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드부로브니크 성벽
“여행은
돈이 많다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돈이 있다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많다고 떠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시간이 없다고 떠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필자는 아주 오래전에 <두브로브니크는 그날도 눈부셨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에 있는 매우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을 하고 있다. 사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 이름 조차도 우리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다. 다만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을 한 나라이고, 내전을 겪었으며, 월드컵에 출전해서 4강에 들 정도의 축구의 강국이라는 정도가 아는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신간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가치창조.2009년)를 읽으니, 잊고 있었던 크로아티아와 두브로브니크(Dubrovnik)라는 도시 생각이 났다. 아드리아 해에 면한 두브로브니크에 가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인 보스니아를 지나야 한다. 이를테면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에서 섬과 같은 존재다.

아드리아의 보석으로 불리는 두브로브니크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가볼 만한 여행지를 알려주는 매체는 세상에 널렸다. 하지만 꼭 ‘그 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듣기는 쉽지 않다. 이 필러 게이트(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시작점)를 통과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이 꼭 ‘그 곳’에 갔어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두브로브니크는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 이 도시는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곳에 가면 절로 타임 머신을 탄 느낌이 든다. 중세의 도시이기에 성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지금도 화약고라는 별명을 듣고 있는 발칸반도이니 과거에도 전쟁은 일상사였을 터. 성벽 위에서 바라본 도시는 온통 빨간색이다. 집의 지붕이 모두 빨간색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곳을 여행하게 된 계기도 바로 두브로브니크의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고 한다. 성벽에서 바라본 아드리아 해의 푸른 바다는 엽서에서 볼 수 있는 사진 같다. 형형색색의 도시의 모습과 바다는 독자들에게 가볼만한 여행지임을 주장해준다.

다음 여정은 플리트비체(Plitvice)다. 이곳은 타임 머신을 타고 태고의 시대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플리트비체에는 울창한 천연림으로 둘러싸인 16개의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끊임없이 계단처럼 흘러내려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희귀 야생 동물식물의 보고다. 197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유럽인들이 살아있을 때 반드시 가봐야 할 비경으로 손꼽는 곳이다.

플리트비체의 호수 물빛은 석회 침전물로 인해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여름에는 파란빛을 띠고, 겨울에는 연한 초록빛으로 변한다. 보는 위치에 따라서도, 해가 비치는 각도에 따라서도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본래의 물빛은 터키 옥빛이라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독자들은 다만 이 책에 수록된 사진으로만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유고연방에서 독립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치뤘던 스틀리트(Split)를 지나 여행의 마지막은 자그레브(Zagreb)다.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수도다. 이 고풍스런 도시에서 남성들의 패션 코드인 넥타이가 탄생했다고 한다. 전쟁터로 나가는 사랑하는 아들에게, 사랑하는 연인에게 정성스럽게 수를 놓아 목을 매주었다는 넥타이. 사랑하는 이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도 여성이 남성에게 선물로 주는 넥타이의 의미는 그 시대와 마찬가지일 테다. 또 아침에 출근하는 남성의 넥타이에는 삶의 전쟁터인 직장에서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도 같으리라.

두 명의 저자(백승선. 변혜정)가 산문체와 운문체로 그려낸 크로아티아의 도시 모습과 자연은 멋진 사진과 아주 잘 어울린다. 이 책은 사진집이라고 할 정도로 멋진 수백 장의 사진이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온다.

여행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여행은 삶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또 다른 저편 어딘가에 사는 누군가의 삶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이들의 여행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드라보!(Zdravo, ‘안녕하세요’의 크로아티아 어) 라고 나도 그곳을 향하여 외치고 싶어진다. 그곳에 가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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