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생태학 강의 - 경이롭고 역동적인 자연으로의 안내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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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환경’은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화두다. 우리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오만함은 인간이 지구의 지배자로 행동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지구 전체 생태계는 파괴되어 가고 있으며, 그 결과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 생물 다양성 파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세기 중반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통해 살충제로 인해 새들이 사라지고 있음을 폭로했다. 그 이래로 우리는 자연에 대해 새로운 시작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자연의 무분별한 파괴는 지속되고 있다. 갯벌을 매립하거나, 댐 건설과 같은 인간의 행동은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는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개발 바이러스’에 깊이 감염되어 있어 보인다. 이를테면 생태 경제학자들은 갯벌을 매립해서 개발하는 일보다 이를 보전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도 사람들에겐 개발만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은 한 번 파괴되면 이를 되돌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자연생태계란 오랜 기간에 걸친 환경의 변화에 동식물들이 적응함으로써 균형이 잡힌 상태이다. 그러나 자연의 파괴로 인해 벌어지는 환경의 변화는 급속하게 이루어진다. 동식물들은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결과적으로 자연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만다. 제임스 러브록은 자신의 책 <가이아>에서 지구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구도 사람의 몸과 같이 항상성을 지니고 있어 항상 균형으로 나아가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람의 몸도 건강한 면역시스템이 작용해서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는 건강하다. 그렇지만 균형이 깨진다면 우리 몸은 병이 든다. 지구는 현재 균형이 지속적으로 깨지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말해 지금 지구는 병이 들어있다. 지구를 균형 있게 만들려는 항상성이 임계치를 지났다는 의미이리라. 이는 우리가 자연에 대해서 너무도 모르고 있기에 일어난 일이다. 그래서 생태계가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고, 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야만 한다.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문을 ‘생태학(ecology)'이라고 부른다. 생태학은 “생물과 그 생물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p.25)이다. 다시 말해 생태학은 생물과 환경이라는 구성요소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지구는 4분의 3이 물이고 4분의 1이 육지다. 신간 <숲 생태학 강의>(지성사.2009년)는 육지 생태 중에서도 숲 생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공저자인 차윤정, 전승훈은 부부 생태학자로 차윤정 박사는 <신갈나무 투쟁기>, <식물은 왜 바흐를 좋아할까> 등 생태에 관한 많은 책을 지은 사람이다.

숲 생태계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숲 생태계의 구성을 알아야만 한다. 생태계는 생물 요소와 비생물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생물요소는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비생물 요소란 환경을 일컫는 말이다.

숲 생태계에 있어서 생산자는 당연히 식물이다.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탄수화물을 생산한다. 식물은 태양빛과 물, 그리고 땅속 영양분을 이용해서 줄기, 가지, 뿌리, 꽃, 열매, 잎을 만든다. 소비자는 스스로 양분을 합성할 수 없기에 생산자인 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식물을 먹는 곤충이나 조류, 일부 포유동물을 일차 소비자라고 한다. 일차 소비자가 식물을 먹는 행위를 초식이라고 부른다. 이차 소비자와 고차 소비자는 일차 소비자를 먹는데 이들은 육식동물들로, 이런 행위를 포식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일차 소비자는 식물이 생산한 조직을 섭취하여 보다 영양가 높은 조직을 만들며, 이들이 만든 지방이나 단백질은 이차 소비자의 먹잇감이 되므로 일차 소비자는 이차 생산자라고도 부른다.

마지막으로 숲 생태계에서 분해자는 청소부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단순한 청소는 아니고, 청소한 물질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포괄적이고 생산적인 역할을 한다. 모든 생물은 당연히 죽는다. 죽은 생물의 시체가 그대로 있다면 우리 주변 모습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분해자는 이러한 생물의 사체를 분해한다. 이 분해자는 낙엽 밑이나 땅속에 있어 우리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생물들이다. 선충류, 원생동물, 윤충류와 같은 토양 동물과 세균, 방사선균, 곰팡이, 조류 등의 토양 미생물이 대표적인 분해자이다. 이 분해자의 역할로 말미암아 죽은 생물은 분해되고, 식물은 이렇게 생긴 물질을 이용해 살아간다. 숲 생태계는 자연이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비생물 요소인 환경에 대해 알아보자. 환경은 생태계의 물질적 환경을 나타내는 위도, 경도, 고도, 기후를 말하는 ‘조건’과 생물에게 이용되는 빛, 물, 영양염류와 같은 ‘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요컨대 숲 생태계는 다양한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는 말이다. 또한 이러한 요소에 의해 숲 생태계는 정교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인간은 아직 생태계의 요소 간에 상호작용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생태학은 이런 의문에 대해 답을 해주고 있다.

숲 속의 초록색 나무나 풀들, 그리고 다양한 색깔의 꽃들과 열매, 새들의 다양한 소리는 인간의 눈으로 보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미시적인 시각에서 보면 개체 간, 종간, 집단 간에 경쟁과 협력, 기만과 같은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공간과 빛, 양분과 같은 자원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은 가장 일반적인 상호작용의 예이다. 이러한 경쟁은 생물들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생물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성을 발달시키거나 저항성을 갖추어야 한다. 결국 이러한 경쟁은 진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에 <~강의>라고 적혀있다. 대학교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그러다 보니 딱딱한 면이 있다. 그러나 찬찬히 읽어 가면 자연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으리라. 독자들은 자연의 경이로운 모습 속에 담겨져 있는 깊은 뜻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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