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F소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많은 SF 소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 많이 알려진 세 명의 작가들이 함께 모여 책을 출간했다. 단편이라고 하기에는 꽤 길어서 각각 소설 한 권을 읽는 느낌이었다.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 ‘너는 누구니’라는 작품으로 수상을 한 꽤 유명한 작가다. 페인트만 읽어본 적이 있어서 SF 소설을 쓰는 줄 몰랐다. 심너울 작가는 ‘소멸사회,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같은 작품을 썼고, 이름이 꽤 알려져 있다. 전삼혜작가는 ’날짜변경선, 붉은 실 끝의 아이들‘같은 작품을 출간했다.
세 작가의 작품은 마치 한 작가의 작품처럼 연결된 느낌을 주었다. 배경이나 소재가 미래 사회, 혹은 가상의 세계를 접하는 매체에 관련된 이야기라서 그런가보다. 요즘은은 SF 소재가 새롭다기보다, 편안하고 마치 지금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과거에는 우주선에 관한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질 때 이런 것들이 불가능한 상상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새 로봇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지지 않았는가. 세상이 판타지 세계로 변화되기 때문일까?
첫 번째 이희영 작가의 ’로열로드에서 만나‘는 VR 글라스에 얽힌 이야기다. 고등학생인 채이가 VR 글라스로 체험하는 가상의 세계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것들, 가질 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곳이다.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세계일 수도 있다. 현실에서 나는 할 수 있는 것도,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존재지만 가상세계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존중할 수 있는 그런 세계를 꿈꾸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채이가 끊임없이 빠져든 것도 이유가 있는 거다. 작은 돈으로 멋진 것들을 살 수 있고, 현실에서는 가질 수 없는 근사한 것들을 내 것으로 가져볼 수 있으니까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가상세계에 가면 채이처럼 현실의 나를 잊고, 다른 내가 되고 싶어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나를 지켜주고, 버티게 해주는 것이 무엇일까? 아주 가끔, 아니 생각보다 자주 그런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VR을 통한 가상의 세계는 너무나 매력적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