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뼈의 딸 1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1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사랑이 오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너도 알게 될 거다." 브림스톤이 약속했고, 그녀도 아주 간절하게 그의 말을 미고 싶었다. 브림스톤은 수백 년 동안 살지 않았나? 카루는 전에는 브림스톤과 사랑을 관련지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를 보면 사랑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수백 년 살아왔으니 어느 정도 지혜도 쌓였을 것이고, 그녀에 대한 예언도 맞기를 바랐다.

 

-P.36, 연기와 뼈의 딸 1권-

 

1.

 

 판타지 소설을 읽는 시간은 언제나 빠르게 흘러갑니다. 과거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 최근의 '트와일라잇 시리즈'까지. 완결이 나오기 전에 읽어 버리면 뒷 내용이 궁금해 견딜수 없기에 왠만하면 미완결 작품은 완결까지 기다렸다 몰아 읽는데 우연히 새로운 판타지 시리즈를 (그것도 미완결 시리즈를 !!) 접하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경제 신문조차 재미있게 읽힌다는 시험기간이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버렸습니다.

 

 레이니 테일러의 '연기와 뼈의 딸'은 기존의 판타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판타지물입니다. 마법사가 등장하는것도 아니고, 최근 유행하는 뱀파이어나 좀비가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작품은 천사와 키메라라는 조금은 낯선 종족들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는 다른 종족간의 금지된 사랑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건 위시본이에요." 그녀는 그것을 잡아서 그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런식으로 쑥 튀어나온 부분에 손가락을 걸고, 소원을 빈 다음에 잡아당기면 돼요. 좀 더 큰쪽을 잡은 쪽의 소원이 이뤄지는 거죠."

 "마법인가요?" 아키바가 물었다. "무슨 새의 뼈인데 이 뼈로 마법을 행할 수 있다는 거죠?"

 "아, 이건 마법이 아니에요. 그 소원들이 정말로 이뤄지는 건 아니거든요."

 "그럼 왜 이런걸 하는 거죠?"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마법이라기보다는 희망이죠. 희망은 아주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어요. 여기에 진짜 마법은 없지만, 자신이 뭘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지 알고 그 희망을 자신 속의 빛처럼 간직하고 있으면, 마법처럼 그런 일들이 이뤄진답니다."

 

-P.349, 연기와 뼈의 딸 1권-

 

2.

 

 파란색 머리카락의 17세 소녀 카루는 천재적 환상화가의 재능을 지닌 프라하 예술학교 학생입니다. 낮에는 평범한 학생으로 생활하지만 밤에는 포털을 통해 전 세계를 넘나들며 암시장에서 ‘이빨’을 사들이는 악마의 조수 카루. 반은 인간, 반은 괴물의 세계에 속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던 카루에게 어느 날 천사의 대습격이 시작되고, 천사들의 공격으로 포털이 파괴되어 그녀는 자신에게 가족이나 다름 없던 키메라들과 헤어지게 됩니다.  한편 카루를 공격한 천사 아키바는 카루에게서 과거 사랑했던 여인의 흔적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 하는데요. 종족간의 전쟁으로 인해 비극으로 끝나고만 둘의 사랑은, 카루와 아키바의 만남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중 하나는 새로운 크리쳐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는데 있는데요. 동물과 인간을 섞어놓은 키메라들의 생생한 묘사는 상상력을 극도로 발휘하게 되는 판타지 소설에 당위성을 더해줍니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플롯을 빌려써 그 끝이 어떻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2부에서 어정쩡하게 끝이나 마지막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해 졌는데요. 점점 대담하게 변해가는 카루의 모습을 보는것도 책의 또다른 묘미입니다.

 


 

 

 

 아주 먼 옛날 천사와 악마가 사랑에 빠져서 대담하게도 새로운 삶의 방식을 꿈꾸었다. 학살과 찢긴 목과 죽은 자를 불태우는 모닥불 없는 세상, 레브넌트나 서자들의 군대나 살육과 죽음에 동참하기 위해 엄마 품에서 끌려 나오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다.

 한때 그 연인들은 달의 은밀한 신전에서 서로를 껴안고 누워서 보석이 없는 보석상자-그들이 와서 발견해 행복으로 채워주길 기다리는 천국 같은 세상을 꿈꾸었다.

 

-P.92,연기와 뼈의 딸 2권-

 

3.

 

 책은 천사라는 익숙한 선의 이미지를 인간과 다름없는 권력관계의 추악함을 대변하는 인물들로 그리고 있습니다. 키메라 종족들을 자신들의 노예로 지배하고자하는 추악한 인물들로 말이죠. 여기에 대응하는 키메라 종족 역시 잔인하긴 매한가지 입니다. 천사족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그들의 시체를 훼손합니다. 이 두 종족 사이의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부르고 결국 지배 계급만 본인의 욕망을 채우는 인간사의 구조와 닮아 있습니다.

 

 2부에서는 지배층의 부조리한 지시에 대응하는 두 새력의 새로운 지도자들 (카루와 아키바) 이야기로 끝이 났는데요.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해 미칠 지경입니다. 새로운 세계관의 판타지이기에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였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으로 끝나서는 안될텐데. 서로 다른 두 종족의 평화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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