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의경의 우주콘서트
태의경 지음 / 동아시아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행성 간 고속도로(Interplanetary Super Highway)’, ‘플라이 바이(Fly By)’, ‘테라포밍(terra forming)’...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우주를 정복하려는, 아니 ‘정복’이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이고 오만한 단어이니 쓰지 말기로 하자. 우주에 가까이 가려는 인간의 노력이 배어 있는 말이다.

이러한 단어들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책이 있다. 바로 <우주 콘서트>(동아시아.2007년)다. 2008년은 한국인이 인공위성을 타고 우주에 처음 발을 디딘 해다. 그리고 올해는 유엔에서 정한 ‘세계 천문의 해’다. 요즘 우주가 우리와 아주 가까워졌음을 실감한다. 그렇지만 위에 나열한 단어들처럼 우리에게 아직도 우주는 낯설다.

이 책 저자인 태의경은 방송국 아나운서다. 다시 말해 우주나 천문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혹시 학창시절에 이런 부분을 전공한 사람인가 해서 저자 약력을 살펴봤으나, 전혀 아니다. 자세히 읽어보니 초등학생 시절부터 SF 소설에서 시작해, 천문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젠 아마추어 천문학자가 된 사람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럼 이제부터 대단한 태의경 아나운서로부터 우주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지구에서 수성까지 가장 가까운 거리는 8천 킬로미터다. 직선거리로 탐사선을 보낸다면 3달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2004년8월에 발사한 수성 탐사선인 메신저호는 거의 7년에 걸쳐 79억 킬로미터를 비행해 2011년에 수성에 도착할 예정이다. 3달이면 충분한 거리를 거의 7년이나 걸리니 여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게 분명하다.

행성 사이의 공간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각 천체들의 중력이 작용하면서 보이지 않는 힘의 흐름이 있다. 그래서 행성 사이에서 가장 에너지를 적게 드는 통로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이 통로는 바로 고속도로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보이지 않는 우주의 도로를 ‘행성 간 고속도로(Interplanetary Super Highway)’라 한다. 그리고 행성 사이에 존재하는 중력을 이용하면 우주선이 가속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런 비행방법을 ‘플라이 바이(Fly By)’라고 한다.

메신저호는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플라이 바이를 한다. 지구를 떠난 지 1년 만인 2005년8월 지구로 되돌아 왔다가, 2007년6월에 다시 한 번 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궤도를 변경했다. 이어 수성을 세 번 플라이 바이하고 2011년 3월에 수성을 공전하는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요컨대 메신저호는 연료를 아끼기 위해 이렇게 먼 거리를 돌아서 가고 있다. 이 먼길이 바로 행성 간 고속도로이기도 하다.
'테라 포밍(terra forming)'은 외계 행성의 환경을 지구처럼 변화시키는 일을 일컫는 말이다. 즉 인간이 다른 행성에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작업인데,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바이오스피어 2’라는 프로젝트가 1991년부터 1993년까지 꼭 2년 동안 미국 애리조나의 투산에서 시행되었다. 지구의 환경을 그대로 본 뜬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8명의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이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실패 이유는 인간의 과학이 아직도 자연의 메커니즘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산소나 이산화탄소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어려웠고, 사람과 함께 바이오스피어 2에 들어가 있었던 식물이나 동물들도 제대로 생존하기 힘들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저자인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는 핼리 혜성이 지구에 온 해인 1835년에 태어났는데, 일기에서 핼리 혜성이 다시 지구에 오는 해에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쓴다. 1910년4월20일 핼리 혜성은 근일점을 통과했고, 마크 트웨인은 자신이 일기에서 쓴 대로 다음 날인 4월21일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우주와 관련된 재미있는 내용과 우주에 대한 많은 정보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아마추어가 쓴 만큼 일반인의 눈높이에 아주 잘 어울린다.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우주, 천문과 관련한 책을 한두 권 읽어보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책은 그 의미를 살리기에 적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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