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 나는 원한다! 권력과 부 그리고 영원한 젊음을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 5
필리스 A.티클 지음, 남경태 옮김 / 민음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 시리즈의 5번째 책, 100쪽도 안 되는 분량,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주제.

이 책을 처음 잡고서 나는 아주 만만하게 생각했다. ‘이 책 정도면 1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시작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었다. 내가 느낀 심정은 바로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먼저 저자에 대한 소개를 봤다. 저자인 필리스 A. 티클은 종교 전문지의 편집자와 강연을 하는 사람이다. ‘뭔가 기대하고 다르게 전개된다’고 생각이 든다. 인간의 욕망이나 본성은 생물이나 심리학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뭔가 어려운 부분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인간다운 특성, 즉 인간의 본능이 무엇이냐에 대해 우리들은 오랜 동안 이야기해왔다.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만이 가지는 특성이 그것이고, 이를 인간의 본능이나 욕망이라고 하기도 하고 종교에서는 인간의 죄라고도 한다.

‘시기, 탐식, 화, 게으름, 탐욕, 정욕, 자만’이 인간이 가진 7가지의 본능이고 욕망이며 죄이다. 특히 “탐욕은 다른 모든 죄의 모체이자 기반이며 뿌리이자 짝이다“라고 이 책 <탐욕 -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민음사.2007년)의 저자는 서문에서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탐욕이 없다면 죄가 없어지고 정말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겠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죄의 근본이 되는 탐욕조차도 뭔가 우리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기에 인간 사회에 널리 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탐욕이란 것은 필요악이라는 것이고, 이런 탐욕을 사회적인 제도로서 어느 정도 통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저자는 탐욕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서구의 예술(문학과 미술)과 대중문화 속에 숨겨져 있는 심상(Imagination)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파악하고 있다.

먼저 ‘종교 시대’의 탐욕이다. 종교의 시대는 서기 1500년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즉 유럽에서 종교가 모든 권위의 정점에 있었던 시기를 말하는데, 히에로 나무스의 그림 『일곱가지 대죄』와 『건초수레』를 통해 탐욕을 설명하고 있다. 일곱가지 그림으로 인간의 죄를 설명하고 있는 『일곱가지 대죄』에서 탐욕을 나타내는 인물은 부패한 판사인데, 그는 한 손으로 판결을 내리면서 다른 손으로는 뇌물을 받고 있다. 그러니까 이 시대의 탐욕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탐욕스러움을 표현하고 있다.

두 번째는 ‘근대 이성의 시대’의 탐욕으로 흔히 이 시대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종교적 권위가 세상에서 약해지고 인간이라는 주제가 중심에 서는 이성의 시대를 말한다. 이 시대에 토마스 홉스는 죄의 규정이 사회적 계약, 즉 집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루소는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원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 과정에서 죄와 탐욕은 종교적인 쟁점 안에 머물지 않고 도덕적인 문제가 되어 서양 사상의 본류로 합류했다. 물론 보수적인 사상에서는 여전히 도덕의 연장선상에서 종교적인 문제로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권력과 부를 향한 현대’의 탐욕이다. 저자는 현대의 시작을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선언한 해인 1882년이라고 보고 있다. 벨기에 화가 제임스 엔소르의 그림을 통해 현대의 탐욕이 예전과 거의 유사하게 죄를 다룬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20세기에는 죄만이 아니라 종교 일반을 더 극적으로 다루게 되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인이 현대를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21세기 초를 판단하는 것은 후대가 할 일이다. 그렇기에 저자도 탐욕의 현대적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에 곤란을 느낀다고 하면서 본문을 끝낸다.

100쪽도 안 되는 책이었지만, 다 읽고는 쉽게 이 책을 정복하겠다는 애초의 내 생각자체가 탐욕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했다. 상당한 시간을 가지고 사색하면서 읽어봐야 탐욕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을만큼 어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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