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가야공주 일본에 가다 - 한국.일본.인도.중국을 무대로 한반도 고대사의 원형 찾기
이종기 지음 / 책장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일본의 황국사관 역사학자들은 히미코(卑彌呼) 여왕을 신라를 정벌하였다는 신공황후(神功皇后)와 동일인으로 보며 한반도 남부를 일본이 지배했다는 허황된 이론인 임나일본부설을 만들게 한 주인공이다. 임나일본부설은 20세기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견강부회 이론 중에 하나였다. 일본인들은 한반도가 옛날에도 일본의 식민지였기에 자신들이 다시 식민지로 삼는 것은 당연한 일로 만들기 위해 임나일본부설을 부각시켰으며 이것이 효과가 없는 듯하자 광개토대왕비문을 조작하기 까지 한다.

 

그런데 이 책에 의하면 히미코(卑彌呼) 여왕은 한반도를 침공하고 식민지로 삼은 사람이 아니라 바로 가야국의 공주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히미코와 한반도를 연결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삼국유사를 보면 가야의 첫 왕비인 허왕후가 인도의 한 지역인 아유타국 출신이라는 것으로 나온다. 사실 가야와 인도는 아주 먼 거리였는데, 과연 배를 타고 왔다는 것이 사실일까?하고 삼국유사를 본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만 한다. 그런데 쌍어문(雙魚文)이라든지 우리말과 인도의 드라비다어가 비슷하다고 하는 등 여러 가지 유물이나 증거들이 가야와 아유타국과 연결되어 있을 개연성이 아주 큰 것이 내가 읽어본 여러 가지 책자에서 공통되게 나와 있다.

 

그런데 가야의 공주가 일본 최초의 여왕인 히미코(卑彌呼)라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으로 알게 됐다. 아주 흥미로운 주제로 만약 이러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과 일본고대사는 새로 쓰여져야만 할 것이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는 바로 이 책들의 제목에서 의미하듯이 우리의 고대사를 삼국으로 그 범위를 축소했다. 왜 삼국인가? 부여, 가야는 왜 포함되지 않을까? 부여나 가야는 고대 국가의 형태 이전 모습인 연맹 왕국의 모습으로 그 의미를 축소했기에 현재의 한국사에서 조차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 이루어진 가야 고분의 발굴에서 나타난 가야의 모습은 강력한 왕권을 갖춘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유물이 대량으로 발굴되고 있다. 즉 가야는 나머지 삼국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을 만큼의 강력한 왕국이었던 것이다.

 

지금에 와서야 가야라는 나라에 대해 재조명이 시작되고 있지만 초기 백제나 신라의 모습도 많이 왜곡되어 있는 것 또한 문제이다. 풍납토성의 발굴을 통해 일본 식민사학이 조작해 낸한국 고대사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일이다. 그 동안 우리의 강단 사학자들은 일본인 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한국 고대사의 틀 안에 그대로 안주해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런 한국의 강단 사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많다. 실증주의란 허울 아래 스스로 연구의 폭을 좁혀 놓아 버렸다. 이것은 바로 아카데미즘의 한계를 스스로 노정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논의 될 수 있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아마추어 역사학자들의 활약이다.

 

신화로만 여겨졌던 트로이를 역사의 한 장으로 이끈 사람인 슐리이만은 역사학자가 아닌 상인(장사꾼)이었다. 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히 신화로 치부할 때에 슐리이만 (Schliemann, Heinrich) 은 역사라고 믿으며 발굴을 시작한다. 그의 확신 앞에 신화소(神話素) 속에 감추어져 있던 역사가 인류에게 남겨지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이종기씨는 삼국유사를 기본 텍스트로 하여 그의 한국 고대사 연구를 시작한다.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도 역시 역사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삼국유사는 현재 우리에게 고대 시대 우리 선조의 모습을 많이 말해주고 있다. 그 당시로 보면 재야 사학자인 일연은 삼국사기에 나타나있지 않은 많은 역사적 사실을 보충해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에 중요한 부분을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이제 이 책으로 들어가 보자. 1970년대에 저자 이종기는 삼국유사에 나온 가야의 건국과 관련한 사실을 가지고 연구를 한다. 그도 역사학자가 아니라 아동문학가였다. 가야, 인도 또 일본과의 관계를 연구하던 그에게 히미코는 가야의 초대왕인 수로왕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런 그의 가설을 보완하기 위해 발로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까지 그의 연구 여정을 넓힌다. 뿐만 아니라 유적, 언어, 복식, 지명 등에서 그의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그 잘난 강단 사학계는 무엇을 하고 있나 하고 의문을 가져 보았다. 이런 그의 노력은 다른 사람들(김병모교수 등)에 의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저자는 1995년 돌아가셨지만). 이 책은 저자의 10주기를 기념한 책으로 출판된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역사서인 삼국유사와 가락국기, 중국의 삼국지와 수서, 인도의 경전인 베다를 기본으로 하여 가락국이라는 우리의 잊혀진 역사의 한 부분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로 보이며, 그의 확신에 찬 연구 및 활동에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가 가야를 연구하다 보니 수로왕의 왕비인 허왕비의 출신지인 인도의 아유타국과 연결되며 또 일본의 큐슈에 건국된 야마이국의 건국자이자 수로왕의 공주인 히미코가 여러 가지 역사적인 고증에 의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아마추어 역사가의 오랜 기간에 걸친 끈질긴 노력에 의해 우리 나라 고대사의 잃어버렸던 커다란 부분이 다시 우리 곁으로 다가와 가야는 국제적인 해상 국가로 강력한 왕권을 가진 나라였소라고 외치는 가야인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배려의 기술 - 가장 세련된 삶의 시작
지동직 지음 / 북스토리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느 부부가 이혼하게 됐다. 그래서 그들은 마지막으로 함께 식사하기로 하고, 그들이 자주 같이 먹었던 치킨을 먹게되었다.  남편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닭의 부위인 날개를 아내의 접시에 담아주자 아내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 당신은 헤어지는 마당에 조차 내가 좋아하는 가슴부위를 주지 않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개를 주는 군요. 정말 당신과는 같이 살 수 없어요."하며 아내는 남편에게 짜증을 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기분이 좀 쓸쓸해졌다. 남편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즉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아내에게 주는 것이 최선인 줄로 알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아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아내는 남편이 자시에게 주는 것이 자신은 싫어하는 것이지만 남편 입장에서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자신에게 주는 것인지를 몰랐던 것이다.

이렇게 두 사람의 엇박자 행동이 내 마음을 쓸쓸하게 했던 것 같다.

남편은 자신이 생각해서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했지만 그는 그것을 간과한 것이고,  아내도 전혀 남편의 입장을 고려해 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두 사람이 헤어진 데에는 역지사지가 부족했던 것이 제일 큰 문제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가 상대방에게 배려한다고 생각하면서 한 행동이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조금만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여유로움과 배려가 있었다면 그들의 결혼 생활은 결코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며. 마지막 식사자리에서 조차도 그렇게 짜증이 나는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이런 배려에 대해서 우리에게 말해준다. 그 배려가 우리네 인생사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며, 이를 잘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를테면 하나의 기술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 나가면서, 나는 시종 고개를 끄덕이며 저자의 말에 긍정을 했다. 나도 생활 속에서 이렇게 남들을 배려하며 살고 있는지를 자문하면서 읽었다. 책의 내용 중 내가 이미 실천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다. 이런 책을 읽는 가장 큰 목적은 자신의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가져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배워서 실천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 책에서 배워서 현실에서 실천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위에 나온 부부의 이야기처럼 역지사지가 내게 부족한 것을 느낀다. 내 경우도 나 위주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경우가 부족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또 많이 들으라는 말에 공감한다. 역시 내게 부족했던 부분이다. 작은 부분이 모여서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에 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그래! 이번에는 제대로 실천해보자.'라며 심호흡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5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