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철학소년 - 생각의 스위치를 켜라
김보일 지음, 구연산 그림, 고흥준 편집 / 북멘토(도서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청소년을 위한 철학 에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 <14살 철학소년>(북멘토.2008년)은 청소년들에게 세상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이를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현재 국어교사인 김보일이 쓴 책이다.

필자가 청소년시절에는 정보를 습득하기 위한 방법은 어른들의 말씀, 책 그리고 또래 집단에서가 거의 전부였다. 그러나 요즘은 많이 다르다. 특히나 인터넷은 수많은 정보로 가득 차있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가 옳은 것은 아니다. 이 중에는 잘못된 정보도 수두룩하다. 어쩌면 인터넷에 있는 정보 중 많은 수가 잘못된 정보다. 이는 ‘정보의 오염’이라고 까지 표현될 정도로 왜곡된 정보가 판을 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것이 옳은 정보이고  어떤 것이 잘못된 정보인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인들조차도 이를 제대로 판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판단한다면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어떤 정보나 가치에 있어서도 그것을 한 번쯤은 다시 생각해보고, 나아가 역으로 판단해봐야 한다. 특히나 경험이부족한 청소년기에는 이러한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면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많이 가진다고 행복할까?“하고 저자는 묻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이 말에 어느정도 수긍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물질만능 시대에 있어서 ’소유‘는 복음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국가의 경제력과 행복 지수는 결코 정비례하지 않는다.“ 라고 단언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행복 = 소유/욕망‘이라면 분자인 소유가 아무리 커진다 해도 분모인 욕망도 같이 커진다면 행복감은 결코 증진되지 않는다. 그러나 욕망이 크지 않다면 소유가 조금만 늘어나도 쉽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적절하게 욕망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어떤 풀을 잡초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생각해보기로 하자. 먼저 잡초라고 하면 우리 인간이 필요로 하는 작물 재배에 훼방을 주는 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이 잡초가 우리에게 필요한 작물보다 인간에게 더 유용한 점이 있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러니까 잡초와 필요한 작물을 구분하는 기준은 순전히 인간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지구 전체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모든 것이 우리 생태계에 필요한 것들이다. 인간이 마치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생각하는 자체가 오히려 문제가 있다. 저자는 이것보다도 더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136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250~300종의 야생 동식물이 멸종되고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추산이다. 지금 쓸모없다고 해서 멸종을 방치했다가 나중에 아쉬워해도 헛일이다. 어떤 것은 잡초라고 해서 푸대접을 하고 어떤 것은 작물이라고 융숭한 대접을 하는 태도부터 고쳐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공의 중심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대단히 교훈적이다. 일단 이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공의 중심은 공의 표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운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들은 자신의 나라가 중심인 것처럼 지도를 그리거나 자신의 나라를 기점으로 경도를 그리곤 한다. 물론 경도의 기준점은 이미 영국으로 판가름이 났다. 이는 힘의 논리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힘의 논리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용어로 확장이 된다. 유럽의 입장에서 아시아는 동쪽에 있는 나라이기에 오리엔트라고 불렀으며, 어의가 확장되어 오리엔탈리즘은 열등하다는 뜻으로 변해버렸다. 즉 서양인들은 자신들을 기준으로 삼아 동서로 나누고 또 동쪽을 열등하다고 까지 생각한 것이다. 공의 중심은 안보이는 곳에 있거늘 그들은 이러한 상식마저도 그들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해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는, 그 뜻이 잘못일수도 있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아주 필요한 내용들이다. 아니 성인들에게도 읽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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