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적평형 - 읽고 나면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매혹의 책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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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이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머리털은 일 년에 10센티미터 이상 자랄 정도로 변화를 실감하게도 한다. 이는 우리 몸이 변화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다.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는 말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생명현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음식물을 섭취해야만 한다.

우리는 때로 허기를 느낀다. 이는 평형상태를 이루고자 하는 우리 몸의 목소리다. 외부로부터 섭취한 음식을 통해 우리의 몸은 현상을 유지할 수 있다. 몸에 흡수된 단백질은 분자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다시 단백질로 합성된다. 이렇게 사람의 몸은 순환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순환한다. 요컨대 우리는 큰 생태계의 한 구성원이다.

신간 <동적 평형>(은행나무.2010년)은 생태계의 구성부분인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루고 있다. 그 의미를 책의 제목과 같이 ‘동적 평형’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단어는 루돌프 쇤하이머가 만들어낸 단어다. 명확하게 뜻을 밝히자면,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분자는 환경에서부터 와서 한때 머무르면서 우리를 만들어내고 다음 순간에는 다시 환경 속으로 분해되어 간다. 이 흐름 속에서 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변하고 간신히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 흐름 자체가 ‘살아있다’고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이란 동적 평형 상태에 있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동적 평형 상태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균형이 깨지므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요컨대 질병이 생기거나 노화 혹은 생명을 잃는다. 그 균형이 깨졌을 때 이를 다시 되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테면 피부에 노화가 생겼을 때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성분을 섭취하거나 그런 성분을 피부에 직접 바르는 방법으로 말이다.

콜라겐은 세포와의 세포의 틈을 채워주는 쿠션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단백질이고 또 피부의 탄력을 좌우해준다. 그래서 요즘 콜라겐을 첨가한 화장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이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먼저 콜라겐 섭취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식품으로 섭취한 콜라겐은 소화관 내에서 소화효소의 작용으로 인해 알갱이처럼 쪼개진 아미노산의 형태로 흡수된다. 콜라겐은 그다지 효율적으로 소화되는 단백질이 아니다. 소화되지 못한 부분은 그대로 밖으로 배출되고 만다. 한편, 흡수된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합성재료가 된다. 하지만 콜라겐에서 유래된 아미노산이 반드시 체내 콜라겐의 원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대부분 콜라겐화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콜라겐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글리신, 프롤린, 알라닌과 같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아미노산이며 온갖 식품 단백질로부터 얻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아미노산을 만들면서 체내에서도 합성할 수 있는, 즉 비필수아미노산이다. 요컨대 먹어서 콜라겐을 흡수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콜라겐이 함유되어 있는 화장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효과가 없지만 “만약 피부가 팽팽해진다면 그것은 콜라겐의 효과가 아니라 그저 피부의 주름진 곳이 히알루론산이나 요소, 글리세린 등의 보습제로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며 저자는 효과가 없음을 단언하고 있다.

저자는 ‘비만’도 동적 평형이 깨진 상태라고 말한다. 우리의 몸은 기아 상태에 적응해 왔다. 다시 말해 구석기 시대 사람들처럼 한 번 음식을 먹으면 다음에는 언제 먹을지 모르기에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지방의 형태로 몸에 보관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대인의 삶은 어떤가. 지금 우리는 포식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몸은 기아 상태로 알고 지방을 예전과 같이 몸에 보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비만’이다.

우리 몸이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에너지가 있다. 체온을 유지시켜 주고 각종 장기를 움직이기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열량이 필요한데, 이를 기초 대사량이라 부른다. 성인은 하루에 2천 킬로칼로리의 열량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그것이 바로 비만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우리 몸은 기초 대사량을 넘는 에너지는 몸에 지방 형태로 보관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저자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분자차원에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잉여 칼로리를 여분의 운동으로 소모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상당히 어렵다. “한번 체내에 들어온 칼로리는 운동으로 연소하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운동량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컨대 500킬로 칼로리에 해당하는 케이크를 먹었을 경우 이를 소모하기 위해서는 평형으로 1시간을 수영해야 하며, 조깅으로 치면 10킬로미터를 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가 힘들다.

두 번째는 먹는 방법을 바꾸는 방법이다. 저자는 조금씩 자주 먹으라고 권한다.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혈당치가 갑자기 상승하여 인슐린이 대량으로 방출된다. 이 때문에 지방세포는 에너지를 붙잡아 저장한다. 거꾸로 가능한 한 인슐린이 방출되지 않도록 조금씩 먹는 다면 그만큼 지방세포가 받아들이는 명령은 적어지게 된다. 그래서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그래서 느린 음식(slow food)를 선택해 천천히 먹으라고 말하고 있다. 느린 음식이란 곡곡 잘 씹어야 하는 것, 소화와 흡수가 천천히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에는 이외에도 유전자 공학으로 만든 곡물, 생체 줄기 세포, 병원체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몸이 동적 평형을 유지하게 하거나 아니면 평형을 파괴하는 부분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런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기에 내용이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자의 좋은 글 솜씨는 이러한 우려를 깨끗이 씻어준다. 저자는 이런 주제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저자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교수로 국내에 <생물과 무생물 사이>, <모자란 남자들>이 번역 소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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