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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 나는 나는 1학년 ㅣ 이금이 저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서지현 그림 / 밤티 / 2022년 4월
평점 :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 처음 학교에 가면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하다. 유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을 것 같고, 학교가 무서운 친구들도 많을 것 같다.
어쨌거나, 아이들에게 환경이 바뀌는 1학년이 되는 것은 큰 모험임에 틀림없다.
이 책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은채도 그랬다. 1학년이 되었는데 선생님은 발표하려고 해도 시켜주지도 않고, 나보다 다른 친구들을 더 챙겨주는 것 같다. 그래서 학교에 가기 싫다고 엄마 아빠에게 말한다. 유치원에 가면 안되냐고 말이다.
학교 가는 날에는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팠다. 부모님이 걱정이 되어서 물어볼 때는 선생님이 손 들어도 안시켜 준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다른 친구만 예뻐한다고 말이다.
아빠가 학교에 오신 날, 은채는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왜 우리 은채만 미워하냐고 따져줄 것을 기대하면서. 하지만 반격의 선생님 이야기. 은채처럼 든든하게 혼자 잘 하는 친구들 때문에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다고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다.
앞으로는 은채에게 더 많이 표현하겠다고, 은채를 좋아한다고 말이다. 은채는 마음이 환해진다. 누군가 나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해주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 가슴 두근거릴만한 일인가보다. 이제, 은채는 학교가기 싫은 날이 줄어들지 않을까?
두 번째, 주운 사람이 임자 이야기에서는 교실에 자주 일어나는 돈이 없어지는 사건이 나온다. 나은이가 잃어버린 2만원. 누가 훔쳐간걸까? 이친구 저친구 다 의심을 받게 된다. 선생님은 모두 다 모아놓고 누가 실수로 가져갔는지 이야기 해달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서로 의심한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늦게 보내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 은채는 서연이를 걱정한다. 그날이 마침 서연이가 따로 사는 엄마를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서연이를 빨리 보내주려고 나은이는 자기가 범인이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동시에 나은이 짝궁 한서가 자기는 나은이가 흘린 돈을 주운거라고 이야기해서 범인이 밝혀진다.
한서가 가져간 이유에 웃음이 빵 터졌다.
“우리 형이 ‘주운 사람이 임자’라고 했어요.”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정말 아이다운 말인 것 같다.
은채의 마음이 참 예쁘다. 친구가 엄마를 만나게 해주려고 자기가 도둑이라고 하는 마음 말이다. 어른들은 할 수 없는 용기일 것 같다. 뒷 상황을 생각하기 보다 친구만 생각하는 것이 가능할까?
1학년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참 예쁜 책이다. 물론 고학년이 읽기에는 1학년 교실은 조금 유치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아마도 나차럼 웃으면서 ‘나도 이럴 때가 있었지.’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마음은 참 예쁘다. 이런 마음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으면 살아가기 어려운 걸까? 그런 순수한 마음이 남아있다면 어떤 모습의 어른일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