가득한 설렘이다. 포포밴드의 UCC영상이 보이고 배철수와 구창모가 함께 선 장면에서는 닭살이 좌악 돋았다.

📍“저는 53년생입니다. 전쟁통에도 사랑이 있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 사랑하세요. (222쪽 작가의 말 중)

작가 분이 초고를 쓰던 날 토크쇼에서 배철수 씨가 한 말이 12년 간 쓰게 된 작품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진정한 팬심이란 이런거지!

영화 “써니”와 유사한 틀 때문에 글이 머릿속에 영상으로 떠올리기 쉬웠다. 그 시절 친구들의 이야기와 어떤 계기를 통해 다시 모이게 된다는 소재도 말이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중심에 송골매가 있었고 작가 분의 덕심/팬심이 반짝반짝, 귓가에 음악들이 맴돌게 만드니 매력 있는 작품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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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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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페이지 저자, 송섬별 역자 / 반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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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현재 Pronoun controversy로 뜨겁다. 그(he) 또는 그녀(she)로만 구분하지 말고 나(I) 대신 그들(They)라고 지칭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당신이 병원에 간다면 성별에 뭐라고 체크할 것인가?”라고 물으며 일단 생물학적 성별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정신적인 문제라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자신이 잘못된 성별로, 또는 다른 지향성을 가진 이들에겐 정상프레임으로 꽉 막힌 이 세상이 괴롭기만 하다.

⚧️“그들은 정말로 바라보지도, 정말로 귀를 기울이지도 않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가치란 일, 이미지, 추종자뿐이다. 자아를 위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해체해 버리는, 연기의 목표화의 정반대에 있는 그런 행동은 연기 경력을 끝장낼 수 있다.” (94쪽)

서평단을 기회로 읽게 된 <페이지 보이> 속 엘리엇 페이지의 삶은 세상과 그 자신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투쟁 그 자체이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과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랑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 시스젠더에게는 숨쉬듯 당연한 일들임에도 퀴어이기 때문에 부정당하고, 또 부정해야하는 그/그녀는 공황과 우울, 식이장애 등을 겪으며 방황한다.

⚧️“뒤틀린 체계에서 잔혹성은 보편적이며 평범하게 보이고, 이를 해소하고 전복하고자 하는 욕망이 도리어 이상해 보인다.” (163쪽)

커밍아웃 이후 동료배우에게조차 동성애자라 한 건 남자에 대한 공포감 때문이라고 하며 성적 모욕과 폭언을 당하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이유없이 위협을 받기도 한다. 모순적인 관계였던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함께 자신을 공격하는 메시지를 SNS에 올린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한때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응원을 아끼지않는 어머니와 자신과 같은 성 지향성을 가진 이들, 또는 그냥 엘리엇이라는 사람 하나만을 순수하게 받아주는 친구들과 사랑했던/하는 이들.

길고긴 고통의 시간 끝에 그녀는 말한다.

⚧️“도저히 언어를 찾을 수 없었지만, 찾았다. 마치 그 말들이 스스로 내 몸속에서 꿈틀꿈틀대다가 쏟아져 나온 것만 같았다. 내 몸은, 내 몸속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다. 무언가가 바뀌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안 되는 것이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의 문제였다.” (291쪽)

이제 그는 트랜스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엘렌에서 엘리엇으로, 가슴을 제거하고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내면의 성별을 되찾고 제작, 연출 등 창작활동을 통해 껍질을 뚫고 날아가는 나비처럼 살아간다. 대중의 기억 속에 당찬 소녀/여성의 이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 변화에 대한 어색함과 거부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자신 스스로가 당당하다면야 문제될 것 없지 않은가?

이 책의 내용처럼 표지, 내지, 디자인 모두가 자유로움, 퀴어함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겉표지가 책을 감싸주는 것이 마치 “페이지 보이” 엘리엇의 마음을, 그리고 우리 사회 속 이반들을 안아주는 느낌이다. 마지막 문장 또한 강렬하다.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꼈다.” (391쪽)

이 확신 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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