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제페, 사로잡힌 남자 이야기
이시이 신지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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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제페, 사로잡힌 남자 이야기 / 이시이 신지

 

 

"뭔가에 진심으로 사로잡히는 건 말야, 다들 말하는 것만큼 그렇게 어리석기만 한 짓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

...

 

"물론, 그렇게 해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은 시간 낭비에 우스운 짓들이지. 그래도 네가 진심으로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예기치 못한 데서 보람을 느낄지도 모르잖아?"

 

-P.27-

 

1.

 

 무언가에 쉽게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구요. 그동안 제가 사로잡혔던 것들을 살펴보자면 사진, 기타, 우표수집, 도서수집, 화폐수집 등등 참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겨우겨우 하고있는 도서수집이 그나마 가장 오래된 취미생활이니까요. 혹자는 돈지랄이다라고 격하게 표현하곤 하지만 (대표적으로 저희 어머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뿌듯해 지는걸 어떻게 합니까.

 

 무언가에 사로잡혀 본 사람들은 알겁니다. 그 달콤한 유혹에 말이죠. 어떤사람은 음식에 사로잡힐것이고, 멀리뛰기, 안경수집등과 같이 특이한 취미로 이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듯 무언가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과연 어리석은 사람들일까요? 살면서 무언가에 사로잡혀본적 없는 사람들이 되려 정말 소중한 무언가가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 아닐까요?


 

"넌 바보야, 세상에서 제일가는 바보야!"

새앙쥐는 유리알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쥬제페는 새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조용히 웃었다.

"어쩔 수 없어. 난 어리석은, 사로잡힌 남자니까."

 

-P.85-

2.

 

 책의 주인공 주제페는 시도 때도없이 아무것에나 사로잡혀 버리는 조금은 특이한 남자입니다. 뭔가 한가지에 몰입하면 다른 건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게 그의 특징이지요. 그가 사로잡혔던 것들은 오페라, 삼단뛰기, 탐정놀이, 외국어로 말하기, 수수께끼, 카메라수집, 조개줍기, 조개껍질이랑 자갈에 광내는 일, 외줄타기, 복근운동, 선글라스 수집 등등 수없이 많습니다. 남들과는 많이 다른 이 특이한 남자가 이번에는 한 소녀에게 사로잡혔습니다.

 

 소녀를 돕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쥬제페는 바보같아 보일만큼 열정적이고, 맹목적입니다. 과거 사람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던 습관들이 후에 쥬제페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소녀와의 사랑을 키워가는데 말이죠. 여러가지 장애를 헤쳐나가는 쥬제페와, 그를 도와주는 새앙쥐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어리석은 사로잡힌 남자와, 어리석은 사로잡힌 여자가 잘도 만났군!"

 

-P.133-

3.

 

 얇은 책이지만, 그 깊이는 절대 얇지 않습니다. 무언가에 사로잡힐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행복한 사내 쥬제페. 일본 작가의 책이지만 유럽의 동화책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주인공 이름도 이름이지만, 그 정서마저도 서양인의 그것과 닮아 있었거든요. 얼마전 읽은 <산타 아줌마>와 함께 마음을 무척이나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동화책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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