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커플은 어떻게 싸우는가 - 세계적인 심리학자 존&줄리 가트맨 박사의 관계 심리학
존 가트맨.줄리 슈워츠 가트맨 지음, 정미나 옮김, 최성애 감수 / 해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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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행복한 커플은 싸우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반대로 또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에 싸우지 않는 커플이란 있을 수 없지 않을까? 싸움을 많이 하지 않거나, 혹은 싸우고 나서 제대로 화해한다는 커플은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싸움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나 누구와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일 듯 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어떻게 싸움 후에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지가 가장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읽기 시작하면서 많이 궁금했다.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이야기를 통해 커플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을까?

작가의 말에서 찰떡궁합인 한 부부가 싸우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싸우지 않을 방법이 아니라, 서로 가진 갈등을 연결해야 한다고 한다. 잘 싸우게 해주는 과학을 연구했다니, 신기했다. 갈등 중에 결정적 행동 4가지를 보인 커플은 결혼 후 평균 5년 뒤에는 갈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비난, 경멸, 담쌓기, 방어 이렇게 4가지를 이야기했다. 어쩌면 가장 부부 사이에 있으면 안되는 갈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부분에서 부부가 싸울 수 박에 없는 숙명적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한 부분에 딱 멈추게 된다.

따라서 파트너와 자주 갈등을 겪는 이유는 우리가 자신과 아주 다른 사람을 골랐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고르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으니까요. 사실 성격 차이가 대다수 커플의 갈등 원인이기도 하잖아요(중략)

파트너 사이의 영속적인 문제는 대체로 성격과 라이프스타일 성향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이 모든 이유와 그 외의 더 많은 이유로 인해 우리는 갈등을 겪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갈등이 악화되는 주된 이유는 갈등의 원인이나 갈등 거리가 뭐든 간에 부정적 감정, 특히 파트너의 부정적 감정을 잘 다루지 못하는 탓입니다. 공격받는 느낌이 들어 방어적으로 나가기도 하고, 부정적 감정을 꾹꾹 억누르다가 결국 폭발하기도 합니다. 갈등은 삶의 일부분이다. 잘 싸우려면 파트너와 우리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모두 잘 다루고 말로 잘 풀 줄 아는 요령이 중요합니다.




<3장 도대체 무슨 일로 싸우는 걸까> 싸움의 주된 문제가 가치관, 알아차리지 못한 욕구, 숨겨진 꿈과 얽혀 있다고 했을 때, 또, 갈등 아래에 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관계의 폭탄은 학대와, 중독치료를 위한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 것, 자녀를 갖는 문제의 입장차이를 들었다. 정말 부부 사이에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데, 정말 갈등을 잘 극복해 나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가 말한 많은 커플들의 갈등 관리법 중 부부가 가장 많이 하는 행동 중 하나는 폭탄 던지기(갑자기 거칠게 시작하기)일 것 같다. 물론 급발진 하다가 확 마음 닫기, 피상적인 문제를 반복하기, 서로 이기려고 벼랑 끝까지 가기, 예전 일을 끊임없이 들춰내기 이 5가지의 상황에 대한 다양한 예를 보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런데, 단순히 부부들의 갈등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해소해 나가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의 경우 가장 많이 하는 것이 급발진하다가 확 마음닫기인데, 화가 나서 열심히 이야기하다가 남편이 이해하지 않는 것 같고, 나의 생각과 다르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없다는 느낌이 들면 “그만 이야기해요.”라고 말하고 확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진짜 많은 부부들이 겪는 문제일 것 같다.

책에서는 홍수에 휩싸였을 때의 나의 상태를 정리하고 나면, 하던 말을 멈추고 심호흡할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보이는 곳에 떨어져 있고, 그 싸움에서 마음을 돌릴만한 진정되는 무언가를 하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 일은 돌아가기, 즉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사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 연습할 수 있도록 적어두고, 화나는 순간, 멈추고 그대로 해보는 것도 정말 중요할 것 같다. 그런 연습만 된다면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치닫는 것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의 갈등은 더 깊이 내재된 우리의 인간성을 끊임없이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아주 뛰어난 면모와 아주 인간적인 결함을 모두 가진, 우리 파트너의 복잡한 인간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이끌어줍니다. 이는 다시 말해 파트너의 취약성, 짐, 트라우마, 약점, 즉 온전한 한 인간을 이루는 그 모든 미묘한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당신이 사랑에 빠졌던 그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받아 들이는 것입니다.






작가의 마지막 말은 어렵지만, 싸움을 통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 나가고,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할 수 있는 꼭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에 요점정리로 중요한 부분들을 압축해 놓은 것을 꼭 가지고 있다가 정말 남편과 싸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대로 따라 해봐야겠다. 어쩌면 1년된 부부나, 30년된 부부나 다 마찬가지일 것 같다. 미묘한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 어렵지만 꼭 해야하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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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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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의 이별이 얼마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는지 주인공의 길찾기를 보면서 느낀다. 힘들게 관계를 인정한 여자친구를 떠나보내는 히구치의 모습이 가슴아팠지만, 함께 아픔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다른 사람들의 노력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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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방법을 가르쳐줘
이치조 미사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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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지만,  책을 읽고 든 개인의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을 솔직하게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로는 간절히 원한다.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이었으면, 하고.

모든 걸 갈망하는 건 아니다.

그 세계에서 난 아무것도 잃지 않고, 아무도 마음 상하지 않으며, 누군가와 누군가의 사이가 틀어지는 일이 없을뿐더러 소중한 사람을 잊는 일도 없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세상이다.

 

시작부터 무언가 그냥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가 보다 싶었다. 아리마라는 아이가 전학을 왔고, 며칠 동안 학교에 빠지다가 나간 히구치의 짝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모두 아리마를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말이다. 학교에서 힘들어하는 히구치는 옥상에 올라가 혼자 점심을 먹는데 그 곳을 아리마에게 공개할만큼 가까워진다. 하지만 마치 아리마는 귀신인 것처럼 아이들이 말을 걸지도 않고, 아는 체도 하지 않는다. 점심도 먹지 않고, 실재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힘든 히구치의 옆을 지켜주는 아리마. 둘은 같이 수업을 땡땡이 치면서 놀기도 하지만, 히구치에게는 무언가 마음에 큰 앙금이 있다. 과거에 한 선택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 그 때, 누군가 나타난다. 미나세 린이다.

 

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까운 친구였다. 혼자인 미나세 옆을 지켜준 히구치. 하지만 미나세가 히구치에게 너는 내 거 였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한 순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미나세는 떠난 히구치의 모습에 당황해서 혼자 거리를 헤매다 이상한 곳에 가서 술을 마시고, 경찰에게 연행되면서, 벌을 받게 된다. 무언가 미나세와 히구치 사이를 어긋나게 하는 일이 계속 생겨난다.

 

히구치와 아리마의 관계가 조금씩 다시 회복되고, 놀이공원도 함께 가고, 결국 연인이 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아리마에게 생긴 교통사고. 그것으로 다시 큰 변화가 생기고 만다.

 


계속 이야기의 화자가 장마다 비뀌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히구치가 한 중앙에 있고, 사귀던 아리마, 그리고 나중에 전학을 와서 도와주고, 함께 해준 아리마. 히구치는 아리마를 상상친구라고 생각하게 된다.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이 아무도 아리마를 아는척 하지 않고, 점심도 먹지 않고, 나타났다 사라지는 아리마라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내내 무언가 숨겨진 것을 보게 될 것 같고, 주인공인 히구치의 힘든 모습이 눈에 밟혔다. 사고를 당한 미나세를 보내지 못하는 히구치의 마음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진다. 중간중간 나타나는 미나세가 상상의 친구인지, 아리마가 그런지 알 수가 없었다.

 

예전에 어떤 시에서 살아가는 건 상처받는 일이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살아 있는 한 상처받지 않을 수는 없다. 사람은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나는 아마도 상처받는데 저항하고 있었던 것 같다.

누구나 상처받고 싶지 않을뿐더러 고통에서는 눈을 돌리고 싶다.

그건 어쩌면 진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히 상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 나는 거기서 도망쳤다.

 

미나세가 당한 교통사고, 그것이 모든 인물들의 관계의 핵심이었다. 상처받은 히구치의 모습이 내내 안스러웠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정말 마지막 이별을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누군가를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것은 어떤 관계든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작가는 서술하는 주인공이 바뀌면서 소설을 풀어가는데 크게 어렵지 않게 써서 신기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이해하기가 어려워야 하는데, 쉽게 글을 쓰는 재주가 있나보다. 일본 작가의 문체와 느낌은 참 특이하다. 제목 그대로 주인공에게 이별하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치는 과정이 잘 담겨져 있어서 덮을 때 조금 시큼하지만 편안했다. 그렇게 잘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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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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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처럼 인생을 답사한 이야기가 만난 사건, 문화적인 부분, 답사에 관련된 것, 그리고 예술가와 스승, 벗 등 사람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서 풀어주고 있다. 잡문이라고 하지만 깊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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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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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정말 좋아했다. 모든 편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처음 1권씩 계속 나올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을 들고 실제로 문화유산을 구경하면서 여행을 다녔었다. 친구와 다녔을 때도 있었지만, 혼자 문화유산들을 찾아다녔던 기억도 있다.

그런 유홍준 교수의 인생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또 다른 측면에서 많은 생각을 오가게 만들었다.




“유홍준 잡문집”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는 제목을 보면서 문화유산 답사 대신 인생만사, 모든 삶의 조각들이 닮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글 하나하나에는 유홍준 교수의 생각과, 겪었던 일들과, 그 일들에 엮인 사람들을 그대로 담고 있다. 어쩌면 삶을 닮고 있다는 말이 더 맞을까? 그래서 인생만사 답사기라는 제목을 달았나보다.

내가 ‘답사기’라고 해놓고 이 소리 저 소리 다 이야기하는 것에는 이런 잡지와 잡문의 정신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이에 나의 산문집을 아예 ‘유홍준 잡문집-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라고 이름 지었다.




그의 글 속에는 사람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아는 사람도 있고, 처음 듣는 사람도 있지만 그가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시선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참 따뜻했다. 어떤 마음인지,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작가의 시선 속에서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느껴지는 것도 신기했다.

“영감, 인자 그만 보고 가십시다. 오래 본다고 아요? 다 배움이 깊어야 아는 법이제.”

“자네는 꼭 날 무시해야 쓰겄는가? 모르긴 뭘 몰러?”

“그라믄, 이것이 뭐다요?”

“뭐긴 다 뭐여, 인생이란 맥주병 위에 떠 있는 빈 배란 말이지.”

천연덕스러운 이 할아버지의 해설 앞에 나는 미술 평론가로서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고단했던 삶과 그 삶속에 함께 했던 술과, 그 술기운에 실어왔던 꿈과, 그 꿈의 허망을 모두 읽어냈던 것이다.

백남준의 작품 중 2천여개의 맥주병 위에 빈 배가 올려놓아진 작품을 보고 한 할아버지가 했던 말에 대한 작가의 말이 기가 막혔다. 어쩌면 나도 그 말에 동의하는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의 고단했던 삶이 다른 것들을 ㅏ 읽어내게 만든 건지도 모른다.

[100년 뒤 지정될 국보, 보물이 있는가]라는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이 오갔다. 정말 고려, 조선 시대의 수많은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은 많은데, 지금 우리가 만들거나 손대는 것이 국보나 보물이 될 만한 것이 있을까 생각하니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울림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시대에 훗날 명승으로 지정될 정원, 원림, 별서, 정사가 지어졌는가? (중략)

부동산 파동의 근본 요인 중 하나는 아파트가 현찰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택에는 그런 환급성이 없다. 그렇다면 규제를 풀어 주택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아파트값 파동을 막는 첩경일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무엇이 진정 국토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인지 원점에서 생각하고 과감하게 바꿀 때가 되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집의 본원적 기능을 회복하는 길이며, 무엇보다도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3장 답사 여적의 백두산 답사를 읽을 때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소원 중 하나가 백두산에 올라가 보는 일인데, 아직도 실행을 하지 못했다.

접대원이 다가와 우리가 감자요리를 맛있게 먹는 것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이틀 묵어가는 동안 이집 감자요리를 다 먹고 가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접대원은 가당치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욕망이외다.”

“욕망이라니요?”

“우리 식당엔 감자요리가 여든 두 가지 있습니다. 감자 찰떡, 감자 묵, 언감자지짐, 농마지짐, 막가리지짐, 막가리국수, 오그랑 죽…….”

유홍준 교수는 이 이야기 뒤에 자신이 가보고 싶은 수많은 북한의 유적지를 이야기한다. 삼지연 배개봉려권에 다시 가보고 싶고, 황초령과 마운령의 진흥왕 순수비도 가고 싶다. 그리고 이것이 정녕 ‘욕망’이 아니길 바라는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모든 걸 다 해보고 싶은 것은 욕망이라는 북한의 접대원의 말이 참 머리를 띵 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통일에 대한 욕심이 그냥 욕망이거나, 또 욕망이 아니면 어떠한가? 그냥 이루어지면 좋겠고, 그래서 저 많은 북한의 유적지를 한 번이라도 밟아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일본답사후기 : “머리부터 꼬리까지 앙꼬”] 편에서는 이 말이 오래도록 머리 속을 맴돌았다.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하고 있다.”

딱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과 한국이 가진 그 콤플렉스 때문에 서로 함께 해야 하는 두 나라가 참 많은 문제를 안고 가고 있지 않은가? 과감하게 두 나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시원했고, 한편으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했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나온 ‘나의 글쓰기’에 대한 글도 많은 생각이 오가게 만들었다. 모두 글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를 테지만,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이나, 시험답안지, 김지하가 작가의 시에 대해 쓴 장문의 답장 등 글쓰기에 대한 부분이 있는 것도 새로웠다.

유홍준 교수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지만, 글을 읽고 나서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참 쓸모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글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을 읽었다면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면 될 일이다. 우리나라 문화유산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던 작가의 또 다른 삶을 만난 것도 반가웠고, 여러가지 생각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이런 책은 정말 천천히, 하나씩 오래오래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데, 잡문집이라고 쉽게 빠르게 읽으려고 했더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마구 부딪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한 번씩 그냥 읽고 싶은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의 인생만사 답사기에 나도 하나씩 발을 떼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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