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9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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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2. 장편독서모임]

이번주부터 새롭게 시작된 작품은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번역판 별로 제목이 다른데 더 대중적인 이름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인거 같다-이다.
열하일기만 끝나면 다들 나오실 거 같은 분위기였는데, 최종 12명이 나왔다. .(열하일기도 상권 때는 12명이 나왔었지..ㅋㅋ) 희님은 이 책도 읽기 만만치 않다며 웃으셨다. 내 생각에도 그렇다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니다. 특히나 기독교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럴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무려 고등학교 1학년 때. 작문 과목을 가르치셨던 노선생님께서 여름 방학숙제로 내주셨다. 그때는 두꺼운 두 권으로 되어 있었고, 러시아 사람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옆에 연습장을 펴놓고 일일이 적으며 읽었었다. 결국 나는 그 여름 이 소설을 다 읽었고 뭔가 명작을 읽었다는 자부심괴 성취감을 느꼈다. 그리고 대학입시 면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당당히 말하기도 했다. 가장 두꺼운 책이었으니까~~ 노선생님께서는 이런 명작은 10년에 한 번씩 읽어야 한다고, 읽을 때마다 느낌 다를 거라고 하셨는데, 20대 때는 못 읽었다. 이제 30대에 읽게 되니 감개무량이다. (그렇다. 사실 이 책 내가 추천했다....ㅋㅋ)

처음 읽으신 회원님들이 토로했던 어려움도 인물들의 이름이 안 외워진다는 것이었다. 풀 네임도 워낙 긴데다가 그냥 불리는 이름, 애칭도 각각 다르니 헷갈리셨다는 분들이 많았다. 예전의 기억으로 나도 두려운 맘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이름이 너무 쉽게 읽히는 거였다. 이게 두 번 읽은 힘인가 싶게 말이다. 사실 내용은 전혀 기억이 안 났었는데, 어딘가 흔적은 남아 있었나보다. 그리고 고등학교 땐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너무 궁금했다. 상권은 정말 내용이 막장이다. 표도로가 이런 사람이 있나 싶게 이상하게 나온다. 큰아들 드미트리도 만만치 않고.. 이반도 이상해. 그나마 셋째 알료샤가 제일 나은데, 이 친구는 너무너무 선하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아서 그게 이상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정말 너무 수다쟁이... 만연체의 문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근데 그게 또 매력. 사실 이 작품이 그다지도 명작으로 평가 받는 이유를 아직은 찾지 못했다. 갈 수록 뭔가 깊은 울림이 있겠지 싶어서 기대가 잔뜩 되긴 한다.

토론도 정말 열뗬다. 생각보다 종교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알로샤를 예수님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참 신선했다. 역시 함께 이야기 하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이반의 서사시가 나오는 대심판관에 대한 해석도 가지가지였다. 무엇보다 책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한 분도 하지 않으시고 책 내용에만 몰입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토론이 엄청 알찼다. 담 번 모임도 기대된다. 중권 어여 달려야지~~
(그리고 이거 번역본별로 다 읽고 싶은 이상한 욕심이 생기기도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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