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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환경주의자
이상돈 지음 / 브레인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2007년 5월초에 신문에 이러한 제목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지구 구할 시간 8년 남았다”
2007년 4월30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린 유엔산하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가 5월4일 ‘기후 변화 완화(Mitigation of Climate Change)’라는 제목의 3차 보고서를 채택하고 폐막했는데, 이 보고서에는 올 2월과 4월에 각각 발표된 1·2차 보고서와 달리 지구 온난화에 따른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 강령을 담고 있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향후 20~30년이 성패를 좌우할 것”… “앞으로 8년 후인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해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IPCC에서는 꾸준히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이산화탄소를 들고 있다. 지구온난화 여러 부분에서 그 결과가 나타나는데, 일단 남극과 북극 또 높은 산의 만년설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가장 상징적인 곳이 바로 투발루이다. 투발루는 남태평양에 9개의 환초로 이뤄진 26㎢의 섬나라이다. 이 섬은 바닷물 속에 잠기고 있는 사진이 꾸준히 신문에 나오고 있다.
투발루는 지금과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불과 15년에서 30년 사이라고 한다. 즉 섬 전체가 15~30년 사이에 바닷물에 잠겨버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투발루의 국민 1만1천800여명 전원이 대피해야 하는데, 호주에서는 이들을 받아들이길 거부했고 뉴질랜드에서는 이들 전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된 요인은 바로 지구온난화라고 환경주의자들은 이야기하고 있으나
비판적 환경주의자들은 “투발루의 여러 산호섬의 해안이 침식된 것은 해수면이 상승해서가 아니라 주민들이 집을 짓기 위해 모래를 퍼 썼기 때문이다. 섬에는 도무지 먹을 물도 변변치 않은 데 연료라고는 나무밖에 없으니 주민들은 코코넛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써버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두 개의 그룹은 같은 현상을 보고 전혀 다른 견해를 내 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들은 누구의 말이 맞을 것인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비판적 환경주의자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우리의 미래는 그리 걱정스럽지 않다. 환경주의자들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인류는 지금과 같이 이 지구에서 편안히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주의자들이 맞는다면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하다. 아니 암담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 이 지구에서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두려운 일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나는 비판적 환경주의자들의 말이 진실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모든 정황적인 증거는 환경주의자들의 견해가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이 책 <비판적 환경주의자>(브레인북스.2006년)의 저자는 환경법을 전공한 대학교수이며, 환경에 관한 글을 꾸준히 써온 학자이다. 이 책에 있는 내용도 <첨단환경기술>이라는 제목의 환경관련 잡지에 6동 동안 게재한 글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그가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은 환경에 관한 위선과 가식을 털어내고 진실을 알리게 하는 데에 있다고 ‘머리말’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환경주의자들이 선동적이고 인기영합적이고 지나치게 지구의 미래를 극단주의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정부에서 그 동안 환경관련 정책들이 잘못되었다고 메스를 대고 있으며, 잘못된 원인은 NGO란 이름의 환경주의자들 때문에 국가의 정책이 포풀리즘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에 관한 근거로 많은 자료들을 이 책에 수록하고 있다. 이 책의 글 중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그가 환경주의자들을 극단주의자로 몰고 있듯이 저자 또한 극단주의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것에는 균형이 중요하다. 새의 날개가 한쪽만 발달해서는 제대로 날 수 없을 것이고, 사람의 신체도 균형을 잃는다면 똑바로 걷거나 뛸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균형을 얘기하는 이유는 환경주의자의 의견도 필요하지만 저자처럼 비판적 환경주의자의 의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에서의 균형은 아마도 진실을 찾아야 이루어질 것이다. 나도 그런 목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아직도 우리인간이 신앙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과학의 수준으로 기후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비판적 환경주의자들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사실에 의햐면 이산화탄소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한다.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말은 결코 옳은 말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과학적으로 우리는 아직도 잘 모른다’라고 표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과 같은 비판적 환경주의자들의 견해를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독자들의 균형감각을 느끼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 읽고는 이들의 신념대로 지구가 그렇게 낙관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