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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구희연.이은주 지음 / 거름 / 2009년 4월
평점 :
얼마 전 베이비 파우더에서 '석면 탈크(활석)'가 사용되어 큰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게다가 어린이 위생용품에는 벤질알코올과 향료, 폴리에틸렌 글리콜(PEG)복합물질, 파라벤류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었다. 파라벤류는 내분비계 교란 영향, 향료는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벤질알코올은 피부자극과 신경독성 우려, PEG복합물질은 암과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가능한 피해야 할 화학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화장품이나 위생용품에 이런 유해한 화학물질을 들어 있을까? 소비자들은 이런 물질이 화장품에 들어있다는 것을 알까? 신간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가치.2009년)에 그 답이 들어있다.
국내 굴지 화장품 회사의 제품 원가를 공개한 자료를 한 번 보도록 하자. 원료 값은 6%에 불과했다. 용기와 라벨의 비중이 8.7%다. 원료보다는 보여주는 용기에 더 많은 돈을 들이고 있다는 말이다. 연구개발비를 많이 쓰는지 여부를 알아보니 이는 1.8%였다. 광고비와 기타 마케팅 비용이 24%에 달하고, 중간 유통 발생비가 무려 40%다. 무언가 문제가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능성 화장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하면 ‘미백에 도움을 주는 제품’, ‘주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 ‘피부를 곱게 태워주거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을 일컫는다. 저자는 “기능성 화장품은 일단 그 정의부터 수정되어야 한다. 용어가 주는 환상과 현실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미백화장품의 경우를 보면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우리나라나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경우에는 얼굴이 하얗게 보이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은 미백 화장품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제조자들은 화장품에 수은을 넣는다. 수은은 마법처럼 즉각적인 피부 미백에 효과를 가져 온다. 그러나 수은을 피부에 바르면, 콩팥과 신경 계통에 손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만성 중독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 화장품에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그러나 수은 함유 화장품은 중국이나 국내에서 음성적으로 제조되어 유통되고 있다.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다.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잇거나 효과를 봤다면 그 제품은 일단 의심의 여지가 있다. 이런 제품의 대부분은 산화납, 수은화합물, 하이드로퀴논 등 사용 금지 원료로 만들어진 경우이다”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런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 조직은 당연히 파괴되며, 체내에 축적되어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한국 여성들은 세안 후엔 반드시 스킨-로션-에센스-크림 ‘4종 세트’를 순서대로 발라야 한다고 알고 있다. 이는 순전히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전략에 세뇌된 증거다. 4종 세트에 들어 있는 각각의 화장품은 점성과 탄성에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다 같은 제품이다. 유사한 원료에 폴리머를 어떤 식으로 다루느냐에 따라 묽으면 스킨, 점성이 높은 순서대로 로션, 에센스, 크림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여태 화장품 회사의 상술에 속은 셈이다. 그 결과 우리는 화장품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피부는 숨 쉴 틈조차 없다. 화장품 회사의 상업성에 여성의 피부는 오히려 망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의 파우치를 다이어트 하라.”
그러나 제일 큰 문제는 화장품 원료에 있다. 2008년10월부터는 화장품에 첨가된 전체 성분을 순서대로 표시하는 ‘전성분 표시제’가 의무화됐다. 그래서 화장품 용기에는 성분이 표기되어 있다. 그렇지만 일반인이 읽어봐야 잘 모르는 재료뿐이다. 저자는 파라벤, 아보벤젠, 이소프로필 알코올, 소디움 라우릴 황산염 등 위험성이 가장 높은 20가지 화학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피하라고 말한다. 이 책의 끝에는 특별 부록으로 ‘반드시 피해야 할 대표적인 화장품 성분 20가지’ 카드가 들어 있어, 지갑에 넣고 다니다가 실제적으로 화장품 구매 시 선택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화장품 매장에서 전성분 표시를 확인해보면, 이러한 유해 성분이 하나도 안 들어간 제품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급적이면 이런 성분이 최소로 들어간 제품을 선택해야만 한다. 이제 공은 소비자에게 돌아와 있다. 화장품 회사의 나쁜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나서야 한다. 일단 위험성이 높은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퇴출시켜야 한다. 이것이 건강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