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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결혼한 소녀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사자와 결혼한 소녀 /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
이야기들은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삶 자체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용기와 이기심 같은 것에 대해 말해준다. 남을 속이는 것은 그리 영리한 행동이 아니며, 친구들과 약한 사람들에게는 상냥해야 한다는 것 등을 보여준다. 나는 이야기가 전해주는 것들 대부분에 동감하며, 여러분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P.9-
1.
민담이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서사를 가진 하나의 이야기 입니다. 이런 민담은 글로 기록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입에서 입을 통해 남겨져 후손에게 물려주는 형식으로 계승되었는데요. 대부분이 허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릴적 한번쯤 읽어봤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설화>, <나무꾼과 선녀>등의 이야기가 국내의 민담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인데요. 선녀가 나오고, 호랑이가 말을하는 상황들은 현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 이지요. 하지만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선조들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때로는 금기사항이 담겨있어 주의를 주기도 하구요.

하이에나는 외진 곳으로 가서 엉엉 울었다. 맛있었던 식사는 이제 다 잊혀지고, 남은 것은 사람들에게 얻어맞아 생긴 타는 듯한 통증뿐이었다. 하이에나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수치스러워서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믿을 수 없는 친구 때문이었다.
-P.48-
2,
민담은 각 민족 고유의 특성입니다. 나라마다 자신들의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것이죠. 이러한 이야기는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웃기게 인간의 희로애락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우리의 기준으로 쉽게 이해되지 않는 작품들도 있고, 국내의 민담과 비슷하다 싶은 작품도 있습니다. <사자와 결혼한 소녀>는 아프리카의 나라들 중 보츠와나와 짐바브웨의 이야기를 담은 민담집 입니다. 민족 특유의 색채가 드러나 있지만, 우리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도 실려 있기에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작품의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살고있는 동물들이 주인공 입니다. 무서운 사자와, 꾀많은 토끼, 어리석은 하이에나 등 우리가 기존에 인식하는 동물의 성격이 민담속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외의 특이점들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호랑이가 토끼를 이긴다던지, 염소와 표범 그리고 닭이 친구로 지내는 이야기는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가지 않음에도, 어느순간 그것을 즐기며 그 속에 담긴 교훈을 찾아내는 제 모습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것은 자네가 방금 나에게 한것과 같은 짓을 하기 때문이라네."
그 말에 청년은 충격을 받았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대답할 말을 생각하려 했지만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일어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화려한 새를 꺼내어 눈먼 남자에게 돌려주었다.
...
"네. 서로 싸운 다음에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눈먼 남자는 다시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자네가 방금 한 것처럼 하면 된다네. 그렇게 하면 다시 친구가 되는 거야."
-P.84-
3,
책은 총 두권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책의 첫권이 지금 소개하는 <사자와 결혼한 소녀>이고, 두번째 민담집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비비원숭이>라는 작품입니다. 두 책 모두 연관되지 않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어떤 책을 먼저 읽던지 상관은 없습니다. 표지에 나와 있는 귀여운 동물들을 책 안에서도 만날수 있었다는 점이, 기존에 쉽게 접하기 힘든 아프리카의 민담집을 만나볼 수 있다는게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유럽이라던지, 동남아 등의 민담을 엮은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드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독특하고 귀여운 이야기집 <사자와 결혼한 소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