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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장의 역사 - 아름다움을 향한 여성의 욕망, 그 매혹의 세계
베아트리스 퐁타넬 지음, 김보현 옮김 / 김영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정동진에서 떠오르는 붉은 아침 해를 바라보고, 또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가 안개가 자욱이 낀 산 아래를 처다 보면 우리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내지른다. 감히 인간의 손으로는 만들 수 없는 자연의 색과 모양의 아름다움에 우리는 경외감까지도 느끼게 된다. 즉 ‘아름다움’은 우리 인간에게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인 것이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 인간의 몸도 아름다움이 가장 찬사를 받는다. 아름답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끄는 최대의 무기인 것이다. 특히나 얼굴의 아름다움은 몸 전체의 건강함과 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아름다움을 위한 노력이 <치장의 역사>(김영사.2004년)라는 책 속에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여성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나타내는 화장에 대한 역사를 담고 있다.
그런데 화장이나 치장은 여자들만 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아마존이나 아프리카의 오지에 있는 종족들은 남자의 얼굴이나 몸에 치장을 한다. 물론 남자들의 치장은 적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강한 전사로 보이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여자들의 치장은 아름답게 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렇듯 남자와 여자는 치장의 목적도 다르다. 이 책에서는 주로 유럽 여성들의 치장에 관한 내용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과 닮기 위해 화장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세에 들어서는 화장을 한 여자는 당연히 악마의 피조물, 또는 조물주가 준 외모를 바꾸려 하는 오만한 여자로 받아들여졌다고 하니 화장의 의미는 시대나 공간에 따라서 그 목적이 달랐다고 볼 수 있다.
또 이집트의 고왕국 시대 이후 눈두덩에 발랐던 아이새도는 사막에서 눈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시력을 강화시키는 데에 사용되었다는 말은 화장이 실제 생활에 도움을 준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화장에는 아름다움을 위한 목적이외에 건강한 몸을 위해서도 행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에 여자들은 얼굴에 수은이나 은이 포함된 광천수나 화장품을 발라 피부를 그런 광물처럼 빛나고 탄력 있게 만들고 싶어했다. 수은을 얼굴에 발랐으니, 그 결과 수세기 동안 여성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이 됐을 것이다. 아니 위협정도가 아니라 생명이 위태로워졌을 것이다. 즉 여성들은 아름다움을 위해서 자신의 건강을 저당 잡히기 까지 했으며, 아름다움을 대가로 그들은 생명을 잃기까지 했다고 하니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수반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낭만주의 시대의 여인들은 창백해 보이기 위해 벨라돈나 풀에서 추출한 마약과 동공을 확장시키는 아트로핀을 복용했고, 또 눈 밑에 기미를 만들려고 밤늦게까지 책을 읽기도 했다고 하니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일이다.
이제는 아름다움을 위하여 성형 수술도 하고 있다. 성형수술은 어쩌면 화장하는 것처럼 보편화된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성형 수술한 것을 감추려고 했으나 지금은 당당하게 표현한다. 여성들은 보통 성형을 하는 이유를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여자들이 부정할 수도 있지만 멋진 상대를 만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남성들은 아름다운 여성에게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자들은 성형을 한 거짓 미인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요즘은 워낙 기술이 좋아져서 수술한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하니, 남자들이여 예전에는 화장발만 조심하면 됐지만, 이제는 수술발도 조심해야 진정 미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화장과 몸치장에 관한 책이라서 그런지 중간에 주제와 관련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그린 멋진 명화들도 많이 나와 읽는 내내 즐거웠으며, 화장이란 것이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보는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