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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아마존 오디세이
정승희 지음.사진 / 사군자 / 2006년 11월
평점 :
“싱구 부족들은 ‘몸’을 가장 아름다운 ‘옷’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옷’을 입지 않는다.”
위의 말은 이 책의 제목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문장일 것이다. 이 책에는 아마존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의 ‘벗은’ 모습이 사진으로 또 글을 통해서 독자들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내가 표현한 ‘벗은’이라는 표현이 잘 못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벗었다는’ 의미는 옷을 입고 있다가 벗은 것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아마존 원주민들은 옷을 입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하고 있는 ‘옷을 입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어쩌면 옷을 입고 있는 상태가 이미 순수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옷을 통해 우리 인간들은 무언가를 감추려고 하고 있고 또 옷을 통해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가식적인 마음이 우리 속에 내포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들이 문명의 모습이고, 그 문명이 우리 인간의 모습을 왜곡시키고 관계를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문명세계라고 말할 수 있고, 아마존 정글애서 사는 원주민들은 원시적인 삶을 살고 있다거나, 아니면 미개하다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문명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과학과 기술덕분에 우리들은 예전보다 삶은 편리해지기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행복한 것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보듯이 우리가 보기에 아마존 사람들은 불편한 환경에서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명으로 인하여 우리는 불행해지고 있는 것 같다. 자연 속에서 살기에 적합한 몸으로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가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것이 불행의 시작이 아닌가! 그러니까 문명은 결코 진보와 같은 가치를 담고 있는 단어가 아닌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본질적인 삶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
이 문명으로 인하여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걱정 속에서 지내고 있는가? 지구의 온난화가 그렇고, 오존층의 파괴 등 지구의 균형은 깨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알량한 편리함을 얻는 대신에 우리는 미래를 잊어버릴 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니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욱 많은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는 호모 사피엔스의 멸종도 포함이 되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 원주민들처럼 살아간다면 결코 그런 걱정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인간의 불행이란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욕심을 부리기 때문과 또 가식적인 우리의 생각이 아닌가 한다.
인간에게 해로운 모기나 파리, 바퀴벌레 같은 해충은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 우리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필요 없는 것들이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해충이라는 존재는 자연계에서 보면 해충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 속에서 중요한 먹이 사슬의 하나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자연을 인간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수준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즉 이 지구의 주인은 우리 인간이 아닌 것이다. 이 지구의 주인은 지구 생태계에 속하는 모든 생물인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읽는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쳐준다.
저자인 정승희는 카메라맨이다. 그러니까 그는 항상 카메라의 뷰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니만큼 그는 좋은 사진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그의 글 솜씨도 상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곳곳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소리로 웃게도 하고, 미소를 짓게도 하고 있으며, 또한 걱정스러운 얼굴을 만들어 내기도 할 만큼 감동적인 글을 쓰고 있음을 독자들은 충분히 알게 한다.
아마존은 우리들에게 보통은 지구의 허파라고 말하고 있다. 즉 아마존의 원시림에서는 산소를 생산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아마존의 자연은 매년 전라남북도를 합친 면적(약 2만 km²)의 숲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는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정화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려 지구 온난화를 심화시킨다. 게다가 이곳에 사는 원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없애버리고 있는 것이다. 원주민들이 그곳에서 없어진다면 아마 우리 모두의 미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든다.
원주민들의 명칭이 인디오라는 것부터 마음에 안 든다. 인디오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인디아 사람(인도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즉 유럽인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발을 들여 놓은 콜럼부스는 그가 죽을 때까지 그 땅이 인디아(인도) 땅인 줄로 알았던 것이다. 그러니만큼 인디오라는 단어에는 식민지 침략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책을 읽으면 우리의 문명 속에 감추어져있는 그림자를 느낄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멀어져 있음으로 우리의 불행이 시작된 것은 아닌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행복한 것은 무엇인가! 그 해답은 옷을 입지 않는 상태인 자연 그대로의 삶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