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게 세속적인 삶
복거일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복거일은 소설가이면서도 시인, 자유주의 논객, 사회 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면 저자에 대한 이러한 수식어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자유주의자라는 단어는 저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관인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유명한 복거일이지만 나는 이 책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경덕출판사. 2006)을 통해서 그와 처음 만났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이 과연 어떤 삶인지가 제일 궁금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제목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이란 어떤 삶인가?

 

여기에서 세속적이라는 의미는 돈을 말하는 것이고, 현명하게라는 뜻은 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그는 이타주의와 자선 활동에 현명함의 비중을 넣어서 말을 한다. 그러니까 돈을 벌어서 이타적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바로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인 것이다.

 

 사람들의 삶에서 본질적인 부분들을 이야기로 꾸며 들려주므로, 소설은 삶의 본질과 살아가는 길에 대해서 성찰한 기회를 독자들에게 준다.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길로는 소설만한 것이 드물다. 이것이 소설에 대한 복거일의 생각이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복거일의 통찰력을 보여준다. 복거일은 과학 소설 읽기를 독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현대 문명이 본질적으로 수학과 과학에 바탕을 두었으므로,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진다. 그래서 지식 노동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비중이 점점 커진다. 반면에, 수학과 과학 지식을 직접 쓰지 않는 일자리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수학과 과학에 대한 무지로 입는 갖가지 무형적 손실을 점점 늘어난다라고 복거일은 수학과 과학 공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하는 부분에서는 전적으로 그의 말이 옳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학 공부를 못해서 문과를 선택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과목은 단순히 셈만을 가르치는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학은 매우 논리적이고 또 치밀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과목이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수학을 배우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고, 또 배워야만 한다. 모든 학문은 논리적인 부분을 기본적인 속성으로 가지고 있기에 수학을 못한다면 다른 학문도 잘 할 수가 없다. 물론 문학은 이러한 논리성의 필요성이 다른 분야보다 덜 필요하지만 문학 분야에서도 논리적이라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고 본다.

 

이러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보니 저자의 글 곳곳에서 과학과 관련된 부분이 계속 나온다. 특히나 진화론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람의 모습 등은 독자들에게 색다르게 저자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 같다.

 

문학의 사회 참여 부분에 대해서는 김치수의 글을 인용하고 있는데, 문학은 배고픈 아이에게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배고픈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추문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멋진 표현인가. 펜은 총보다 강하다는 서양의 격언이 그대로 가슴에 들어온다.

 

200쪽을 조금 넘는 얇은 분량의 책이지만 저자는 질적으로 좋은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의 거의 전 부분에서 걸쳐 저자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자유주의자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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