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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한 장짜리 기획서도 다르다
임정섭 지음 / 크레듀(credu)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이래 오랫동안 문자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것은 상류층만이 가질 수 있는 하나의 훈장 같은 것이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짐으로 인해 지식을 독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지식독점시대는 근대 교육 이후에 없어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글 읽기와 쓰기를 못하는 문맹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잘 쓰는 능력이다.
글쓰기가 일반인에게도 보편화되었지만,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즉 글쓰기는 관료나 기자, 문학가나 저술가 등 일부 계층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것이었다. 일반인이 글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글쓰기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인에게도 필수적인 요건이 되었다. 특히나 인터넷 시대에 들어오면서 글쓰기는 일반인들에게도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신문이나 책을 통해서만이 자신의 글을 남에게 널리 보여줄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서 쉽게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의 글을 알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글쓰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글쓰기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지 않는다. 말하는 능력은 어느 정도 유전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말하기는 우리 유전자와 뇌에 존재한다. 그러나 문자는 발명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우리 유전자 안에 들어올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글쓰기는 배워야 한다.
이 책 <프로는 한 장짜리 기획서도 다르다>(크레듀.2008년)는 제목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비즈니스 글쓰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글이나 일반적인 글이나 남에게 읽혀져야 하는 글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자인 임정섭은. “우리가 흔히 범하는 오류 중의 하나는 비즈니스 글쓰기와 편지나 수필, 논술 등과 같이 비업무적 글쓰기를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든 글쓰기는 형식이 다를 뿐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는 점에서 똑 같다. 그 목표란 글로 글쓴이의 생각을 명쾌하게 전달하는 것이다.”(110쪽) 라고 말하며 ‘모든 글쓰기는 하나로 통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가 글쓰기를 잘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스타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만의 독특한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스타 이론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일단 저자는 스타 이론을 비즈 라이팅과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스타 이론은 꼭지점이 5개인 별을 그리고 각 꼭지점을 5개의 단계로 나누고 있다. 첫꼭지점은 1단계인데 '아이디어를 떠올리기(Idea)'라는 제목을 붙이고 있다. 두 번째 꼭지점은 ‘생각 토해내기(Think out)', 세 번째는 ’정리하기(arrangement)', 네 번째는 ‘조사와 분석하기(Research)'’, 마지막 단계는 ‘글쓰기(Biz Writing)'라고 말하고 있다.
단계별로 부연설명을 하자면
1단계(Idea)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단계로, 무엇을 쓸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목적에 따라 기획서, 제안서, 보고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2단계(Think out)는 기획의 주제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생각나는 대로 모두 토해내는 과정으로 단어들을 마구 적어 나가는 단계이다.
3단계(arrangement)는 2단계에서 토해낸 단어들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4단계(Research)는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단계로 기획의 문제점이나 의문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단계다.
마지막 단계(Biz Writing)는 글을 쓰는 단계로 비즈 라이팅의 최종 과정으로 문서를 완성하는 단계이다.
위에 설명한 스타 이론은 비즈니스 글쓰기에서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글쓰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단 어떤 주제로 글을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첫 단계이고, 선택된 주제에 맞추어 그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생각해내고 이를 정리하고, 네 번째는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고 마지막으로 글을 쓰면 된다.
생각해보니 필자의 경우에도 글쓰기를 할 때에는 스타이론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특히나 2단계인 ‘생각 토해내기(Think out)’는 필자가 아주 중요시하는 과정으로 필자는 주제와 관련된 단어들을 가급적이면 많은 양을 스크립트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글을 쓸 때에는 이 단어들을 순서에 맞추어 정리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이어나간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항상 어렵다. 이 부분을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실전을 많이 해야 하는데, 이 책의 후반부에는 저자가 직접 작성한 문서를 중심으로 실전 매뉴얼이 있어, 독자들에게는 글쓰기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비즈니스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지만,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모든 글쓰기는 하나로 통한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는 글쓰기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에게 효과적으로 명쾌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