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슬람 - 이슬람은 전쟁과 불관용의 종교인가 ㅣ 고정관념 Q 9
폴 발타 지음, 정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세종 즉위식에 이슬람 사람(回回 노인)들이 참석한 기록이 나온다. 지금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낯선 장면이지만, 이슬람권과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봐도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각종 문헌을 통해서 보면 신라시대이래로 중동지역과 무역거래 및 인적 왕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한국전쟁 때에 터키의 참전으로 이슬람사원도 한국에 생기는 등 지리적으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 ‘이슬람’이라고 하면 심정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도 않다. 최근에 와서야 정수일교수나 이희수교수에 의해 이슬람이란 종교에 대한 책이 소개되었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먼나라 이야기였으며, 오히려 서양의 기독교권 국가를 통해서 들여온 자료로 인하여 그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무하마드’라는 이름조차도 영어권에서 부르는 이름인 ‘마호메트’로 우리에게 알려졌으며, 경전인 ‘꾸란’도 영어식인 ‘코란’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슬람에대해 잘못알고 있는 것은 정말 많다. 이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 책은 프랑스에서 발간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슬람>(웅진지식하우스.2007년)에 보면 우리가 이슬람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19가지 경우가 소개되고 있는데, 저자인 폴 발타는 르몽드지의 기자를 거쳐 현재 파리3대학 현대동양학연구소의 명예소장으로 있는 중동지역전문가다.
‘이슬람교의 원동력은 정복전쟁이다’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부분이다. 물론 정복전쟁을 통해서 이슬람교가 전파되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일단 마호메트가 아라비아 반도에 이슬람교를 전파한 것은 기본적으로 전투를 통해서 였다. 그리고 732년 투르-푸아티에 전투가 벌어지며 서진이 멈추게 되지만, 이 시기에 이르러서 이슬람권 영역은 스페인에까지 미치게 된다. 이렇게 정복전쟁을 통한 전파는 10세기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11세기에 시작된 두 번째 영토 확장은 상인과 선교사들이 이루어낸 평화적인 정복이었으며 17세기까지 지속된다.
세 번째의 영토 확장은 오스만 제국이 중심에 있었다. 오스만 제국은 1453년에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면서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킨다. 그리고 이스탄불이라는 이름의 도시가 생겨나며 발칸반도를 통해 유럽중심부로 나아간다.
이렇게 이슬람의 세계 전파는 어느 정도 무력에 의한 부분도 있지만 그것으로는 모든 것이 해석되지 않는다. 즉 정복전쟁을 통해서 확장을 했다는 것은 이슬람의 역사를 보면 결코 진실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랍사람은 모두 이슬람교도이다’라는 고정관념에 대해서 알아보자. 21세기 지금 이슬람교도는 약 15억 명에 달하며, 그 중 아람사람은 3억 명뿐이다. 또한 예수 탄생이래로 아람사람들 중 약 8퍼센트는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아랍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이슬람교도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한 착각이라는 말이다. 아랍지역 이외에 이슬람교도의 분포를 보면 인도네시아가 전체인구 2억3천만 명 중 87퍼센트가 이슬람교도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도 500만에서 700만 명의 이슬람교도가 있고, 유럽연합의 이슬람교도는 1800만 명에서 2000만 명 사이로 추정된다고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규모가 훨씬 큰 것임을 알 수 있다.
세계종교보고서를 보면 2001년부터 역사상 처음으로 이슬람교도의 수가 가톨릭교도 수를 넘어서 13억에서 15억 명 정도의 신도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니 인구수로 보면 이미 이슬람교는 세계 최대의 종교가 된 것이다.
이슬람하면 우리에게 쉽게 연상되는 것은 유대교다. 같은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유일신을 믿고 있는 등 공통점도 있지만, 가장 대립을 많이 하고 있는 종교이기도 하다.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에 대해서도 우리는 많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또 유대인이 디아스포라를 끝내고 자신의 나라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권의 책을 연결하여 보자.
<유대인>(웅진지식하우스.2008년)에는 ‘유대인은 지적인 산업에 종사하며, 육체적인 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다’는 통념이 있다. 이 말이 진실일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유대인 보다는 노벨상을 받은 유대인이 훨씬 많다는 데에서 일단 육체보다는 머리를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예술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도 많고 금융 분야에도 상당수의 유대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유대인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진실이다. 즉 유대인의 나리인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되었을 때, 모든 국민이 지적인 분야에서만 일한다고 하면 나라가 제대로 운영이 되겠는가. 물론 이 때문에 건국 초에는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은 군인에서부터 농부 등 많은 사람이 육체노동으로 살아가고 있다.
바브라 스트라이젠트라는 이름의 여배우가 있다. 그녀는 매부리코를 한 결코 예쁘지는 않은 얼굴을 가진 배우이다. 그녀는 유대인이다. 과연 유대인은 바브라 스트라이젠트처럼 매부리코를 가지고 있으며, 신체적인 특성이 있는가? 이 역시도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커다란 코’에 대한 고정관념은 이미 지나간 민담들을 모아놓은 창고에 처박아야 할 정도로 잘못된 것이다. 러시아에서 온 금발의 키 큰 유대인도 있으며, 흑단처럼 새까만 피부의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도 있다. 또 머리털이 검은 모로코인과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유대인(사브라)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는 것처럼 유대인들의 얼굴도 다양하다.
<팔레스타인>(웅진지식하우스.2008년) 은 팔레스타인 분쟁의 원인이 종교문제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저자인 오드 시놀은 종교문제로 비춰지는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종교문제인 것처럼 대외적인 발표를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종교문제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수사(修辭)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양진영은 오로지 ‘영토 확보’ 때문에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우선 저자는 역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인들의 팔레스타인 유입은 2차세계대전후에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국가를 수립하게 함으로써 문제가 본격화 된다. 몇 차례의 걸친 이스라엘과 아랍 측의 전쟁은 오히려 이스라엘의 영토를 늘려주고 말았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에게 전쟁 이전 상태로 철수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결코 그 땅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들이 점령한 땅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함으로써 그곳을 군사적 전초기지로 만들고 있으며, 또한 요르단 서안 및 골란 고원 지역은 수자원이 풍부해 경제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땅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이스라엘입장에서는 큰 영토를 확보해서 더 많은 유대인을 유입할 수 있을뿐더러 군사적 경제적으로도 강력해 질수 있기에 그들은 무력으로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에 반해 그 곳에 오랜 기간(거의 2,000년 이상) 거주해 왔던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기본적인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 양진영 사이에 지속적인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웅진지식하우스에서 고정관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리즈로 발간하고 있는 책 중 세 권으로, 이 시리즈는 21세기의 세계화 시대에 지식인으로서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파헤치고 이를 수정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프랑스에서 출간본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들을 통해서 독자들은 세계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