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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처음 만났던 <나를 부르는 숲>이란 책과 이 책의 저자 빌 브라이슨이 계속 생각났다. <나를 부르는 숲>에서 홍은택씨와의 만남은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로 연결되었고 그리고 드디어 나는 그와 함께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일단 홍은택씨의 책은 재미있다. 그리고 또한 독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 책에서 보면 인류의 20세기 기계문명의 주 성장 동력인 석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볼 수 있다. 그는 기름의 힘이 아닌 인간의 근육의 힘으로 움직이는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하면서 그의 슬로 라이프(Slow life)를 실천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그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매력은 빌 브라이슨과 아주 비슷하다. 이 책에도 보면 그런 느낌이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국토를 자전거로 일주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인데, 그는 미국의 동부 대서양 연안인 버지니아주 요크타운에서 서부 태평양 연안인 오리건주 플로렌스까지 80일간 6,400킬로미터를 그의 몰튼 자전거로 횡단한다. 물론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이 길은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해 1976년 설계하고 많은 사람이 동참했던 ‘트랜스 아메리카 트레일(Trans America Trail)’ 루트이다.
이 길에서 그는 그의 이전 책 <블루 아메리카를 찾아서>에서 담아내고자 했던 어두운 모습의 아메리카가 아니라, 생동하는 자연을 가진 아메리카와 그 속에 존재하는 따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에서 보면 홍은택씨와 마찬가지로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들이 그 힘든 선택을 하는 이유는 다 비슷해 보였다. 그들을 움직이게 한 주된 요인은 바로 ‘즐거움(for fun)’이었다. “자전거 여행은 보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여행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내 가슴에 진하게 다가왔다. 또한 자전거 여행은 우리가 집에서 느끼는 안락함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다. 왜냐하면 많은 물건을 가지고 갈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바이커들은 생존에 직결되는 몇 개의 물품만을 지니고 떠난다. 이 말은 너무 많은 것을 지니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배낭 여행’에 대한 책을 읽고는 그것을 실행할 궁리를 했는데, 이 책을 읽은 지금 나는 고민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쓰던지 간에 나는 현실을 훌훌 털어버리고 혼자서 떠날 것이다.
홍은택씨는 이제 우리 나라의 해안선을 따라 도는 Pan Korean Trail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그것이 실현된다면 나도 동참할 것이다. 나도 내 근육의 힘으로 우리 나라 자연과 가슴이 따듯한 이웃을 만나고 싶다. 그날이 기다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