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1 - 버려진 집
유일한 지음 / 청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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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갑자기 (버려진 집) / 유일한

 

 

멀쩡한 의대생이 그 집에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왔다. 내게도 찾아와 이것저것 물어 보았는데ㆍㆍㆍ그때 얘기해준 내 잘못이다. 말렸어야 하는데ㆍㆍㆍ. 도망가고 숨어사는 것도 이제 끝이다. 그 집에 있는것이 무엇이든 이제는 정말 끝을 봐야겠다. 불을 지를 것이다. 내가 죽든 그 집이 타 없어지든, 이제 죽음의 공포는 끝이다. 수십명의 피를 먹고도 아직도 사람의 목숨에 굶주려있는 그 집을 이 세상에서 없앨 생각이다ㆍㆍㆍ이제 모든 것이 끝이다ㆍㆍㆍ.

 

-버려진 집 中-

 

1.

 

 오늘 네이버 인기검색어에 '곤지암 정신병원'이 상위에 링크되어있었습니다. 궁금해서 찾아보니 미국 CNN Go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소름돋는 장소 7곳'에 국내의 곤지암 정신병원이 속해있었기 때문이더라구요. 사실 곤지암 정신병원은 영덕 흉가, 제천 늘봄가든과 함께 국내 3대 흉가로 불리며 호러 매니아들의 담력 시험 장소로 유명했습니다.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후기를 작성하며 유명해져 이제는 흉가라기 보다는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기를 잡고 있지요. 저 역시 농활을 가던중 늘봄가든에 들어가 보게 되었는데, 낮이였음에도 그 으스스한 느낌은 정말 이곳이 사람이 살지않는 흉가구나 새삼 깨닫게 만들어 줬습니다.

 

 사실 요즘은 시골에 가면 버려진 집을 참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구가 도시로 몰리면서 사람이 없어진 농촌지역에는 주인을 잃은 폐가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진 집은 나날이 황폐해져가며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하고,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유일한 작가의 <어느날 갑자기-버려진 집>은 흉가라 불리는 '버려진 집'이 배경입니다. 과수원 옆 끔찍한 과거가 묻혀있는 집에서 그 잔혹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포토)

 

포대속에 들어있어야 할 시체들이, 마치 박쥐처럼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나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재원이가 편지에 썼던, 버려진 집에서 봤다던 그 장면과 똑같았다. 그 시체들은 퀭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언제든지 밑으로 내려올 것 같았다. 그 시체들은 살아있는 것 같았다. 정수리에 낫이 박혀 죽은 무당하며, 목에 상처가 있는 시체, 팔이 잘려나간 소년의 시체 등등ㆍㆍㆍ 여기에 놓아두었을 시체들이 다 보였다.

 

-버려진 집 中-

 

2.

 

 

 대학교 졸업반인 일한은 연천의 작은 마을로 의료봉사를 떠난 친구 재원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게되는데요. 장문의 편지엔 그 마을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일에 대해 쓰여있습니다. 재원과 친구들은 설문을 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과 접촉하지만 그들은 외지인인 재원과 동료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두려워합니다. 비밀이 숨겨져있을것 같은 마을에서 지친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 재원과 친구들은 마을의 미친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죽음까지 목격하게 됩니다. 문제의 편지엔 마을에서 대대로 흉가로 불리는 버려진 집이 등장하는데, 재원은 그 집에 무언가 있다는 의문을 품게되고 혼자 남아 그 집을 조사하고 있다고 쓰여있습니다. 그리고 편지가 온지 몇일되지 않아 재원은 반쯤 미쳐버린 상태로 발견되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중 사라집니다.

 

 친구인 일한은 재원의 여자친구 정화와 함께 편지에 쓰여진 마을로 향하게 되고, 그들이 도착한 뒤 마을에서는 잔혹한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합니다. 낫으로 살해된 사람들은 사람의 힘이라곤 믿기힘들 정도의 괴력에 살해되고, 그 죽음의 공포는 일한과 정화를 덮쳐옵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포토)

 

"일한씨, 너무 모든 것을 알려고 하지 마세요ㆍㆍㆍ 이 세상에는 인간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습니다. 그것을 전부 이해하려하면, 저 같이 평생을 바쳐도 알 수가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그 정도로 이해하시는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이 알기 위해서는, 어쩌면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 정도로 모든 것을 접는 것이 나을지 모릅니다."

 

-버려진 집 中-

 

3.

 

 몇 번째 반복해서 읽고 있는 책이지만, 읽을때마다 그 오싹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어느날 갑자기>시리즈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버려진 집>은 아직 영상화 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에 드러나있는 살해 방법이 지나치게 잔인해서 일지도 모르겠고, 마을 사람들이 감추고 있는 진실이 너무나 추악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무척이나 재미있을것 같은데 아마 현실적으로는 조금 힘들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포문학의 대가라 불리는 스티븐 킹의 작품들보다, 유일한 작가의 이야기가 더욱 오싹하고 무섭게 다가옵니다. 미국의 이름모를 지역보다, 경기도 연천이라는 구체적이고 익숙한 배경은 작품에 있어 그 현실성을 더해줍니다. 또한 한국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기 때문에 국내 독자들이 바라보는 가치관과 크게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여러가지 이유로, 작품은 여러번 읽어도 그 공포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등골 오싹한 이야기가 그리워질때마다 작품들을 꺼내어 읽어보는데요.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 소름돋는 이야기에 만족하게 됩니다. 겨울철 이한치한(?)의 정신으로 추위를 잊게 만드는 책 <어느날 갑자기 - 버려진 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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