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돈의 역사’를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금이었다. 보통 금과 같은 귀한 광물을 화폐 대신 서로 교환하는 데 기준을 삼았다고 알고 있으니 말이다. 차례를 쭉 살펴보니 12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어서 차례차례 돈의 역사를 알아가는 데 사다리처럼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이 눈에 딱 보여서 좋았다. 

 

돈이 왜 필요했는지, 물물교환에서 시작해서 가치저장수단의 역할, 단단하고 희귀하고 작은 것들, 그리고 금속에 이르기까지 돈으로 가는 길은 사람들이 발전해 나가는 과정과 겹쳐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돈이 만들어지고, 네로 황제가 은이 덜 들어간 은화를 만들어 내면서 생긴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명도 새로웠다.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현상 말이다. 아이들이 이렇게 인플레이션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를 쉽게 알 수 있으면 좋겠다. 

 

가장 무거운 화폐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라이’라는 원형 석회암 석판이었다는데, 진짜 이렇게 큰 돈을 사용했다니! 심지어, 돈의 주인이 바뀌어도 너무 무거워서 옮기지 못하고 돈이 있는 자리는 그대로였다고 한다. 자그마치 4,000킬로그램이라고 하니 대단하다. 

 


 

 

파산에 대한 이야기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져 있었다. 돈을 날려버린 망한 은행가가 자신의 책상을 부숴버려서 이것을 반카로타(부서진 은행)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이 말에서 파산이라는 bankrupt가 유래했다고 한다. 

 

이렇게 화폐가 바뀌고, 은행이 생기면서 세계적인 금융 재벌도 생기고, 기계로 돈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 낸 화폐를 기반으로 한 경제가 할부, 대출, 그리고 과소비 등 다양한 경제의 흐름 속에서 주식시장 붕괴로 이어지고, 대공황에 이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설명일텐데 잘 이어져 나간다.

 

재미있는 1달러 짜리 이야기도 눈에 띄었다. 1달러짜리 지폐에는 미국의 조지워싱턴 얼굴이 있는데, 처음에는 크기가 엄청 커서 말담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제 현대는 이런 화폐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카드 시대, 그리고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대출을 할 수 있고, 유로화처럼 같은 돈을 쓰는 나라들도 생겨났다. 돈은 어떻게 변화할까라는 질문을 보면서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할 것 같은 이야기라 눈이 딱 멈췄다. 과연 먼 미래에는 어떤 통화를 운영하고, 누가 운영할지 궁금해졌다. 어쨌든 돈은 어떤 형태로든 인간에게는 빠질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마지막 돈 퀴즈를 보면서 다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 퀴즈로 아이들이 다 읽고 얼마나 잘 이해했나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읽혀보고 문제로 꼭 출제해봐야겠다 생각했다. 크크. 서로 맞추겠다고 덤비거나, 서로 모르겠다고 고개를 젓는 아이들 얼굴이 상상이 가서 웃게 된다.

 

인간에게 돈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힘든 물건인 것 같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돈이 인간에게 이렇게 자리잡았는지 아는 것도 꼭 필요하다. 돈의 역사를 읽어 나가면서 그런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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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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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에 대해 꿈꾸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한다.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목소리지만 또 비슷한 결을 가진 3개의 소설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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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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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F소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많은 SF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많이 알려진 세 명의 작가들이 함께 모여 책을 출간했다.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꽤 길어서 각각 소설 한 권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 ‘너는 누구니’라는 작품으로 수상을 한 꽤 유명한 작가다. 페인트만 읽어본 적이 있어서 SF 소설을 쓰는 줄 몰랐다. 심너울 작가는 ‘소멸사회,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같은 작품을 썼고, 이름이 꽤 알려져 있다. 전삼혜작가는 ’날짜변경선, 붉은 실 끝의 아이들‘같은 작품을 출간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마치 한 작가의 작품처럼 연결된 느낌을 주었다. 배경이나 소재가 미래 사회, 혹은 가상의 세계를 접하는 매체에 관련된 이야기라서 그런가보다. 요즘은은 SF 소재가 새롭다기보다, 편안하고 마치 지금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과거에는 우주선에 관한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질 때 이런 것들이 불가능한 상상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로봇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지지 않았는가. 세상이 판타지 세계로 변화되기 때문일까?


첫 번째 이희영 작가의 ’로열로드에서 만나‘는 VR 글라스에 얽힌 이야기다. 고등학생인 채이가 VR 글라스로 체험하는 가상의 세계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들, 가질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곳이다.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세계일 수도 있다. 현실에서 나는 할 수 있는 것도,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존재지만 가상세계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존중할 수 있는 그런 세계를 꿈꾸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채이가 끊임없이 빠져든 것도 이유가 있는 거다. 작은 돈으로 멋진 것들을 살 수 있고, 현실에서는 가질 수 없는 근사한 것들을 내 것으로 가져볼 수 있으니까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가상세계에 가면 채이처럼 현실의 나를 잊고, 다른 내가 되고 싶어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나를 지켜주고, 버티게 해주는 것이 무엇일까? 아주 가끔, 아니 생각보다 자주 그런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VR을 통한 가상의 세계는 너무나 매력적일 것 같다.

벽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진 VR 글라스라니. 깨져야 할 것은 따로 있지 않을까? 채이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중략)

“잘못 했다는 말도 못했어.”

“하면 되지. 지금이라도 하면 돼.”

채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야, 솔직히 말해서. 그 잘난 로열 로드에는 네가 없어도 되지만.”

눈 앞에 빙긋이 웃는 아진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강채이, 네가 없으면 안 되잖아.”

유일하게 위로를 주는 곳은 가상 세계뿐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어쩌면 틀렸는지도 몰랐다.

이야기를 읽고 문득 나에게도 이런 친구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나에게 소중하다고 말해줄 수 있는 친구 말이다. 그래서 채이가 많이 부러웠다. 

두 번째 심너울 작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속에는 더 충격적인 만남이 있다. 자기가 아르바이트 하던 샌드위치 가게에서 늘 속은 다 뺀 빵만 시키는 손님 윤희랑과 친해진 최진호라는 친구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가 살고 있는 세계는 메타버스 속의 세계. 늘 꿀귀리빵만 먹은 손님은 바로 그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영국 여행을 꿈꾸던던 주인공은 실제로는 고3 입시를 마치고 영국 여행을 하던 중 과로로 쓰러져서 정신을 잃어버린 존재. 그가 살고 있는 세계는 가상 세계, 만들어진 세계다. 


그는 현실로 나오고 싶을까? 아니, 현실이 그에게 더 행복한 게 맞을까?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했다.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까? 힘들지만, 진짜 내가 겪고 있는 것이니 현실을 선택할까, 아니면 가짜이지만 무언가 이루어지는 곳인 가상 세계일까? 첫 번째 이야기와 또 다르게, 최진호는 어떤 이유 때문에 스스로 선택조차 할 수 없는 존재다. 문득 가상세계에 대한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인간은 왜 가상세계를 꿈꾸고 있는 것일까?


SF 소설을 읽으면 늘 여러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직접 현실을 비판하는 것이라기 보다 무언가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재를 선택하게 하는 선택지를 주기 때문인가보다. 가끔은 그냥 즐겁고, 유쾌한 미래를 상상해 보고 싶어지는데, 그런 소설은 독자에게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냥 보기만해도도 하하 웃을 수 있는 미래 모습이면 좋겠다. 마음이 환해지도록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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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니타 프로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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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동안 일어난 일들로 펼쳐진다. 메이드 몰리. 몰리는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지내고 있다. 직업은 호텔에서 일하는 메이드. 


몰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몰 리가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어떤 사람은 조금 지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느낌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고, 마음을 느낀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는 몰리에게 거칠게 하거나, 몰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몰리는 절대적인 존재였던 할머니를 보내고, 메이드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를 만나 가지고 있던 저금을 모두 사기당하고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사람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친구다. 


그런 몰리가 객실 청소를 하다가 살해된 블랙을 발견하면서 사건이 펼쳐진다. 평소 이 호텔에서 꽤 오랜 기간 머물렀던 블랙과 부인 지젤. 지젤은 몰리의 부족한 부분을 타박하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다. 블랙이 죽으면서 여러 얽힌 인물들이 나타난다. 몰리가 좋아하는 로드니, 그리고 로드니의 부탁으로 몰리가 도와주는 후안 마누엘, 그리고 로드니를 늘 염려해주는 벨보이 프레스턴, 그의 딸 셰릴. 


몰리는 자기가 모았던 돈을 모두 전 남자친구에게 도둑맞은 터라 월세를 내지 못해 집에서 쫓겨날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연히 발견한 블랙의 반지를 전당포에 맡기는 바람에 살인자로 지목받게 된다. 이런 위험에 처한 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프레스턴과 딸인 변호사 셰릴이다. 그렇게 몰리는 자신과 함께 해 주는 사람들을 통해 살인자의 누명을 벗고, 자신을 위해주는 것처럼 하면서 정보를 빼내려 하는 로드니의 정체를 알게 된다.


과연 블랙을 죽인 사람은 누구였을까? 처음에는 블랙 밑에서 마약을 만들어대던 로드니가 블랙을 죽인 것처럼 나와서 이렇게 생각했다.

‘아, 그래서 로드니가 몰리를 이용했던 거구나’ 

하지만 내 생각은 금방 작가에게 들통이 나버렸다. 그리고 몰리가 단순히 부족한 머리로, 몸으로만 열심히 일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도. 


프레스턴과 딸 셸리가 몰리를 도와주는 상황을 보면서 조금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프레스턴이 몰리의 할머니와 사랑하던 사이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몰 리가 살인자로 몰렸던 순간에도 아무 댓가 없이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라고 생각 되었던지.

우리 모두 잠시 침묵하지만 불편한 침묵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잠시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일어난다. 그것은...... 유대감이다.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기분이 든다.

작품은 추리소설로 살인자의 누명을 쓴 몰 리가 상황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축으로 삼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구체적인 인물들의 상황과 성격 같은 것들이 섬세하게 그려져 살인 사건보다는 사람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그래서 누가 범인인지에 대한 궁금 보다는 몰리가 관계를 풀어가는 모습이 신기했고, 따뜻했다. 


하지만 역시 추리소설의 반전이 마지막에 딩, 머리를 울렸다. 범인은 생각과 완전 다른 인물로 등장했고, 몰리는 누가 블랙을 살해했는지 살해장소에서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역시, 작가는 이렇게 무언가를 독자에게 던져줄 수 있어야 하는가 보다. 

중간에 살인이나, 누명 같은 것들, 몰리를 이용하려는 악당들 때문에 책읽는 속도가 더디나가다가, 후반부 몰리가 달라지는 모습, 세상을 조금씩 배워나가고, 적당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빨라졌다. 그리고 범인은 이제껏 말하던 인물과는 완전히 달라서 황당하기까지 했다. 역시 추리소설이 맞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할머니는 진실은 주관적이라고 늘 말씀하셨다. 하지만 살면서 그 말을 직접 체감하기 전까지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이해한다. 내 진실은 여러분의 진실과 다르다. 각자 경험하는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같아 보여도 사실은 다 다르단다.'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를 만들던 편집자인 니타 프로스라는 작가의 ‘메이드’는 벌써 영화로까지 확장되었나보다. 마지막 몰리의 변화에 안심이 되기도 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정말 몰리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도 다행스러웠다. 결말이 주인공이 행복하게 되는 것으로 책을 덮을 때 ‘휴’하고 한숨을 쉬게 만들어서 그것도 좋았다. 진짜 범인이 궁금한 사람은 꼭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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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수업 - 온전한 나와 마주하는 시간에 대하여
김민식 지음 / 생각정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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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 퇴직하고 나서 나를 찾아가는 것은 내가 모르는 모습을 찾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작가는 외로움을 견딜 수 있도록 스스로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수업을 한 것 같다. 다양한 책들을 만나고, 위로받고 이런 시간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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