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경영의 지혜
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남상진.김상규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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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전기제작소를 세워 내셔널(National)과 파나소닉(Panasonic)과 같은 세계적인 전자제품 브랜드를 만든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94~1989)는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한 학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학력은 정말 성공하는 데에 필요치 않은 부분인가? 특히나 그가 사업을 하던 20세기 초에는 학벌이 없어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력이 높다는 점은 여러 가지를 함축하고 있다. 요컨대 학력이 높다는 말은 단순히 학력이라는 한 가지 요인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부모의 재력을 비롯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가족의 지적 수준과 관련이 있다.

그럼에도 열악한 조건 속의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한 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다. 바로 그의 삶에 대한 철학이 남다른 까닭이다. 그는 사업을 하는 데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했다. 신간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청림출판.2009년)에는 그의 경영철학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인생의 길은 크고 작은 오르내림이 따른다...그러므로 어쩌다가 위에 올라갔다고 해서 우쭐댈 필요도, 또 아래에 있다고 비관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묵묵한 자세로 밝은 희망을 가지고 걸어가는 일이다.”(18쪽)

마쓰시타의 말은 요즈음 같은 어려운 시기에 적합한 말로 들리지만, 실은 항상 맞는 말이다. 바람이나 바닷물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순환을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공기가 뜨거워지면 위로 올라가고 위에 있는 공기는 그 비운자리를 채우려 아래로 내려오는 법이다. 사람의 일도 마찬가지다.

위로 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아래로 내려오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오르려고만 하고 있다. 내려가 있어야 위를 알 수 있거늘. 마쓰시타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동안 사람은 갈고 닦이고 연마된다.”고 덧붙인다. 요컨대 마쓰시타의 철학은 ‘꾸준히 묵묵한 자세로 희망을 가지고 임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쉬워 보이지만 범상한 우리네 입장에서 보면 실천하기에 여간 어렵지 않다. 우리는 일상에서 조그만 일에도 일희일비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남의 눈치를 보면서 잘 안 될 경우 이리저리 바꿔보고 게다가 얼마나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가.

이런 부분에서 ‘경영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마쓰시타와 범인의 차이가 있다. 또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걱정거리는 좀 많은가. 금전적인 일에서부터 직장 업무, 자녀에 대한 일까지 우리는 걱정거리 때문에 온갖 인상을 쓰며 살고 있다. 마쓰시타는 이런 경우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걱정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걱정거리나 근심거리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21쪽)

마쓰시타의 낙천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어려운 환경에서 조차도 타산지석을 이끌어내고 있는 여유로움을 보라.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는 마쓰시타도 실패를 한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실패조차도 그에게는 성공의 바탕이다. 그가 생각하는 성공에 대한 기준도 색다르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은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실패하는 것도 괜찮다. 더불어 외형적으로, 타인이 보았을 때 그것이 실패가 아니라고 해도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해보았을 때 미련이 남는다면 스스로 그것을 실패로 인정해야 한다.”(91쪽) 고 말한다. 요컨대 남의 기준을 통해 성공을 판단하지 말고 스스로가 판단을 내리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만 500만 부가 팔린 책이라고 한다. 처음 출간된 연도는 1968년이니 일본의 경제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을 때였다. 그런 시기에도 마쓰시타는 어려운 시기를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마쓰시타의 이 책은 독자들에게 많은 위안과 희망을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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