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기 - 세계가 높이 산
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기(文氣)라는 단어를 처음 본 것이기에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문장의 기세’라고 나온다. 그러나 이 책 <세계가 높이 산 한국의 문기>(소나무.2007년)에서는 다른 뜻으로 쓰였다. 저자인 최준식은 서문에서 “세련된 한국 文化(의 기운)을 문기” 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화의 기운 중에서 세계가 높이 산 것을 과연 어떤 것일까?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하지만 일단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문은 넓은 의미의 문화를 지칭하는데, 특히 인문과 관련성이 높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뛰어난 문자의 발명, 출판 그리고 인쇄문화의 괄목할 성장, 기록을 중시하는 정신, 역사나 문화를 공정하게 보존하려는 높은 의식 등을 말합니다.”

2001년 유네스코는 한국의 ‘직지심체요절(직지)‘을 세계기록문화 유산으로 선정 발표한다. 직지는 금속활자로 찍은 문서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또한 직지는 해당 유물이 본국에 없으면서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일한 경우라고 한다. 그렇다면 직지는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직지는 프랑스 파리의 국립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것이고 또 세계 최고의 금속 인쇄본으로 밝혀진 과정이 이 책에는 자세히 밝히고 있는데, 소설 <리진>에 나온 ‘콜랭 드 플랑시’가 조선에서 수집하여 프랑스로 보낸 것이라고 한다.

또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다라니경)’도 신라 시대의 것이다. 제작 년도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무구정관대다라니경이 세계 최고인 것을 알 수가 있다.

또한 한국인의 기록정신을 증명하는 것으로는 ‘고려대장경’,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들 수 있다. 이 세 가지 유물은 모두 유네스코의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으로 한국 기록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고려대장경’은 총 글자 수가 5천2백만 자가 넘습니다. 그러나 오탈자 수는 불과 130여 자에 불과하다고 하니 제작 당시의 장인들의 투철한 정신으로 지극정성을 기울였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 유산에 등재된다. ‘조선왕조실록’이라고 하면 조선 500년 동안에 일어난 일을 아주 세밀하게 적어 놓은 기록이다. 그렇다면 동양에서 역사책을 최초로 만든 중국의 역사서적도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중국의 ‘명실록’이나 ‘청실록’은 등재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것은 질과 양 모두에 있어서 ‘조선왕조실록’ 훨씬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나타낸 부분을 보면 나조차도 한글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인 최준식 교수이다. 이 책을 따라 읽다보면, 소개된 유물들이 세계적으로 아주 우수한 문화유산이라는 것을 과학적인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설명해주고 있다. 마치 최준식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문서의 형식이 강의체로 쓰여 졌기 때문인 것 같다.

“언어와 문자와 책 그리고 이것들이 결집된 것을 문화의 축적이라고 할 때, 한국은 이 방면에서 인류 역사상 특출한 국가라고 하겠습니다.”라는 최준식 교수의 말은 우리의 소중하고 뛰어난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우리들에게 더욱 더 공부해야 할 것을 강조하는 것처럼 들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