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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구르메 - 레미의 오사카 맛집 탐방기
이정애.김광일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오사카 구르메 / 이정애
일본의 음식은 지역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전국에서 오사카를 따라갈 만한 곳이 있을까? 이곳에서는 정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준 높은 음식점들이 많다. 이러니 여행자들에게 오사카는 먹을거리의 천국일 것이다.
-P.8-
1.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집니다. 알바가 끝나고 집에오는길,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시켰는데 조미료 맛이 강하게 납니다. 거리 음식이 다 그렇지라고 생각하며 위로해보지만 밀려오는 짜증은 어쩔수 없습니다. 반쯤 남기고 집으로 향하는 길 문뜩 오사카에서 먹었던 유부 우동의 담백하면서 깔끔한 맛이 생각나 입가에 침이 고였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중 하나가 '음식'일 겁니다. 맛집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탔다 하면 사람들이 몰려 몇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유도 아마 이런 먹는 즐거움이 인간에게 있어 포기하기 힘든 쾌락이기 때문일 겁니다. 저 역시 이런 쾌락에 무척이나 나약합니다. 때문에 친구를 만나러 갈때,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날때 여러가지 매체들을 이용해 '맛집'을 찾아봅니다.

야키타테 치즈 케이크는 전적으로 1980년대 일본인 입맛에 맞게 만들어졌다. 그리대 맛잇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맛있다. 칯즈 맛이 강한 케이크만 맛본 사람이라면 이 케이크의 맛이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갓 만들어진 치즈케이크는 따뜻하면서 푹신하고 치즈의 향기로운 냄새를 풍겨,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치즈는 덴마크, 유유ㆍ버터는 훗카이도산이다. 한 번에 12개씩만 구워 판매한다. 갓 만들어진 치즈 케이크에 인장을 찍듯이 푸근한 얼굴의 아저씨 그림을 찍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다.
-P.86-
2.
몇 년전 오사카를 여행할 때도 일본어보다는 일본 음식에 대해 더 많이 준비해 갔었습니다. 히라가나는 몰랐지만, 음식을 주문하는 방법이라던지 음식점의 맛있는 메뉴가 무엇인지는 수첩에 빼곡히 적어뒀었죠.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식도락 여행이 되었었습니다. 고베의 친절했던 제과점, 교토의 분위기있던 찻집, 나라의 푸짐한 장어덮밥 등 각 지역마다 유명하다는 음식들은 빼놓지 않고 먹으려 노력했었습니다. 모든 음식점들이 인상적으로 기억속에 남아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건 오사카의 도톤보리 였습니다. 오사카의 먹자골목 도톤보리는 '먹다 망한다'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먹거리가 다양합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맛있고, 저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이곳은 먹을거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정말 천국입니다. 오므라이스, 우동, 오코노모야키, 야키소바 등등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들이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기억을 훑어나가다 보니 무슨 도톤보리 예찬론이 되어버렸네요. 그렇지만 저에게 '미식'이라는 단어와 오사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생각을 지닌 사람은 저 뿐만이 아니였나 봅니다. <오사카 구르메>는 오사카의 맛집 소개서입니다. 오사카 근교의 소문난 맛집들을 찾아 본인이 검증한 곳들만을 책에 옮겨 소개하고 있는데요. 제가 찾아갔던 '이마이우동'이라던지 '검은 할아버지 케이크'등이 소개되어 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레미의 팁' 부분으로 추천메뉴와 가게의 특징등을 정리한 부분이였는데요.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점의 성격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가게 입구는 고급 일식집 분위기로 주머니가 가벼운 관광객이라면 들어가기가 꺼려지겠지만, 1천 엔 정도로 오사카에서 최고로 유명한 우동을 먹을 수 있다면 그런 부담감쯤은 날려 버려도 좋을 듯하다. 이마이의 키쓰네 우동은 지금 이마이의 명성을 만든 일등 공신이다. 훗카이도산 천영 다시마와, 규슈산 가쓰오를 사용해 독자적으로 만든 우동 국물은 처음엔 약간 싱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국물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롭고 품위 있는 맛은 한 번 먹어 본 사람이라면 쉽게 잊을 수가 없다. 더구나 다시 국물은 선도가 생명이기에 이마이는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놓지 않고 여덟 되 정도 들어가는 솥에 하루에도 몇 번이나 국물을 만든다.
-P.216-
3.
맛있는 음식에 대한 기억은 의외로 오래 남아있습니다. 한 예로 몇 년 전에 먹은 '우동의 맛'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우동의 기준이 되어버린 것처럼. 한번 입에 맞는 음식에 중독되 버리면 그 기억이 지워지기 힘듭니다. 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전엔 말이죠. 날이 추워지니까 우동이 생각납니다. 직접만들었다는 달달한 유부외에는 딱히 들어간 것도 없었지만 그 한 그릇 우동이 제게는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추억이 되어 남아 있습니다.
일본에 간다면. 그중에서도 음식의 고장 '오사카'에 가게된다면. 미리 소문난 집들을 찾아보세요. 아는만큼 보인다는게 학문에만 포함되는게 아니라, 음식의 도에서도 통용되는 진리입니다. 의외의 '맛'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수도 있을겁니다. 오사카 여행시 가이드 북 외적으로 꼭 챙겼으면 하는 책 <오사카 구르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