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바로 지구에서 - 우리는 풍요로운데 왜 지구는 위태로울까
김진만 지음 / 말랑(mal.lang)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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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바로 지구에서라는 책의 제목은 책을 보는 순간 긴장하게 만들었다. 여기 바로 지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맞다.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는 지구의 환경오염, 기후변화, 그런 지구의 문제들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이론책이나, 전문가의 구구절절한 설명이 아니라 지구 곳곳을 다니면서 직접 지구에서 살아가기 어려워지는 동물들을 만났던 피디의 글이라서 마음이 더 많이 흔들리고 복닦였던 것 같다.

 

왕관을 잃어버린 곰, 사라진 꿀벌들, 북극에 갈 수 없는 북극곰 등 딱 보는 순간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조금 상상이 간다. 그런 작은 상상으로 접한 작가의 글은 훨씬 마음을 많이 흔든다. 작가가 만난 진짜 곰들, 그리고 꿀벌들, 토끼, 원주민들, 북극곰이나 반달곰들은 흔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동물들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멸종위기의 희귀 동물들이라기보다 살 곳을 잃어가고, 발 디디고 살았던 곳이 사라져 가는 그런 친구들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제가 되는 고라니가 전 세계적으로는 멸종위기종이라는 것도 새로웠고, 판다가 왜 쓰촨에만 살고 있는지, 읽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북극곰이 살기 어려워지는 북극의 얼음이 녹아가는 모습을 본 후, 남극은 그러면 아직 버틸만할까 하는 나의 생각을 그대로 읽은 듯 나오는 남극 문제도 그랬다.

 

완전한 다큐처럼 환경의 문제들을 나열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직접 촬영하면서 지나간 작가의 여정과, 그 속에서 만난 동물들의 삶의 터전, 그리고 그들의 위기를 맞닥뜨리는 것이 사실 불편하기도 했다. 어쩌면 작가도 우리의 불편함을 의도하고 쓴 책이 아닐까? 동물들의 예쁜 모습을 상상하면서 웃다가도, 그들이 살기 어려워지는 환경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인간인 것이 미안해졌으니 말이다.

 

인간이 사라진다고 바로 모든 것이 원상 회복되고, 생태계가 균형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닛코산과 매쿼리섬을 통해 알 수 있다. 인간의 탐욕은 생태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긴다. 하지만 더 늦었다면, 그 상처는 영영 낫지 못했을 수도 있다.

환경을 훼손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더 늦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인간이다. 지구의 환경이 돌이킬 수 없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하기 전에 우리는 진정한 반성과 최선의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마지막 작가의 말이 오래 머릿속에 머물렀다. 그냥 연구하는 글이나 생각은 머리에만 머물기 마련인데, 작가의 글이 오랫동안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직접 동물을 만난 경험이 마음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인가보다.

 

환경은 귀찮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기회다. 우리가 기업과 정부를 예리하게 지켜보고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더 나은 친환경 삶을 준비한다면, 기후변화를 해결할 방법에 분명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얼지 않는 북극해 앞에서 굶주린 북극곰에게도, 불타는 유칼립투스 원시림 속에서 공포에 떠는 코알라에게도, 서식지를 가로막은 거대한 빙산 앞에서 망연자실 서 있는 아델리펭귄에게도, 타는 목마름으로 몸부림치는 코끼리에게도 조금씩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사라지고 있는 지구의 주인들.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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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으로 김가람PD의 지켜라! 세계사 1 - 가자! 유럽 속으로 : 발트해의 심장, 라트비아 세계속으로 김가람PD의 지켜라! 세계사 1
김가람.한바리 지음, 김기수.황정호 그림, 오마주(주) 기획 / 툰드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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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김가람 피디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환경스페셜을 만들고 있는 피디로 아이들과 함께 전 세계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지켜라! 세계사를 시작한다고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멋진 유산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한다고 말이다. 그 첫 번째 편은 가자! 유럽속으로 발트해의 심장, 라트비아이다.



라트비아라고 하면 들어본 나라인 것 같은데 낯설기도 하다. 책 속에서는 주인공인 가람피디가 나라와 함께 월드 헤리티지 뮤지엄이라고 하는 섬 전체가 박물관인 곳으로 떠난다. 나라와 함께 하는 지구프렌즈 멤버들이 함께 하는데 핀란드에서 온 올리버, 태국소년 쿤, 마야, 그리고 나라 이렇게 4명의 친구들이다.

함께 여행하는 라트비아는 발트 3국에 있는 나라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이렇게 말이다. 라트비아의 문화유산 전시를 보러 도착한 전시관에 문화유산이 훼손됨에 따라 출입구가 폐쇄되었고, 라트비아의 사라진 문화유산을 찾아서 복구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라트비아는 노래와 춤과 축전이 있는 곳인데, 아이들과 가람피디가 도착한 라트비아는 무언가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라트비아 전시물에 붙어있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간단하다. 바로 라트비아의 노래와 춤의 축전을 훔치러 온 외계인들 때문이다.

그렇게 지구를 구하기 위한 활약을 하는 중간 중간 라트비아의 멋진 유물들이 소개된다. 아마도 만화를 통해서 아이들이 이렇게 문화유산을 접하지 않는다면 사실 글 속에서 읽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어려운 내용들은 아이들에게 만화 형태로 설명하는 책들이 많은 것이 아닐까 싶다.

‘밀다라’라고 하는 라트비아의 여신상, 800년 전에 세운 요새와 같은 투라이다성, 수이티 문화마을, 가우야강 뗏목과 같은 멋진 문화유산을 만나는 동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엄청나게 슬퍼하는 글루미도그 때문에 제대로 축제를 즐길 수 없는 라트비아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궁금해진다. 마지막 결론은 2편으로 넘어가서 조금 아쉬웠다.

맨 뒤쪽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대한 설명과, 라트비아라는 나라, 라트비아에서 꼭 봐야 할 것들 소개도 재미있었다. 아마도 쉽게 접하지 못하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고, 보고싶은 곳이 하나라도 생겼다면 그것으로도 책은 큰 몫을 다 했을 것 같다. 멋진 라트비아 사진을 보면서 노래와 춤의 축전을 꼭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노래부르고, 춤추면서 띠를 만들다니 정말 신기할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하는 김가람 PD, 다음에는 어디로 떠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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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슬픈 거예요?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0
임수정 지음, 김혜원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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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슬픈 것일까? 그림책 속에서 아이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순간마다 하는 조근조근한 이야기 속에서 아이의 그리움이 듬뿍 느껴진다. 그리움이 정말 슬픈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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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슬픈 거예요?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0
임수정 지음, 김혜원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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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슬픈거예요?

 

그리움은 정말 슬픈 것일까?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 만약 다시 보기 어려워서 그립다면 슬픈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시 멀리 있어서 자주 보기 어려워서 그립거나, 자주 보지만 늘 그립다면 그건 두근거리고 설레는 마음일 것 같다.

 

책 제목에서 그리움이라는 말을 보니 마음 한구석에 그리움이 차 오르는 것 같다. 초록색 나뭇잎들이 가득한 곳에서 누구를 그리워할까?

 

첫 장에서 아이는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한다. 편지일 수도 있고, 그냥 할머니를 향해 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할머니가 함께 지내다가 집으로 돌아가셨나보다. 할머니와 함께 봤던 개미들, 할머니가 밥 잘 먹고 키도 커지면 사준다고 했던 전동 퀵보드’, 형과 놀다가 기분이 안좋았던 일, 할머니와 함께 봤던 꽃 등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할머니에게 하고 싶었나보다.

 

아이의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잔뜩 묻어나서일까? 읽으면서 문득 나의 할머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니, 정확하게는 나의 아이들의 할머니. 아이들에게 할머니도 이렇게 따뜻한 분이셨다. 늘 아프면 가장 먼저 아이들을 챙겨주러 오시던 할머니,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해서 보내주시던 할머니. 어쩌면 아이들에게 엄마는 잔소리쟁이지만 할머니는 영원한 자기 편이 아닐까?

 

제일 마음이 서늘했던 장면은 맨 마지막 이야기다.

 



그리움은 슬픈 거예요?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땐 마음이 힘들어요.

엄마가 그러는데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그리운 거래요.

할머니, 그리움은 슬픈 거에요?

 

아이의 이 말을 듣는 할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리움이 보고 싶어하는 거라는 엄마의 말, 그 그리움 때문에 힘들다고 느끼니까, 그리움이 슬프냐고 묻는다. 정말 그리움은 슬픈걸까?

 


마지막에는 할머니의 편지가 와서 아이가 정말 기뻐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다행이다. 아이가 그렇게 기다리던 할머니의 편지. 어쩌면 만나지 못해서 더 그리울 것이고, 그 그리움이 글로, 편지로 왔을 때 아이에게 더 큰 힘이 될지도 모르겠다. 맨 뒷 표지에 할머니가 편지를 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액자 속에 아이가 점점 자라는 모습도.

 

할머니가 되어서 손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어떨까 궁금하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 언젠가, 엄마에서 할머니로 바뀌는 날이 오겠지. 그 때, 나는 나의 손자에게 이렇게 그리운 사람이 될까? 문득, 궁금해진다. 내 아이에게도 나는 이렇게 그리운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리고 내 손주들에게도.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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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는 게 힘들까? -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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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동안 힘든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이 겪는 다양한 심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문제가 심각하지 않지만 경계에 있는 그레이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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