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백수알바 내 집 장만기 / 아리카와 히로

 

 

일하는 보람이 있다며 일을 즐기는 듯 말하는 직원들. 일하는 보람뿐만이 아니라 당연히 힘도 들겠지. 그래도 그 보람을 얻을 수 있는게 특권인 것이다. 그런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회사에 들어갔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들은 엘리트인 셈이다. 그런 획기적인 회사에도 세이지 같은 어중간한 인간은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을 것이다.

 

-P.140-

1.

 

 시기에 따라서 큰 힘이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보통 힘이 됐다고 하면 <아프니까 청춘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등과 같은 자기계발(?) 서적을 생각하지만, 제게 힘을 준 책은 재미있는 소설책 한권이였습니다. 이번 와우북 행사때 책을 몇권 집어왔다고 지난 서평에 말씀드렸었는데요. 이번에 읽은 <백수알바 내 집 장만기> 역시 비채 부스에서 저렴한 가격(3,000원)에 가져온 책입니다. 가격만 보고 별 생각없이 집어든 책인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어쩌면 이야기 속 주인공의 과거가, 지금 내 모습과 너무도 닮아 있어서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개적인 블로그에서 얘기할수 없는 이야기지만 요즘 이것 저것 신경쓰이는 문제가 많습니다. 순간 울컥울컥 화가 날때도 있고, 답답함에 짜증도 많이 부립니다. 어쩌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그런 화풀이를 대신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저만의 문제는 아닐겁니다.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 해봐도 대부분이 비슷한 문제들로 고민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깨져버리거나 오히려 깨지는 게 행복한 가정에 비하면 우리 집안은 얼마나 혜택 받은 가정인가. 비뚤어지고 어리광만 부렸던 무렵의 자신을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대체 그런 태도로 지금보다 나은 뭔가를 얻지 못하는데 대한 반항적인 태도였을까.

 

-P.229-

2.

 

 책의 주인공 '다케 세이지' 역시 이런저런 문제들로 방황하는 청춘입니다. 이류대학 문과를 졸업해 자격증이라곤 운전면허증이 전부지만, 처음 취직한 회사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달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보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그에게 세상은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몇년간 인생을 낭비하던 세이지에게 날벼락이 떨어집니다. 항상 한자리에 서있을것 같던 어머니가 심각한 우울증으로 병들어 버렸습니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아들. 단절된 가족과, 이웃들의 괴롭힘이 원인이였을 겁니다. 목표없이 살아가던 세이지에게 어머니의 병은 무언가 해야겠다는 의지를 복돋아 줍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꿈은 어머니를 위한 집을 마련하는것 입니다. 낮에는 어머니 간병을 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세이지. 그가 마음의 문을 열어갈수록 무뚝뚝했던 아버지도, 자신에게 차갑기만 했던 세상도 조금씩 변해갑니다.


 

 

그 등에 대고 마나미가 말을 건냈다.

"곤란하게 하고 싶진 않으니까 지금은 노카운트 할게요.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다케 선배는 늦지 않아요. 어머님 일, 절대 늦지 않았어요!"

 

-P.321-

3.

 

 다행스럽게도 이야기의 끝은 해피엔딩입니다.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수없이 많은 고배의 잔을 들이키며, 안쓰러울 정도로 고생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비뚤어진 과거의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동시에 책을 읽는 나 자신도 스스로의 모습을 비추어보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나는 내게 없는것만을 보고 비뚤어진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세이지처럼 말이죠. 책을 통해 조금 더 일찍 그것을 깨닫게 된것이 제게는 큰 선물일겁니다. 무언가를 잃기전에 깨달았으니 말이죠.

 

 책은 청년실업 문제를 비롯해, 가족간의 단절, 우울증등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아내고 있습니다.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까지 만들어져 흥행했다고 하니 이러한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거겠죠. 그 끝이 희망적이여서 무척이나 행복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지친 청춘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 <백수알바 내 집 장만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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