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조상을 찾아서 - 제노그래픽 프로젝트
스펜서 웰스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최근 같은 주제의 책이 두 권 출간이 되었다. 한 권은 <최초의 남자>(사이언스북스.2007년)이고 한 권은 이 책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말글빛냄.2007년)이다. 이 두 권의 책은 염색체를 통해 인간의 기원을 찾는 프로젝트인 제노그래픽 프로젝트(Genographic Project)를 다루고 있다. 제노그래픽은 유전자(gene)와 지리학(geographic)을 합성한 단어이다.  그런데 이 두 권의 저자는 같은 사람이었다. 스펜스 웰스라는 이름의 젊은 학자이다 그렇다면 제노그라픽 프로젝트란 무엇일까.

이는 유전자연구를 통해서 호모 사피엔스가 언제 탄생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한 종으로서 우리 인간들이 공유하고 있는 과거에 대한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핵심인 것이다.

인간의 습성 중 하나는 어떤 대상이 되는 사물이 있을 때 그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방법을 만드는 것이다. 책으로 말한다면 소설이나 인문 그리고 실용과 같이 어떤 기준을 정해서 분류하듯이 이 지구상의 생물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어떤 기준에 의거해 분류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 대상이 너무 많기에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18세기 스웨덴의 식물학자인 카를 폰 린네(Carl von Linne)는 세계의 모든 종에 대한 분류법을 고안했다. 이 분류법은 이명법(二名法, binominal nomenclature)으로 생물의 학명을 속(屬)과 종(種)으로 표기하는 체계로 그는 인간에게 호모(속) 사피엔스(종)(homo sapiens)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또한 린네는 호모 사피엔스의 외적인 면모를 기준으로 아페르(아프리칸), 아메리카누스(아메리칸), 아시아티쿠스(아시안), 에우로파이우스(유러피안) 그리고 몬스트로수스로 아종을 정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외적인 모습이 이렇게 다를까?

예전에는 인간이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통해서 호모 사피엔스를 연구하려고 했다. 형태학(morphology)라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런 연구방법은 20세기 중반에 DNA를 발견하면서  바뀌게 된다. 즉 유전자를 통해서 우리 인간의 기원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것이다.

“분자생물학의 진보는 유전적 성질의 핵심, 즉 분자 DNA의 해독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우리가 왜 현재와 같은 모습을 이루게 되었는가 하는 매커니즘의 연구도 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게다가 DNA는 간단한 암호로 적힌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25쪽)

그러나 인간의 유전자는 쉽게 그 안에 담긴 비밀을 내놓지는 않았다. 과학자들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1980년대에 이르러서 DNA 염기서열 분석기술을 앞세워 미토콘트리아 DNA를 연구하면서 인간 최초의 여자인 이브를 찾아내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그녀의 이름은 ‘미토콘트리아 이브’가 되었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이브의 짝인 아담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Y염색체 ’를 분석해낼 만큼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과학은 Y염색체에서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나는 수백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Y염색체’는 인간의 기원을 밝히는 데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Y염색체를 제외한 모든 염색체는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받은 염색체를 재조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다양한 재조합을 통하여 인간은 진화의 길을 걸어오긴 했지만, 많은 재조합은 그만큼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를 밝히는 데에는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Y염색체는 뒤섞임이나 재조합 없이 대대로 남성에게만 전해진다. 그래서 Y염색체가 유전학자들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Y염색체는 재조합되지 않은 순수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각 지역에 사는 남자들의 Y염색체를 채집해서 연구하면 Y염색체의 특정한 부분에 유전표지가 같은 그룹이 있다. 이들은 '하플로그룹(Haplo group)'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공통조상을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이를 통해서 그 공통조상이 언제 어느 곳에 존재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유전자만을 가지고 인류의 지구상에서의 모든 여정을 파헤칠 수는 없다. 고고학, 기후학, 언어학 등 다른 분야의 자료가 더해짐으로써 우리는 과거 우리 선조의 모습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유전자 증거는 ‘누가’, ‘어디에서’,‘언제’라는 물음에는 대답할 수 있지만 ‘왜’와 ‘어떻게’라는 물음에는 대답할 수 없는데, 이는 고고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런 과학적인 증거를 종합해보면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미토콘트리아 이브’는 17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살았고, 아담은 6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 살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담과 이브의 탄생시기가 이렇게 다른 이유는 왜일까?

“이브와 같은 시대에 존재하던 남성 혈통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초기 인류의 성적 습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통집단에서는 소수의 남자들이 종족번식을 도맡는다”(193쪽)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나의 Y염색체는 어떤 하플로그룹에 속해있는지 궁금하다. 나의 조상은 아프리카에서 언제 출발했으며, 언제 한반도에 도착했는지, 또 그들의 그 먼 여정에서의 삶이 어떠했는지가 궁금하다. 제노그래픽 프로젝트가 더욱 발전한다면 아마 나의 의문이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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