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2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2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 히가시가와 도쿠야

 

 

어둠 속으로 녹아들 것 같은 다크 수트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은테 안경.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쓸어넘긴 단정한 얼굴의 남자는 레이코 앞으로 걸어오더니 '공손함'이란 단어를 그림으로 그린 듯한 우아한 몸짓으로 인사했다.

 

-P.43-

 

1.

 

 일본은 한국과 달리 추리소설과 같은 장르문학이 드라마나, 영화, 만화등의 영상매체로 많이 제작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드라마를 더 좋아하지만 너무 뻔한 레파토리의 로맨스는 이제 실증이 납니다. 추리물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별순검>과 같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데, 막장드라마의 시청률을 이기지 못해서인지 국내에서는 여전히 비슷비슷한 드라마들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미드나, 일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이런 변화를 눈치챈 케이블 방송에서는 CSI, 김전일 등의 추리물들을 방송해주곤 합니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좋은 작품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요.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이렇게 영상을 통해 먼저 알게 된 작품입니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유머 미스터리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입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들은 이미 여러 출판사에서 각기 다른 시리즈를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시리즈마다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까칠 집사와, 천방지축 재벌집 아가씨 콤비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를 가장 좋아합니다. 짧막 짧막한 옴니버스 형식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 매력 만점의 캐릭터도 마음을 사로잡으니 책 한 권을 금방 읽어버렸습니다.

 

 

아니, 누군가가 아니다. 살인 현장에서 레이코를 아가씨라고 부를 만한 인물은 전 세계에서 단 한사람. 돌아보자 아니나 다를까, 눈앞에 미소 짓고 있는 것은 하얀 양복 차림의 남자. 그는 구니타치 경찰서가 자랑하는 초 엘리트이자 레이코의 직속상사, 가자마쓰리 경부다. 그 정체는 유명 자동차 메이커 '가자마쓰리 모터스' 창업가의 상속자라는 것은 구니타치 경찰서의 전 직원뿐만 아니라 다마지쿠에서 활동하는 범죄자들 대다수가 잘 알고 있다.

 

-P.253-

2.

 

 책은 총 6개의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는 범인의 트릭에서, 불가능한 밀실에서 발생하는 사건들까지 본격추리의 구성을 따라감에도 유머라는 코드를 놓고 있지 않는 이야기들은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장점만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데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트릭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첫번째 작품인 <완벽한 알리바이를 원하십니까>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는데요. 억지스러운 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집사의 독특한 문제해결 방식을 처음 접하게 된 작품이여서인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카치와역 근처의 한 빌딩에서 한 여성이 사체로 발견됩니다. 흉기와 핸드폰이 없어진것으로 면식범의 살인사건임을 직감하는 레이코 형사는 주변 이웃들의 증언을 통해 그녀의 전 남자친구를 조사합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범인임이 확실하지만 그에게는 명백한 알리바이가 있습니다. 레이코는 자신의 고민을 집사인 가게야마에게 털어놓는데요. 그는 풀리지 않던 문제를 무척이나 명쾌하게 추리해 냅니다.

 

 

 

레이코의 뺨이 삽시간에 붉어진 것은 소홍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정보가 새고 있다면 더 이상 감출 이유도 없다. 게다가 이 가게야마라는 집사는 상류층의 가십에는 흥미가 없지만, 난해한 살인사건 이야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흥미를 보이는 남자다. 그리고 레이코의 이야기를 들은 것만으로 가자마쓰리 경부가 백 년 걸려도 간파할 수 없는 진상을 한순간에 간파해내는 눈의 소유자다. 레이코는 그런 가게야마를 남몰래 신뢰하고 있었다.

 

-P.284-

3.

 

 사실 똑같은 포맷으로 흘러가는 이야기가 독자에게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천방지축 여형사 레이코가 사견의 실마리를 잡지 못할 때 집사 가게야마가 완벽한 추리를 해냄으로서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위기감이 떨어지는 단편에서 이런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된것이 독특한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데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따라가다보면 비슷한 이야기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3권까지 나오다면, 음... 그땐 조금은 지겨워 질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표지의 느낌이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같은 디자인에 색깔만 바뀐 채 2편이 나왔습니다. 표지에 목숨거는 저로서는 이부분이 좀 많이 아쉬웠는데요. 두권을 같이 놔두니 나름 모양이 괜찮게 나오네요. 책은 2편을 먼저 읽고 읽고 1편을 읽어도 상관이 없는 옴니버스 형식의 구조입니다. 각 이야기마다 주인공들의 개성만점 캐릭터가 강하게 표출되니 걱정 없이 읽으셔도 됩니다.

 

 3편이 나온다면 레이코와, 가게야마 집사의 달콤한 로맨스가 주축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생각해 봤습니다. 진지한 미스터리에 실증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유머 미스터리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2>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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