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과연 남자는 자신의 여자를 위하여 목숨을 버릴 수 있을까? 물론 이런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에 여자는 사랑을 위해 조국도 가족도 자신의 목숨도 버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남자가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릴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있다 이다. 바로 이 책의 내용이 이것이다.

 

<용의자 X의 헌신>(현대문학, 2006)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와는 내게 두 번째 만남이었다. 지난 겨울에 그의 책 <레몬>(노블하우스, 2005)을 처음 보았다. 과학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가진 작가로 보여졌다. 몰론 그의 전공이 공과 계통이기 때문이리라. 공대 출신인 그가 추리소설을 쓰다 보니 소설의 완성도 측면에서 보면 더욱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 같다. 이 책도 역시 완성도 높은 그런 추리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 남자는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수학 선생이 아니었다. 수학 분야에서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수학을 전공한 천재라면 가장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보여진다. 소설 곳곳에 그는 그의 천재성을 발휘하여 수사에 혼선을 준다. 즉 자신의 이성적인 평소 성격과는 다르게 감성적인 사랑을 위해 자신의 천재성을 사용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는 헌신을 한다.

 

이 책의 제목에 나와 있는 헌신(獻身)의 사전적 의미는 ~를 대신에, ~를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힘을 다함이다. 남자 주인공은 정말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 몸과 마음을 바친다. 아니 오직 하나뿐인 그의 삶을 바친다. 그러나 그 여자는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어떨까!

 

주인공이 사랑하는 옆집 여자는 우연히 살인자가 된다. 그녀는 자신을 괴롭히던 전 남편을 엉겁결에 살해하고 만다. 그러자 주인공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그의 천재적인 머리를 이용하여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날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완전범죄를 꿈꾸는 이 천재의 계획은 또 다른 천재와 대결하게 되는데, 두 천재는 대학교 동창이었고, 서로의 천재성을 인정하는 사이었다.

 

경찰은 수사를 하고 있지만 이 천재가 조작해낸 증거와 알리바이 속에서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는다. 하지만 또 한 명의 천재는 이 사건이 철저히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어 벌어지는 반전, 독자들은 아마 이 부분에서 크게 놀랄 것이다.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천재가 만들어내는, 이 상상할 수 없는 반전은 읽는 이들을 경악하게 한다. 선입견이 맹점을 찌른다 라고 이 책에 나오는 말이 읽는 이들에게 진리로 다가온다.

 

이 책을 다 읽고는 가장 이성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감성적인 사랑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들은 과연 몇 년 형을 선고 받고 출옥해서 그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고는 괜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