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BOOn 2호 - 2014년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 편집부 엮음 / RHK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월간지)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바야흐로 현재는 문화콘텐츠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여 전 세계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발신하고 있으며 특히 한류는 더 이상 아시아에 국한된 문화현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국경을 초월한 문화교류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혼종적인 문화의 장을 제시합니다. 이번에 출범하는 잡지 <BOON>은 '문화콘텐츠'를 매개로 '일류(日流)'와 '한류(韓流)'를 넘어서는 '환류(還流)'의 가능성을 지향하는, 양국 상호신뢰 구축의 발신자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BOON>은 공감하는 문화, 소통하는 문화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이해하여 신뢰를 구축하고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의 문화 창출에 기여하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바입니다.

 

-창간사 中-

 

1.

 

 한국에서 일본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몇 년 전 조사지만 청소년의 도서관 상위 대출 도서에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츠츠이 야스타카'의<시간을 달리는 소녀>등이 상위권을 차지했고, 대학 도서관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에쿠니 가오리' 등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장르소설로서의 일본문화가 한국에서도 먹힌다라는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저 역시도 어려운 이야기보다, 책의 엔터테인먼트적 성격을 중요시 하는 장르소설을 즐겨 읽곤 하는데요. 이러한 문학 흐름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문화가 변동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와의 청산되지 않은 역사적 문제, 일본 정부의 우경화 등 최근의 한일 관계가 대립관계에 놓여져 있지만 컨텐츠 영역에 있어 많은 부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개방을 앞두고 있는 영화 <방황하는 칼날>의 원작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 <화차>역시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합니다. 이는 영화 외의 장르에서도 가시화되는 부분입니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등 최근에 방영된 드라마도 일본의 드라마를 바탕으로 리메이크 되었고, 게임 역시 일본 콘텐츠 디자인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부분에서 우리는 일본 문화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가까운 일본의 문화 콘텐츠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일본과의 정치적 문제 때문에 사회적으로 일본 문학이라면 일단 거리감을 두고 바라보기 때문이죠. 

 

 



 

 

 

토속촌 삼계탕 한 그릇 값으로 이런 설렘을 맛본다는 것도 어찌 보면 참 희한한 일입니다. 그러니 시대감각을 공유하는 독자들의 다양한 방식의 해석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철 반짝하다 사라지는 고만고만한 소설 나부랭이라는 비아냥 따위에는 더 이상 신경 쓰지 마십시다. 'QUEEN'을 난해하기만 한 빚얼 밴드라고 혹평했던 근엄하신 평론가들은 지금 어디서 뭐하고 계시는지 관심 없지만, 좌우간 그 양반들의 진단이 틀렸음은 명확합니다. '오페라 록'의 정점으로 추앙받는 그들처럼 언젠가 당신도 플롯의 전설로 회자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P.13(작가를 읽다 '히가시노 게이고' 中)-

2.

 

 RHK 일본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출간한 잡지 <BOON>은 재미있는, 유쾌한 등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제목만큼이나 재미있고, 유쾌한 일본 문화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줍니다.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들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견해를 듣기란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신빙성있게 그러한 내용을 언급하는 전문지가 없었기 때문이죠. 인터넷을 통해 한정된 정보만을 얻고 생각할 수 있었던 팬의 입장에서 이번에 출간된 잡지 <BOON>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였습니다.

 

 먼저 작가를 읽다 코너에서는 미스터리 장르의 대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통해 그의 작품이 담고있는 세계관을 보여주며, 그 안제 담긴 문제의식들을 이야기 합니다. 특정 몇 작품에 한정되어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어 제가 놓쳤던 부분의 의미를 다시 상기시켜 볼 수 있었습니다. 특집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에서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는데요. 최근 개봉을 앞둔 <바람이 분다>가 한일 문제에 대한 논란을 불러 왔었기에 더욱 관심이 가는 특집이였습니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제가 오해했던 부분도 이해할 수 있었고, 그의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전문가 한 사람의 편협된 시각이 아닌  다양한 시각으로 이야기 하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좋았는데요. 객관적인 거리를 가지고 진실에 가까운 세계관을 나름대로 추측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감독은 격렬한 이데올로기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는 삶의 의지를 불러 일으키려 하는 듯하다. 그가 일으키고 싶은 바람은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장의 마지막 작품이 일제의 식민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는 여전히 불편하고 비판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모든 문화는 이데올로기 투쟁의 장이기 때문이다. <바람이 분다>는 우리에겐 영원히 갈라진 혀로 말하는 양가적인 작품일 수밖에 없다.

 

-P.61(특집'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 中)-

 

3.

 

 이외에도 '다자이 오사무'의 전집을 출간하며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과정,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의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또 다른 작품 <종말의 바보>에 관한 이야기, 앞으로 출간될 신간들의 출판동향, 기모노와 신사에 관한 칼럼 등이 다채롭게 정리되어 있는데요. 단순히 일본 문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일본 문화와 작가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잡지의 다음편이 기대되는 이유는 흥미로운 연재소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만은 아니였습니다. 어떤 작가와 어떤 작품이 소개될지에 대한 궁금함과 다음 특집에 대한 설레임 역시 다음호를 기다리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만화, 게임 등 다채로운 일본의 콘텐츠를 이야기하는 내실있는 잡지가 되길 바라며 다음 호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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