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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 언젠가 어디선가 당신과 마주친 사랑
남미영 지음 / 김영사 / 2014년 3월
평점 :
이 책은 사랑을 배우지 못하고
인생에 뛰어들었던 과거의 젊은이들과 여전히 사랑을 배우지 못하고 인생에 뛰어들고 있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바치는 사랑 교과서입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읽으며 톨스토이, 제인 오스틴, 알랭 드 보통 등 시공을 초월한 동서양의 작가 서른네 분이 애끓는 가슴으로 들려주는 사랑의 강의를 듣게
될 것입니다.
P.
8
1.
십년이 넘는 기간동안 학교를
다니고, 여러가지 강연을 들었지만 사랑에 관한 내용을 배운 적은 없습니다. 수학, 과학, 사회 과목보다 더 중요한건 어쩌면 누구나 한번은
경험하게 되는 '사랑'일텐데 왜 학교에서는 사랑을 가르쳐주지 않는걸까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행위는 자연스럽고 동물적인 본능에서 시작 되기
때문에 배우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그렇다고 생각하기엔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 같습니다. 심심치 않게 변심한 애인에게 잔혹한
복수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사에 실리고 또 잊혀질 즘 비슷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들은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끔찍한 일을 벌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과거 수많은 작가들이 고심끝에 펼쳐낸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먼지낀 채 책장속에 꽃혀 있습니다. 빠르고 쉬운 사랑. 인스턴트
같은 사랑이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사랑입니다. 사랑에 빠지고는 싶지만 상처받기는 싫어합니다. 과거의 사랑이 어땠는지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오래전 사랑에 관한 명작들을 통해 유추할 뿐이죠. 소설이라는 것이 허구이기에 과거의 사랑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진리는 아마 작가들이 생각한 궁극적인 사랑의 모습일 겁니다.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18세기와
19세기는 이렇게 전통 결혼 시장이 붕괴될 조짐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21세기인 현대로 오면서 재산이 결혼 시장의
최고 조건이라고 외치는 결혼 정보업체들이 성업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시대가 거꾸로 가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P.78-
2.
남미영 작가의 <사랑의
역사>는 사랑에 관한 교과서 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하지만 채 읽어보지는 못한 책들 속 사랑을 통해 우리가 해야하는 사랑이 어떤
모습일지 스스로 정답을 찾게 만듭니다. 동서양과 과거와 현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작가들의 작품은 모두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랑의 모습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사랑을 지키기 위한 방법도, 사랑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합니다. 그러한 방법 속에서
나의 사랑을 비교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이 과정이 무척이나 즐거워 집니다.
<사랑의 역사>에
소개된 책들 중에는 읽어본 책들도 있었지만, 읽어보지 못한 책들도 많았습니다. 소개된 책들에는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모습도 존재했고,
이해하기 힘든 사랑의 모습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사건들이 결국 '사랑'의 감정이 촉매가 되어 일어났다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입장이였다면 나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방법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개츠비와 같은 선택이던, 베르테르와 같은
선택이던 결국 모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선택이였으니까요.
잃어버린 사랑에 대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미국의 '위대한 개츠비'는 돈을 많이 벌어서 애인을 빼앗을 계획을 세웠다. 이탈리아의 '로미오'는 둘이서 도망갈 방법을
궁리했고, 영국의 '히스클리프'는 연인의 가정을 파괴하고, 프랑스의 '몬테 크리스토 백작'은 상대를 파멸시켰다. 그리고 조선의 '이몽룡'은
과거에 급제해 권력을 쥐고 돌아온다. 그러나 독일의 젊은 베르테르는 자신의 이마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베르테르에게 사랑은 빼앗는 것이
아니라 지켜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P.96-
3.
책은 명작과,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소재들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채로운 사랑의 모습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시공간의 초월하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좋았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사랑들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슬픈 카페의 노래>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같이 평범하지 못한 사랑 이야기들도 함께 담아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독자층을 생각해 볼 때 작품의 선정은 무척이나 적합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감히 언어로서는
정의 내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다양하고, 복잡한 사랑을 어떻게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아마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사랑을
가르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 변해가는 사랑을 욕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명작 속 애절하고도, 절실한
사랑이 잊혀져 가는건 참으로 아쉽습니다. 명작속 사랑의 모습이 그리워질 즈음 다시 책장을 펼쳐 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